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증권거래위,
    CEO-직원 임금격차 공개
        2015년 08월 06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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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5일(현지시간) 상장된 대기업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의 연봉과 일반 노동자의 평균적인 임금과의 격차를 공개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pay ratio 원칙)을 표결을 통해 승인했다. 2017년부터 이 격차 내용의 공개가 의무화된다.

    미국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천문학적 고액 연봉과 일반 노동자와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증대되고 있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비판은 더 확산되었다.

    금융위원회의 이 규칙은 이러한 소득 격차의 지속적 확대에 대해 일정한 브레이크 장치로 가동하면서 보수 체계의 타당성을 주주들에게 판단하도록 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이다. 이 규칙은 금융 위기의 재발 방지를 목표로 2010년에 성립한 금융규제 개혁법(토드-프랭크 법)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미국 최대의 노조인 미국노동총동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조사에 따르면, 미 주요기업 CEO의 2014년 연간 보수는 1350만 달러(약 151억 2천만 원). 일반 노동자 평균 급여인 약 3만 6천 달러(약 4000만 원)와 크게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소(EPI)가 지난해 제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0년 전에 미국 기업 CEO는 평사원 연봉의 약 20배를 받았지만, 2013년 현재 그 격차는 무려 300배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도입되고 금융 자본주의과 주주 자본주의의 논리, 이윤과 주식으로 표현되는 기업가치의 극대화가 절대선으로 포장되면서 그동안 세계적으로 경영진에게 스톡옵션 등 다양한 인센티브와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는 것이 정당화되어 왔다.

    하지만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삶의 위기가 일상화되는 데 반해, 위기의 책임자들인 경영진들은 여전히 고액 연봉을 받는 현실에 대한 사회적 불만들이 쌓여왔다. 추락하는 노동자의 삶과 치솟는 경영진의 소득과의 격차는 사회불안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던 것이다.

    2013년에는 스위스에서 이러한 심각한 임금 불평등에 대해 기업 CEO의 월급을 노동자의 12배 이내로 제한하자는 법안이 제출되어 국민투표에 부의되어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비록 정부와 기업주들의 맹렬한 반대 캠페인으로 법안은 부결되었지만 ‘공정함을 위한 1:12 법안’이라고 불렸던 이 CEO 보수 상한제는 스위스 국민 35%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미국 증권위원회의 경영진과 노동자의 연봉 격차를 공개하기로 한 규칙 제정에 대해 한국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국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고용문제, 비정규직, 임금 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재벌 등 기업주들의 보수 수준과 노동자들의 보수 수준을 비교하고, 그 격차에 대해 사회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활동과 제도의 정비는 미국보다 한국 현실에서 더 필요하다는 의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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