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통합과 천정배 신당,
    심상정 “구태의연한 발상”
    “11월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할 것”
        2015년 09월 21일 12:2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 등 최근 일고 있는 야권 재편과 관련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둘 다 이율배반적이고 구태의연한 아이디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진보결집+가 함께하는 진보혁신회의를 통해 11월까지 진보정당 창당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21일 오전 당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표의 통합론과 천정배 의원의 신당론이 충돌했다”며 “두 지도자들의 선의는 믿지만, 통합론도 신당론도 유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심 대표는 일단은 부정적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후보단일화만큼이나 총선용 통합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판단이다. 대신 당장 시급한 현안인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기구를 만들어 연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 대표는 21일 오전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연애도 안 하겠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같이 사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시니까 좀 어리둥절하다”며 “국민들이 선거를 앞두고 후보연대에 대해서 비판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선거용 정당 만들기에 대해서 더 신물이 나있다고 생각한다. 무원칙한 통합은 선거승리에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지금 당장 급한 박근혜 정권의 노동권 유린에 강력한 야권협력이 필요하다, 또 기득권을 내려놓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된 공조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양당 간의 정례협의의 개최를 통해서 선거제도개혁과 진짜 노동개혁을 위한 강력한 공조방안을 마련해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0902-1

    9월 2일 진보혁신과 결집 대표자선언 모습

    그는 이날 오전 당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도 “통합론은 후보단일화보다 더 낡은 전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심 대표는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에 들어온 수많은 진보적, 개혁적 힘들이 포말처럼 사라졌음을 잘 알고 있다”며 “또 다른 통합을 말하기에 앞서 왜 그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문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이 이율배반적이라며, 재신임 논란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을 핑계 삼아 지금 해야 할 야당 노릇을 하지 않거나 뒷전”이라며 “국감 전날 터져 나왔던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선언은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다. 재신임 논란은 한편으론 미디어의 관심을, 다른 한편으론 야당 의원들의 주의를 빼앗았다. 박근혜 정부 전반기에 대한 엄정한 중간평가로 진행되어야 할 국감은 시작부터 의미가 퇴색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선 “낡은 길이고 필패의 길”이라고 단언했다.

    심 대표는 상무위 모두발언에서 “지역의 강고한 기득세력을 유능하고 참신한 젊은 인재로 바꾸려는 부단한 노력 없다면, 신당은 또 하나의 지역 명사정당에 불과할 것”이라며 “신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에 기대고 반사이익을 좇는 행보로 일관한다면 이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는 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천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서도 심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실망스럽다고 말씀드리는 게 솔직한 생각”이라며 “천정배 신당이 거론된 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에 한국정치와 호남정치 혁신에 대해서 의미 있는 비전이나 실천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게 새정치민주연합의 균열에만 의지해서 그 반사적인 성과로 신당을 구성한다면 그것은 호남민들이 원하는 신당과는 거리가 멀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선언문 내용과 관련해서도 “나라 걱정하는 좋은 분들 모이시라, 그 이상의 어떤 구체적인 비전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서로 다른 정당을 하는 이유는 차별적인 세계관에 입각해서 대안정부가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헌신할 사람들의 결사체인데 그런 점에서 나라 걱정하는 좋은 분들 다 모이시라고 하는 추상적인 수준의 말씀으로 들렸다”고 지적했다.

    최근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이 천정배 신당에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 내 정치적 입지가 불분명해진 정치인들이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서 세력도 규합하고 신당을 만들어서 정치 이모작을 시도하는 광경은 우리 정치에서 익숙한 풍경 아닌가. 그런 점에서 예상된 실패를 반복하는 우려가 있다”며 “이제 한국의 정치체제는 민주화 초기와 달리 더 이상 신당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양극화가 심한 한국사회에서 계층적 기반을 갖는 진보정당이 아니라면 결국은 협소한 지역기반에 의존하는 신당이 될 수 있을 텐데, 이제 그런 지역야당 전략은 낡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지금까지는 실체가 없었기 때문에 (천정배 신당에 대해) 긍정이든 부정이든 할 수가 없었다”며 “핵심은 호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당 독재를 청산해서 제대로 된 민생정치를 일궈내라는 것이 호남정치 혁신의 핵심 아니었나. 그렇다면 그 지역을 독점해온 세력을 심판하기 위해서 젊고 유능한 정치신인들로 대체해야 되는데, 만약에 천정배 신당이 어제 많은 분들을 언급하셨는데 호남 명사정당으로 모습을 굳힌다면 호남정치 혁신과는 거리가 먼 것 아니냐,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진보결집+ 4자의 진보혁신회의와 관련해선 늦어도 11월까지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심 대표는 “4자 연대 간에 새롭게 통합할 정당의 상에 대해서 충분히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저희는 서로 계파 간에 기득권 싸움이 아니라 정말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보다 강한, 그리고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기 위한 구상을 지금 하고 있다. 단지 4자뿐만 아니라 민생주체들과 광범위하게 결합하는 구상을 통해서 늦어도 11월 초까지 국민들에게 대중적 진보정당의 옥동자를 안겨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