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개혁이 만병통치약?
    청년고용의무제는 "부정"
    김무성, 노조 비난하며 재벌은 칭찬
        2015년 08월 19일 06: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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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일자리 확대라는 명목 하에 정부여당이 강행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편과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청년고용 창출을 강제하는 ‘청년고용의무법안’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청년 일자리 확대가 시대적 과제인 양 임금피크제를 통해 중장년층 노동자 임금 삭감을 시도하면서도 기업에는 조금의 부담을 주는 것조차 꺼리는 것이다. 노동시장 개편의 속내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김무성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 일자리 확대에 실효성이 있는 청년의무고용법안부터 통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에) 강제할 순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국노총 노사정위원회 복귀 무산된 것에 대해청년 고용절벽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일부 노조원들의 비민주적이고 무책임한 행태는 아무리 그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노총의 일부 과격분자들은 10% 기득권자를 지키기 위해 고용절벽 앞에 절망하는 청년과 비정규직의 눈물을 외면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일제히 경제활성화와 청년고용난 해소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계획을 발표했다”며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환영하고 기업들의 이번 발표가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대외적 보여주기 식이 되어선 안 되고 반드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가 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겠다”며 기업의 청년채용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환영한다는 기업의 청년채용 계획은 인턴, 사내하청, 협력업체 등에 한정돼 있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장기적 대책이 아니라는 비판이 다수다.

    현재 국회에는 현재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청년의무고용을 민간기업까지 확대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 2개가 표류 중이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이 청년고용정책의 전부가 될 순 없지만, 청년 고용을 ‘자율’에 맡기지 않고 ‘의무’로 지운다는 점에서 청년 고용 확대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다는 견해가 많다.

    이 때문에 이미 발의된 청년고용을 강제하고 의무화하는 법안조차 통과시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박근혜 대통령 발 노동시장 구조개편만이 청년 실업의 해결책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이창근 정책실장은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청년고용의무법안을 기업에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기업들에겐 강제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노동자에게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나 일반해고를 강제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그건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정책실장은 “정부여당은 청년고용에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절실하다면 예산도 책정하고 기업들의 반발에도 청년의무고용을 시행하는 등 정책이 뒤따를 텐데 기껏해봐야 중장년층 노동자 임금 깎은 것만큼 기업에 자율적으로 신규채용 확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 실업대책 핵심은 재벌과 정부가 상황에 대한 책임회피가 아니라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에 있다”며 “정부는 재벌에 청년고용 창출을 유도할 수 있도록 초과이윤에 대해 과세하고 그걸 통해서 일자리 창출하게 유도해야 한다. 또 과세를 통해 정부에 들어온 돈은 정부 스스로가 공공서비스 영역을 확대해서 청년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핵심은 일자리 양의 부족이 아니라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도 청년일자리 창출법안이라며 조속한 통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수년째 청년일자리 창출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고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부모와 자식 간의 싸움으로 몰아가는 등 세대 간의 갈등과 반목을 키우고 있는데 이는 정말 무책임한 일”이라며 “노동개혁은 부모와 자식이 함께 잘 살기위해 하는 것이고 일방적인 임금삭감이 아니라 정년 연장으로 더 오래 일한만큼 청년일자리를 위해 조금씩 힘을 모으자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국회 시정연설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면 1만4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고, 새누리당도 같은 주장으로 야당을 압박했다”면서 “그런데 그 법안통과의 효과가 어땠나. 만들어진 직접 일자리는 고작 170여개 밖에 되지 않다.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재벌기업에게 특혜만 주었을 뿐”이라며, 정부여당의 허구적인 일자리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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