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
    [책소개] <페미니즘의 개념들>(여성문화이론연구소/ 동녘)
        2015년 09월 05일 1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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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이란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인류가 ‘남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인류와는 다른 지위와 처우를 받아온 지난 역사와 지금의 현실에 대해 질문하고 분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상이자 교육이자 운동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이 다루는 사안의 범위는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페미니즘이 지닌 이러한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특성으로 인해 앞에서 언급한 어떤 하나의 영역이나 지점에서 페미니스트적 각성에 이르게 되어 페미니즘을 보다 더 깊고 상세히 이해하려고 할 때 대체로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좋을지 막막함을 느끼기 쉽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거나 공부하려고 할 때, 많은 경우 등장하는 개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주 사용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의미나 맥락을 모르는 경우도 많고, 중요한 개념이라 다시 한 번 확인을 해 보고 싶을 때도 쉽게 그 개념을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나와 있는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 책 《페미니즘의 개념들》은 바로 그런 순간에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은 태생부터 사회 문제들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집단들이 겪는 문제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왔다. 도처에 산재해 있는 이런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결되지 않고서는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이들의 삶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페미니즘이 인류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상인 한, 페미니즘은 이 문제들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까지 충분히 개입하면서 충분한 답을 내놓지 않거나 혹은 못했다면 지금 혹은 이후에라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 《페미니즘의 개념들》이 바로 그러한 과업 앞에 서 있는 어느 페미니스트에게 응원과 자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의 개념들》의 집필에는 여러 영역에서 연구 활동을 해온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그런 만큼 각 주제를 집필한 저자들의 관심사와 전문 분야가 잘 녹아 설명들이 알차게 들어 있다.

    페미니즘의 개념들

    왜 페미니즘인가

    자본축적만을 정당하고 궁극적인 것으로 보는 듯한 정치 세력의 득세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는 점차로 줄어들고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들도 저임금, 비정규직화되면서 사람들은 생존 경쟁에 맨몸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이 책임을 국가와 자본에 물을 새도 없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옆자리의 동료들과 잠재적인 일자리 경쟁자들로 여겨지는 이들 특히, 이미 사회적으로 주변화되어왔던 사회적 약자들인 여성들, 이주노동자들, 장애인들 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통해 쌓여가는 불만과 불안이 표출되는 현상 또한 심화되고 있다.

    거대한 산업과 소비 행태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태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고 식량은 산업화되고 심지어 무기화되고 있으며 급기야는 인류문화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만큼 핵발전소와 같은 지척의 위험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으며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각국의 군수 산업은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

    페미니즘은 이런 모든 문제에 답해야 한다. 페미니즘은 태생부터 이러한 사회 문제들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집단들이 겪는 문제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왔다. 도처에 산재해 있는 이런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해결되지 않고서는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이들의 삶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페미니즘이 인류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상인 한, 페미니즘은 이 문제들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까지 충분히 개입하면서 충분한 답을 내놓지 않거나 혹은 못했다면 지금 혹은 이후에라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 《페미니즘의 개념들》이 바로 그러한 과업 앞에 서 있는 어느 페미니스트에게 응원과 자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이름으로 받아온 불합리한 지위와 처우를 ‘개념’으로 정리

    이 책은 《여/성이론》 1호부터 연재되어 온 <페미니즘 사전>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페미니즘의 개념들》에 실린 여러 가지 개념들은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1997년부터 발간해온 반 연간지인 《여/성이론》의 한 꼭지 <페미니즘 사전>란에 실렸던 내용들이다. 《여/성이론》이 매호 기획될 때마다 그 기획과 어우러지는 개념이 선정되어 실렸는데 이번에 함께 수합되어 새로운 성격의 책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페미니즘 사전>은 기획의 제목 그대로 페미니즘의 주요 개념을 소개한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핵심적 개념들을 사전적 정의를 중심으로 정리해 나열한 것이 아니다. 해당 개념을 주제로 삼아 그 역사적/이론적 배경까지 깊이 있는 수준으로 정리한 완성도 있는 원고다. 《여/성이론》 각 권에 흩어져 있는 개념들을 이 책을 통해 한 번에 모아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성격의 책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페미니즘의 개념들》은 다음과 같이 사용하면 요긴하다.

    첫째, 개념들이 사전 순서와 같이 가나다순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참조하고자 하는 개념들을 찾아보기 쉽게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의 가장 기본 개념들이라 할 수 있을 ‘가부장제’, ‘젠더’, ‘섹슈얼리티’, ‘주체성’ 등의 개념을 각각 가나다순에 맞게 찾아볼 수 있다.

    둘째, 주로 묶여서 이야기되는 범주별로 묶어서 함께 읽으면 좋을 만큼 그 내용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젠더’, ‘섹슈얼리티’, ‘트랜스젠더’, ‘퀴어’ 등은 ‘여성’이라는 이름의 인간 주체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할 때 묶어 읽을 수 있다. ‘가부장제’, ‘호주제’, ‘재생산’, ‘감정노동’, ‘매춘’, ‘글로벌라이제이션’ 등은 사회구조와 제도 그리고 노동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민권’, ‘양심적 병역거부’와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증후군’, ‘여성들의 여행’ 등의 주제는 서로 별개의 주제로 읽을 수도 있지만, 함께 엮어 읽으면 서로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살필 수 있다.

    셋째, 독자가 스스로의 궁금증과 공부하려는 주제에 맞게 각 개념들을 그때그때 직접 묶어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대/여성/알바노동자/레즈비언/장애인 등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독자가 자신이 겪어온 여러 가지 문제를 페미니스트적 시각으로 해석해보고 싶을 때 이 책에 실린 개념들 중에서 이러한 각각의 용어들을 찾아 읽어볼 수 있다. 이러한 읽기는 특히 권장한다.

    한국 출판시장에서 페미니즘 시장이 협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 책들 가운데 페미니즘의 중요한 개념을 이론적. 사회적 맥락과 함께 깊이 있는 수준으로 정리한 책은 보이지 않는다.

    <페미니즘 사전>의 원고들은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거나 공부하려고 하는 예비 연구자들에게 언제든 참고해서 보고자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데다가, 국내의 유일한 페미니즘 학술/연구 단체인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의 이름으로 나오는 페미니즘 사전이기 때문에 예상 독자들에게 권위와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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