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대기업 부실화 심각
부실기업 부담, 국민에게 전가돼
    2015년 09월 15일 05: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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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대기업 상당수가 최근 급속히 부실화해 1997년 외환위기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에 따르는 구조조정 부담을 산업은행과 같은 국유은행이 국민 세금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재벌 퍼주기’ 정책이 도를 넘어갔다는 비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한성대학교 김상조 교수에게 받은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 및 부실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재벌대기업) 48개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23개 그룹의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채비율 200% 초과 그룹 23개 가운데 10개 그룹은 이자보상배율도 1미만이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상황이 2~3년 이상 지속되면 ‘심각한 구조조정을 요한 부실(징후)기업’으로 평가된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전경련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재벌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특혜가 주어졌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기업의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심지어 정부는 부실기업의 부담을 정부 산하의 국유·국책은행을 통해 세금으로 떠안고 또다시 수혈해주는 일을 반복해왔다. 국민 세금으로 재벌에 온갖 특혜를 제공하는 동시에 구조조정 채무 부담까지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동시에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부실(징후)기업의 수는 2012년 이후로 대폭 증가했다. 2007년 2개였던 부실(징후)기업은 2010년 5개, 2011년 6개였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개 부실(징후)기업 그룹에는 이미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 사실상 그룹 해체 상태에 있는 STX, 동양, 웅진, 대한전선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4대 재벌 및 그 친족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중견·군소재벌의 경우 3곳 중 1곳 꼴로 부실(징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2014년 현재 부채비율이 200~300%에 해당하는 재벌대기업으로는 두산, LS, 대림, 대우건설, 동국제강, 코오롱, 한라, 대성, 하이트진로 등이었고, 300~400%에 해당하는 기업은 한화, 부영, 효성, 이랜드, 한솔, 400% 이상은 한진(863%), 금호(404.3%), 동부(864.2%), 한국GM(457%), 현대(879%) 등이었다.

2014년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GS, 현대중공업, 한화, 대림, 동부, 현대, S-Oil,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한국GM, 태영, 대성, 한솔 등이었다.

김상조 교수는 “경제력 집중과 부실화 수준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재벌 특혜 정책으로 인한 기업 부실화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부실그룹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취지로 ‘주채무계열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주채무계열제도에 따른 구조조정 추진 부담을 민간은행이 아닌 전적으로 국유은행(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42개 주채무계열 기업집단 중에서 14개 계열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되었고 그 외 2개 계열이 신설된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된 14개 계열 중 3개 계열은 우리은행이 담당하고, 11개 계열은 산업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홍종학 의원은 “결국 주채무계열제도에 따른 구조조정 추진부담을 전적으로 국유은행, 특히 그중에서도 산업은행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채무계열제도가 관치금융의 통로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정부가 재벌을 감싸다 결국 부실화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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