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과 적색 결합, 당위를 넘어서야
    [기고] 진보정치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여하고
        2015년 09월 04일 03: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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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9일 오후 3시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홀에서는, 진보결집+ 주최로 “진보정치 혁신을 위한 연속 기획토론”의 첫 번째 토론회가 있었다. 혁신의 첫 번째 화두는 “녹색”이었다.

    발제를 맡은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진보정당 안에서의 녹색정치: 성찰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진보정당 안에서의 녹색정치는 이미 오래 전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진보적 녹색정치의 포부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는 사람은 없으며 여전히 앞으로의 지향성으로만 떠돌 뿐”이라면서, “지난 진보정당 역사에서 성과와 문제점을 정리, 이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연구원은 본인이 활동했던 (구)민주노동당-진보신당-노동당에서의 논의들을 중심으로, 청년진보당-사회당, 통합진보당-정의당, 녹색당까지, 진보정치 전반에서의 녹색정치 8년을 되짚으면서 그 성과와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녹색정치 8년”의 성과로, 당의 강령에 선언적으로 포함됐던 환경과 녹색의 가치가 구체적인 실체를 갖게 됐으며, “이런 성과들과 함께 녹색정치의 주체적 역량이 커지고 필요성이 확산돼 왔으며, 녹색정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면서, “2012년 녹색당의 창당 이후 기존 진보정당들 사이에서도 ‘녹색’은 향후의 방향성으로서 끊임없이 호출되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원은 “녹색의 호출과 추상적인 수준의 논쟁이 반복되는 것은 ‘녹색’의 문제를 정치의 영역에 ‘화학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했고, 이는 논쟁과 토론을 회피하면서 올바른 공통의 가치를 정립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호출은 더욱 잦아졌지만 모두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는 현실”이라고 “녹색정치 8년”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이 연구원은 “녹색정치의 전면화를 향한 전망”에서 ▲반회귀주의/반봉건주의- 생태적 미래시대로의 전환, ▲세대 간 분배정의- 현 시스템의 한계 인식을 통한 능동적인 전환, ▲반자본주의적 녹색노동정치- 녹색과 경제의 대립이 아닌 ‘다른’ 경제로의 전환(새로운 기준을 통한 발전과 노동의 생태적 재정향), ▲세대 내 분배정의- 지역들의 자립과 다원적 가치 체계로의 전환 등을, “녹색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걸친 가치 체계로 수용되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전면에 내걸 수 있는 방향”의 관점에서 제시하면서 발제를 마쳤다.

    녹색정치

    다르면서도 같은 토론자들의 목소리, 녹색과 적색의 결합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정규석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환경운동을 직업으로 삼은 활동가로서의 어려움에 대한 내용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매번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 논리적으로 들어가면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것이 맞다. 왜 매번 질까?” 정규석 국장은 바로 전날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승인 강행을 지켜봐야만 했다.

    정 국장은 “반복되는 지는 싸움이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의 가치를 ‘정치’화 하는 것은 필요성을 넘어 당위적 명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다만 “진보정당이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제대로 가지려면 녹색의 가치를 당 내에 올곧이 구현해내야 한다. 이 당연한 것이 그 동안 홀대받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런 당위를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지, 생태적 감수성 등 녹색의 가치를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가 숙제”이며, “어떤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되거나, 첫 단추 하나를 잘 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진보결집+가 첫 번째 꼭지로 ‘녹색’을 정했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다음 토론자로 발언한 송원영 진보결집+ 녹색주체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녹색가치를 실현해가기 위한 준거틀의 구성과 사회화, 그리고 그 과정의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것이 곧 녹색정치운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원영 녹색주체는 진보정당의 녹색 ‘정치’가 충분한 활력을 가지지 못했던 이유로, “기본적으로 녹색 가치에 대해 고민이 부족했고 이슈화된 의제에 대해 기존의 관점을 대입하는 등, 하나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관점을 정립해가는 과정이 없었다”면서, “진보적 녹색운동이라면 개인적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실천 문화를 형성하는 데 개인들의 일상적 노력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는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준거틀”과 “다른 생명의 보호자로서가 아닌,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위치짓는 관점, 생태운동의 의미를 확장하는 관점으로서의 ‘공존’이라는 준거틀” 등을 예시했다.

    다음으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노태민 공동집행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노 위원장은 먼저 “이현정 연구원의 발제 중 ‘전망: 지역 자립과 다원적 가치체계로의 전환’ 부분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핵운동의 당사자로서, “핵발전은 단지 그 위험성이나 환경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으로서 지역 주민을 포함해 배제되는 다수들을 만들어내는 민주주의 문제로서의 성격 또한 갖고 있다”면서, “사실 환경 의제 속에는 그런 다양한 부분들이 녹아들어 있고, 따라서 녹색을 이야기할 때 소수자와 민주주의의 문제로서의 부분 등까지 함께 해결하려 하는 것이 녹색정치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또 노 위원장은, “녹색과 관련된 이슈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그에 대한 이슈 파이팅이나 현장에 열심히 결합하는 것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기존의 진보정당에는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한편으로는 현실 정치권력과의 매개 역할도 하지 못했다”면서, “녹색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지속적인 부름에 호응하고 조직하고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하나로 모아서 언제든 집중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였던 강상구 구로 민중의 집 대표는 자신의 토론문 제목인 <‘녹색으로 더 강해지는 적색’, ‘적색으로 더 강해지는 녹색’을 위하여>에 대한 설명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진보정당은 애초에 모든 분야에 대한 진보적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하는 거의 유일한 사회운동조직”으로, “결국 다양한 분야를 서로 엮어주는 역할이라는 것이 진보정당에 요구됐지만, 과거에는 그런 것들을 잘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진보정치는 녹색과 적색의 관계를, 서로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지점, 즉, 양자가 서로를 보다 더 강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엮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를 위해 “녹색 의제에 한정된 녹색 정치가 아니라 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들(주거, 고용, 교육 및 보육, 의료 및 건강)을 관통하는 녹색 의제 전략이 필요하며, 기존의 마을 공동체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지역 사회에서의 대중적 주체를 형성하고 지역의 급진적 재편에 함께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단위는 진보정치뿐”이라면서, “다만, 이미 현실 정치력을 갖고 집행만 하면 되는 것처럼 세워오던 전략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 녹색주체의 형성과 발전을 통한 세력관계의 변동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며, 새로운 진보정치는 (지역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을 통해 녹색 가치와 관점을 당의 모든 영역에 반영시켜야 하며, 노동운동과 지역운동이 녹색의 가치에 접하게 하는 안내자 역할을 함으로써 장기 전략 수립의 총관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정치 혁신을 위한 연속 기획토론”의 주최 단체인 진보결집+는, ‘녹색정치’를 주제로 한 이번 토론회에 이어, ▲”당원 참여와 당내 민주주의 혁신 방안”(9월 9일, 발제-강상구), ▲”지역 활동, 어디로 향해야 하나”(9월 23일, 발제-나경채), ▲노동정치 혁신:새로운 진보정당의 과제(10월7일, 발제-미정)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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