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에겐 고액배당 먹튀
    노동자에겐 해고와 퇴출
    단기실적, 주주배당 위해 구조조정
        2015년 08월 19일 03: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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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보험·증권사들이 노동자를 길거리로 쫓아내고 발생한 이익금으로 고액배당금 잔치를 벌이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벌이고 있다.

    최근 4년간 씨티캐피탈, SC은행 등 금융·보험·증권사는 경영상 문제가 없음에도 노동자들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해고하고 인원 감축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소수의 주주들에게 고율의 배당으로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은 한 해 흑자의 100배에 가까운 배당금을 외국 본사에 송금하기도 해 국부 유출의 심각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몬 대가로 소수 재벌들의 배를 불리는 악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내수 진작을 위해 배당금 확대 정책 실시했지만 정작 이를 악용하는 기업에 대해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배당

    사진=유하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은 19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노동자를 퇴출시키는 기업에 한해 고율 배당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증시에 상장된 2014년 12월 결산법인 1,76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53.6%인 944곳이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 중 주주에게 지급된 총 배당금은 15조4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조3785억원) 늘었다.

    반면 이 같은 고배당 확대 정책과 함께 금융권에서는 최근 4년 동안 주요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들은 5,000명이 넘었다. 증권사들은 최근 2년 동안 7,000여명, 보험사들도 최근 2년 동안 3,00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어느 한 쪽은 고율배당으로 주머니를 채우고 다른 한 쪽은 정리해고, 희망퇴직의 일상화로 정규직 노동자까지도 어려운 상태로 만드는 게 지금 정부의 노동정책이고 기업의 작태”라고 질타했다.

    회견에 참석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정상적으로 경영이 되고 있고 흑자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직원들을 강제 해고시키고 남은 돈으로 일부 계층에게 고액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경영 방식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씨티은행이나 SC은행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국부 유출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적자가 나는데도 해외 본사에 배당명목으로 송금하거나 배당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각종 컨설팅 명목으로 돈을 보내기도 한다”며 실태를 고발했다.

    이어 “이런 조직일수록 희망퇴직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직원을 자르고 남는 돈으로 일부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정책 지속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러한 악습이 사라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또한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은 경제여건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빙자한 대대적 구조조정을 자행해왔다”며 “사무금융노조가 파악한 증권사와 보험사 구조조정 인원이 최근 1년 간 1만 여 명이 넘는다. 이들은 경영상 위기보단 단기 실적과 주주 배당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가계소득을 증대하고 고용을 늘여야 한다며 세법을 개정했다.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정부정책은 기업과 자본에 막대한 배당 이익을, 노동자에게는 구조조정을, 청년들에게는 실업을 안겨줬다”면서 정부의 배당금 확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정 위원장은 “저희 노조에 씨티그룹 캐피탈이 속해있다. 작년 이익이 5억도 되지 않았는데, 935억에 이르는 배당을 실시했다. 전형적인 먹튀이고 국부 유출로 주주배당을 악용한 사례”라며 “노동자, 서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노동시장 개악 중단하고 기업과 자본은 노동자를 쥐어짜는 방식의 이윤 추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 시작으로 막대한 사내유보금과 고율배당을 자행하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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