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폭증
4년 사이 135조원 증가
부동산 부양 아닌 전월세 대책 필요
    2015년 09월 14일 0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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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이 4년 사이 5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당 가처분소득의 3배 이상의 증가분이다. 매매 중심의 부동산 부양이 아닌 전월세대책 등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정책의 근본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세보증금이 135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 총액은 연평균 13%씩 급증했다. 2010년 258조원에서 2014년 393조원으로 135조원 늘어났다. 2014년 3월 기준 전세가격이 평균 6.2%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총액은 417조원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월세보증금 36조원까지 합하면 전월세 보증금 총액은 430조원에 달한다. 현재 전월세 보증금 총액은 대략 457조원으로 김기준 의원실은 추정했다.

전월세 보증금은 공식적인 가계부채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세입자에게 돈을 빌리는 부채에 해당한다. 따라서 가계부채 1360조원(2분기 자금순환통계 추정)과 임대보증금 457조원을 합하면 실제 가계부채 총액은 1817조원에 달한다.

늘어난 전세보증금 중 70% 이상이 수도권 아파트 전세보증금 차지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168조원에서 269조원으로 101조원(60%) 증가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같은 기간 129조원에서 207조원으로 78조원(60%) 늘어났다. 늘어난 아파트 전세보증금 총액 중 77%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는 말이다.

문제는 전세가구 가처분소득 증가분이 전세보증금 상승분에 현저히 못 미친다는 점이다.

가구당 평균 전세보증금은 2010년 7496만원에서 2014년 9897만원으로 2401만원(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가구의 가처분소득은 3184만원에서 3898만원으로 714만원(22%)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세보증금 상승분 대비 가처분소득 증가분이 무려 3.4배에 달하는 것이다.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전세금 폭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 전세아파트의 보증금 상승분은 훨씬 더 높다. 가구의 평균보증금은 1억2803만원에서 1억8023만원으로 5220만원(41%) 늘어났다. 수도권 전세아파트 가구는 전세계약 갱신 시점인 2년마다 기존 전세금의 20%인 2600만원씩 추가로 부담한 것이다.

반면 이들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4081만원에서 5111만원으로 1030만원(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세보증금 상승분은 가처분소득 증가분의 4.2배에 달하는 셈이다.

소득증가분을 초과한 전세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침체와 가계대출 폭증으로 이어졌다. 국내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2010년 말 12조8천억 원에서 금년 7월 38조2천억 원으로 3 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기준 의원은 “빚 내서 집 사라는 부동산정책이 전세보증금 폭증으로 귀결되어 서민들은 2년마다 보증금 마련에 시름하고 있다”며 “매매 위주의 부동산가격 부양이 아니라 전월세대책 등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정책의 근본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제도적 대책과 더불어 전세대출 금리인하 등 단기대책을 통해 주거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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