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전쟁 반대, 평화 옹호를
ICLS, 세종호텔 연대집회 가져
    2015년 09월 09일 06: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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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에 이어 9일에 이어진 국제노동자교류센터(ICLS)의 “노동자의 단결로 미래를” 2015 서울포럼이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이라는 주제로 토론를 진행했다. 8일에는 ICLS의 10년에 대한 평가와 이후 전망을 위한 여성, 비정규직, 청년들의 조직화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한국 철도노조의 김용덕 씨는 ‘광복 70년 분단 70년 자주 없이 평화 없다. 통일이 곧 평화’라는 발표문을 통해 한국전쟁의 휴전이 이뤄진 지 6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전쟁 중인 상태라며 일상화된 한미합동군사훈련이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 배치 등으로 긴장이 여전히 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변국인 일본이 또다시 침략과 전쟁의 길을 가려고 안보법안을 통과시키고 재무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평화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의 과제임을 주장했다.

일본 JR동노조의 카토 마코토 씨도 발표는 통해 “지금 일본에서는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위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치에 무관심이었던 청년학생들과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안보법안, 전쟁법안을 반대하는, ‘전쟁은 안돼’라는 항의행동이 거대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1938년 일본의 노동조합이 전쟁을 지지하고 후원하며 일본 제국주의를 선도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지금 “다시 전쟁의 포화 속에 우리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을 보내면 안 된다”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1

2차세계대전 이후 70년 토론회 모습

노동자가 앞장서서 “전쟁 반대, 평화 옹호”

자유 토론에서 일본 노동자 한 명은 현재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안보법안이나 특정비밀보호법 등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철도의 화물운송을 담당하고 있다며 “JR은 전쟁 시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도 그런 경우를 대비한 수송훈련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예정되어 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를 외부에 밝힐 수 없다. 바로 특정비밀보호법에서 비밀정보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평화가 더 중요하고 노동자들이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의 한 노동자도 우리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평화라며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은 아시아를 경제적 수탈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며 전쟁과 갈등의 위기를 격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아시아 노동자들의 연대로 이를 저지하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에서 온 한 노동자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주도하여 뉴질랜드 영해에 핵무기를 선적하고 있거나 그런 의심이 드는 선박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 반핵법을 파업과 노동당과 연계를 통해 제정한 사례를 들며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평화를 위해 싸우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을 발발하면 희생당하는 병사들이 바로 평상시의 노동자들이고 노동자와 노동자의 가족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더더욱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노동단체가 평화를 앞장서서 실천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소리가 이날 토론회에서 이어졌다.

연대1

세종호텔 정문 앞에서의 연대 집회

즉석에서 이뤄진 연대 집회 

한편 이번 국제노동자교류센터의 서울포럼 장소는 명동 세종호텔이었다. 세종호텔에서 2년째 진행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사측으로 하여금 제대로 된 노사 교섭과 대화를 재개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었다. 개최 장소를 결정하면서 노사 교섭이 한 차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다.

이에 서울포럼 의장단은 세종호텔 경영진과 9일 오전 면담을 갖고 노사 대화를 위한 요청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세종호텔 경영진이 서울포럼 의장단과의 공동면담은 곤란하다며 한국측 책임자와만 만나겠다고 통보를 하여, 이날 포럼에 참여한 외국인과 한국인 150여명이 세종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함께 경영진을 규탄하고 즉각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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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나라의 12개 노동조합 조직들이 참여한 국제노동자교류센터의 서울포럼이 열리는 곳에서 일본 JR총련의 구로다 히로키(41) 정치부장을 만났다. JR총련은 JR(Japan Rail) 관련 노조들이 연합하여 만든 조직이며 동일본노조(JR 동노조)가 중심이다. 조합원은 약 6만 명이다.

현재의 한국 노동운동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정권과 자본이 노동진영에 대해 총공세을 벌이고 있으며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노조 사무실 밖을 나가지 못하고, 노사정이라는 타협기구에서는 해고의 자유와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을 쉽게 하도록 법률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한국 노동자의 처지는 훨씬 더 열악하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서 노동운동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한국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합쳐서 10%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대규모 사업장과 정규직 중심이다.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가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과제이다.”

이런 설명에 구로다 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노동운동은 비슷한 처지”라며 일본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40%를 넘고, 노조 조직율은 18% 정도라고 했다. 또 일본도 대기업 노조들이 힘이 센데 이들은 회사 측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떻게 조직하고 연대할 것인가가 일본 노동운동에서도 가장 큰 고민이라고 전했다.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노동조합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기업을 위한 것인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직인가?” 라는 화두가 일본의 노동운동에서도 고민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최근 아베 총리의 독주와 안보법안 추진을 둘러싼 평범한 시민들의 분노와 항의 행동에 대해 “평화헌법이 무엇이고, 누가 이 헌법을 지키려고 하는지, 누가 이를 파괴하려고 하는지 일본 시민들이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항의행동과 시위에 평범한 사람들, 청년들이나 여성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들과 노동조합이 어떻게 결합하고 연대할 것인가가 이후 일본의 변화를 이끌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는 시위하면 주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연상하는데, 이번 안보법안 시위를 통해 그 통념이 많이 깨졌다는 것이다.

구로다1

구로다 히로키 JR총련 정치부장

타사르 가오르라는 JR총련 소속 참의원(민주당)이 한 명 있다고 말하며 그는 “우리 노동자들의 주장과 목소리를 반영하는 의원을 더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JR총련 내부에서도 노조 별로, 개인 별로 정치적 입장이 상이하다며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반 조합원들의 정치적 관심을 높이고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JR총련의 정치활동의 기조는 특정한 정당과의 관계보다는 주로 개인의 활동과 인물의 성격을 보고 지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다. 아마도 일본 좌파 혹은 일본 진보정치 세력들의 복잡하게 얽히고 오래된 갈등 관계의 산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ICLS 활동의 의미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시대, 지구화 시대에 자본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노동자를 탄압하고 수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도 국경을 넘어 연대하고 단결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그런 단결과 연대를 무엇을 어떻게 바꿔 낼 것인가라는 것이 ICLS가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오늘의 주제였던 종전 70년(한국에서는 광복 70년일 것이라고 말했다)을 맞아 잘못된 일본의 과거 역사를 반성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구로다 부장은 한국에 온 게 20번이 넘었고, 매년 11월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는 10년째 참석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한국의 노동자대회에 참여해서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이라는 긴자 거리에서도 노동자들이 모여서 함께 집회를 가지고 행진하고 싶다는 바람이 들기도 했단다. 하지만 그는 따끔한 말도 전했다.

“처음 한국에서 노동자 투쟁을 접할 때는 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모습을 보고 또 전태일이라는 한국 노동운동의 선구자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일본에서 어떻게 이를 배우고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런데 10년이 넘어 한국 노동운동을 접하면서 한국 노동운동이 많이 약해진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도 일본도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노동조합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무엇을 혁신하고 변화시켜야 할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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