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
    민주노총 “대국민 사기극” 규탄 집회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밝혀
        2015년 08월 28일 10: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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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맞서 서울 도심에서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를 내걸고 대규모 집중행동 결의대회를 전개했다. 체포영장 발부로 발이 묶인 후 총파업 등에 공식석상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던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도 5천 명 조합원 앞에 나서 투쟁의 발언을 이어가는 등 집회의 열기를 올렸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 확대간부 및 선봉대원 약 5천 명(주최 측 추산)이 28일 오후 3시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가 결정된 이후 첫 투쟁 집회인 만큼 상당히 많은 수가 모였다. 경찰 병력은 그 보다 많은 약 8천 명이 모였다. 민주노총 집행부 등은 청와대에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을 시도했지만 이날도 경찰에 차벽에 막혀 좌절됐다.

    결국 이들은 광화문 광장 바로 앞 경찰이 설치한 차벽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병력과 대오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 건설노조 조합원 2명이 연행되고 일부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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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사진은 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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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정수 비대위원의 발언에 이어 서비스연맹 이마트 노동조합 김성훈 조직국장의 발언이 시작된 오후 4시부터 경찰 병력과 대오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됐다. 경찰에 의해 금속노조의 깃발이 바닥으로 내팽개쳐지고 치열한 몸싸움이 이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

    충돌이 발생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경찰은 캡사이신을 조합원 얼굴 정면에 무차별적으로 분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부상을 당해 보건의료노조의 도움을 청하는 방송이 한 차례 나오기도 했다. 건설노조 조합원 2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30분 넘게 계속된 충돌에서 대오는 결국 인도까지 밀린 채로 오후 5시 36분경 다시 집회를 재개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은 ‘대국민 사기극’

    30여 분간의 충돌 끝에 마무리가 된 후 이어진 이마트 노조 김성훈 조직국장은 투쟁발언을 통해 “정부가 얘기하는 비정규직 4년 연장, 좋은 시간제 일자리는 말만 좋을 뿐 대국민 사기극이다. 자본은 노동자를 쓰다가 버리는 도구로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조직국장은 최근 재벌 대기업 사이에서 연일 청년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사례를 언급하며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에 정규직 노동자 1천여 명 외주화하면서, 신동빈 회장은 2만 명 일자리 창출하겠다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이라고 질타했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명목으로 임금피크제, 일반해고요건 완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이 담긴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청년 노동자가 나서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노동개혁 뻘 짓 말고 최저임금 1만 원으로’라는 구호를 외친 알바노조 이가현 조합원은 “저는 대학생이다. 요즘 제 친구들 대기업 인턴으로 많이 들어간다. 풀타임으로 열심히 일하고 온다. 복사, 커피 타기, 잔심부름 등을 한다. 이렇게 일하고 이 친구들 한 달에 월급 60만원, 80만원 받는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거다. 심지어 무급도 있다”며 “청년들이 왜 청춘 바쳐가며 이렇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조합원은 “알바노조는 임금 말고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적게 일하고 남은 시간만큼 청년을 고용해야 한다. 그러면 정규직도 좀 살만해지고 청년들도 숨통이 트이지 않겠나”라며 “기업들, 임금피크제 같은 거 하지 말고 최임 1만원이나 해결해서 질 나쁜 일자리를, 질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게 우선 아니겠나. 정부는 우물가서 숭늉 찾지 말고 최임 1만원 노동시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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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영장으로 발 묶인 한상균 위원장 마무리 집회 나와
    “투쟁으로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만들자”

    집회가 끝난 후 이날 오후 5시 20분경 대오는 한상균 위원장이 있는 경향신문 사옥의 민주노총으로 행진했다. 대오 사이에 한 위원장이 섞여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렸고 일부에선 한 위원장의 얼굴을 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한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6시경 민주노총 앞에서 진행된 마무리 집회에서였다. 67일 만에 집회에 나온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함께 막아낼 것을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임금피크제와 무관한 건설노조는 민주노총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투쟁의 전선에 섰고 지금은 수감돼있기도 하다. 비정규직 동지들이 정규직 노동자를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조를 택해 이 자리에 앉아 있다. 청년학생들이 민주노총을 바라보고 있다. 숨도 못 쉬고 있는 서민들이 민주노총을 통해 희망을 만들겠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공장과 중소사업장, 민간과 공공, 미조직과 조직된 노동자 모두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이 정권에 맞서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할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장이 어렵고 힘들지만 싸우지 않는다면 치욕의 역사를 아들, 딸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면서 “우리가 결단하면 노사정 야합은 막아낼 수 있다. 우리가 결단하면 11월, 12월 노동개악은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지들과 함께 하면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그 길이 지금은 힘들지언정 함께 갈 동지가 있고 믿어야 할 민주노조의 역사가 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정당하기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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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위원장은 “저들이 67일 째 저를 가둬놓고 있다. 동지들을 만나는 이 시간동안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정리해고로, 손배가압류로, 비정규직으로 옥탑과 굴뚝에 올라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목소리로 밖에 기운을 주지 못해 서글펐다”고 그간에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사복 경찰이 1천명 이상 깔려 있었고 경찰들이 사진을 들고 한상균인지 찾아달라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며 “그래놓고 백주대낮에 대화를 하자는 놈들이, 이게 정부인가”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한 위원장은 “투쟁의 길에 모든 것을 걸고 함께 하겠다”며 “기어이 2015년 노동개악에 맞서 승리의 역사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마무리 집회 발언을 끝내고 거리를 메운 노동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 후 다시 경향신문 사옥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을 없었으며 순조롭게 집회를 마무리했다.

    앞서 집중행동 결의대회 전인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대규모 도심 선전전 등 사전대회도 이뤄졌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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