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경제가 도박경제?
    화상경마장에 '키즈 카페'
    미래창조부, 12억원 지원 결정
        2015년 08월 28일 02: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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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회가 아동·청소년 출입금지시설인 용산 화상경마장에 초대형 키즈카페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교적 경마장 출입이 적은 젊은층과 여성층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사업에 국민세금 12억 원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마사회의 건축허가용 제출 자료 및 디지털콘텐츠 동반성장 지원사업 과제신청서에서, 미래부는 지난 6월 30일 ‘2015년 디지털콘텐츠 동반성장 지원사업’ 대상으로 한국마사회·SK플래닛·쓰리디팩토리·페리아코리아·메가텍미디어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11억8700만원 지원을 결정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용산 화상경마장 건물 1~7층에 복합문화공간(유니코니아)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지역 주민들이 교육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반대하자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겠다며 경마장 내 건물에 키즈카페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12억 중 8억 원은 이미 집행된 상태다.

    대책위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동․청소년 출입금지시설인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에 아동․청소년과 그 부모들을 유인하기 위해 초대형 키즈카페를 설치하려고 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12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하기로 한 미래부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라는 것이 도박 경제에, 가정파탄 경제이고, 나아가 주민공동체․교육공동체 파괴 경제인지 강력하게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용산화상경마

    용산 화상경마장 반대 주민들의 모습(방송화면)

    도박장 건물 내에 키즈 카페 사업을 계획한 마사회와 이를 위해 12억 원의 예산 지원을 결정한 미래부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해외토픽감”이라며 “도박장에 어린 아이들이 뛰어 놀 가족형 놀이시설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어이가 없는데 거기에 예산 지원을 한 정부는 제 정신인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도박장 키즈 카페를 창조경제랍시고 예산 지원을 하는 판이니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여전히 나오는 것”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는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이런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또한 “얼빠진 미래창조과학부의 결정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용산경마장에 대한 인허가를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정부가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경마장에 대한 인허가 자체를 취소해야할 마당인데 오히려 사람들을 더 끌어 모으라고 예산지원을 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마사회를 위한 정부인지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헷갈린다”며 “지역 실태조차도 파악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혈세를 뿌리는 의사결정과정이 버젓이 벌어지다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사회는 강남과 용산의 화상경마도박장에 다수의 청소년들을 다수 출입시켜서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바도 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은 학교 앞 215m 앞에 위치하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 화상도박장이다. 용산 주민을 비롯한 학부모, 교사 등은 3년 넘게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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