• 위기를 기회로 만듭시다
    ‘정의당 안 당원’만이 아닌 ‘정의당 밖 당원’들과 함께
        2015년 09월 25일 11: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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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혁신회의’의 걸음이 몇 가지 쟁점으로 위태위태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노사정 야합’ 정세로 인해 내년 총선은 노동자의 표 결집이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 국민은 매우 짜증나있고 노동자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희망이 되지 못하고, 진보정당은 통합진보당 사태와 사분오열로 인해 관심 밖으로 밀려나 여전히 냉소의 대상이 되어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이 와중에 진행되고 있는 진보결집 새 정당을 둘러싼 통합 논의의 결과를 보면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당명 등의 쟁점에서 흘러나오는 주변 얘기들이 통합과 관련하여 대중들에게 나쁜 인식이 심어지고 있습니다. 대중들에게는 정의당의 당명에 집착하는 모습이 ‘힘찬 변화’를 위한 결단보다는 작은 정당의 ‘기득권 유지’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 속에 혹여 더 크게 가기 위한 이번 통합이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이 사태의 후폭풍은 향후 노동현장에 매우 안 좋게 작용할 것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의 정치위원장인 저는 이 점이 매우 우려됩니다.

    부지

    사진=부산지하철노조

    현재를 돌파하기 위해 과감히 버릴 건 버리고 통 크게 가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얼마 전 박근혜 정권의 재벌을 위한 ‘노동개악’을 ‘600만표’를 잃더라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큰소리쳤고, 마침내는 한국노총을 겁박하여 ‘쉬운 해고’와 ‘평생 비정규직’ 도입 야합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법 개정까지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박근혜 정권의 재벌과 자본 편향의 정책과 운영 등과 세월호 참사, 메르스 파동, 역사관 등등에 이번 결과가 더해져 조직노동자들은 분기탱천하여 이를 갈고 있고 90%의 미조직 노동자들의 불안한 삶은 더욱 기댈 데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한 진보정당 등 정치세력이나, 민주노총 할 것 없이 제대로 노동자들이 기댈 언덕이 되어 주질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이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많이 절망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슴 한 켠에 분노가 쌓이고 있으며 어떤 돌파구가 생기면 들불과 같이 일어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기회라 했습니다. 저는 그 돌파구가 4자 통합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결단해 통합을 빨리 마무리 짓고 우리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 4월 총선을 2000만 노동자들의 ‘대반격’의 장으로 만들 테니 민주노총 등 노동세력에게 적극 제안해 “함께하자!”고 합시다. “그 동안 억눌린 억하심정을 총선 투표를 통해 분출합시다! 우리 정당이 대안이 되겠습니다!”라고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외쳐야 합니다.

    “세월호에 분노하셨습니까? 그러면 우리당을 지지해 주십시요. 00을 바꾸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에 얼마나 힘드십니까?”
    “메르스에 불안하고 정부에 실망하셨습니까? 그러면 …..”
    “새정연의 오합지졸에 식상하셨습니까? 우리 당을 지지해주십시요. 투쟁하는 진보정당이 되겠습니다!”
    “0000에 불만 있고, 분노하고, 불안하고 한 분들은 다 우리당을 지지해 주십시오. 바꾸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민주노총 등 조직노동자들은 4월 총선투쟁을 김무성이 비웃으며 언급한 600만표(조직노동자 200만×가족 3명)의 반란과 복수를 실제로 조직해서 반격을 가해야지요. 자존심 상하게도 저 놈들은 우리가 두렵지 않습니다. 경험상 표 결집이 안된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역린’을 건드렸습니다. 노동자들의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는 영화 베테랑에서 나온 말이 곧 우리 아닙니까? 가오를 세워야지요.

    대중투쟁과 함께 총선투쟁을!

    민주노총, 어제 총파업 실력을 보면 96~97년 같이 위력적인 총파업은 힘들 듯 합니다. 그러나 하는 데까지는 물리적인 투쟁을 이어 나가야 하지만 그것에만 매달려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과거와 같은 총선투쟁은 관성화되어 있어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지금 가장 노동자들이 목말라하는 지점을 찾아 투쟁전략을 짜야지요. 저는 민주노총이 4월 총선 공간을 ‘600만표의 자존감을 되찾는 대반격의 장’으로 삼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저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까짓 당선 신경 안 쓰고 합법 선거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대국민 선전의 장으로 2016년 총선을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진보정당과 연대해 전국 300개 선거구에 예비후보와 본 후보를 다내고 선거기간 4개월 내내 풀린 입과 발로 떠들고 다니는 겁니다. 전략지역, 즉 새로운 진보정당등과 연계한 지역을 제외한 지역은 조직의 명령으로 후보를 차출하여 출마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각종 언론투쟁, 각종 문화공연(거리토크, 거리연극, 꽁트, 촛불집회, 정당연설회)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활용하여, 쉬운 해고, 평생비정규직 만든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노동자를 위한 진보정당 지지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재정도 만들면 됩니다. 그 모든 비용이 100억(1500만원×300명=45억, 각종 선거비용 대충계산 55억)이 필요하다 칩시다. 그래본들 10만원 세액공제 10만명만 하면 100억 입니다. 100만 조합원이 이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결의하면 순식간에 1,000억이라는 기금이 조성됩니다. 그리고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세액공제와 선전활동 후보전술 등을 실제 기획하고 준비할 단위는 ‘실천단’이 하면 됩니다. 실천단은 단위 하부조직에서 부터 총연맹까지 전부 실천단을 하면 됩니다. 목표와 할 일이 분명한 만큼 실천력도 어느 때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공운수노조는 15만명×3명=45만의 표 결집을 위한 실천단이 되는 거고, 부산지하철노조는 3500명×3명 1만 1500명의 표 결집을 위한 실천단이 되는 겁니다. 그 외 지역은 지역대로, 타 연맹단위와 단위사업장들도 조합원 수×3명이 기본이 되는 게지요. 물론 한국노총 사업장 중에서도 양심적인 노조는 동참이 가능합니다. 게릴라식 거리투쟁과 집회, 선전전등 내부투쟁과 연계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입니다.

    희망과 감동을 주는 진보결집 새 정당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4자 통합은 조직노동자, 미조직노동자, 모든 민중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입니다. 대중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감이 와야 움직입니다.

    현재의 ‘정의당’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총선을 치르면 정의당 당원들께야 조금의 ‘만족’은 줄 수 있겠지만 함께하는 분들과 바깥 분들께는 통합으로 인한 ‘감동과 가능성’을 주지 못합니다. 정의당은 등대정당으로 오랫동안 가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공장 안 노동자들’보다 ‘공장 밖 노동자’들을 더욱 위한다는 정의당이 ‘정의당 안 당원’의 순수 애정(?)에 기대어 ‘정의당 밖 당원’의 열정을 외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디 무한 ‘가능성’을 출발도 하기 전에 잠깐의 오류로 영원히 그르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결단해주면 바로 이러한 준비를 통해 600만 표 결집을 위해 올인 하겠습니다. 이 위기를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국민 속에 진보정치의 대안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읍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는 지혜를 함께 찾아봅시다.

    필자소개
    부산지하철노조 정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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