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과 노동계, 대통령 비판
    "독단 가득한 일방통행식 담화"
    "가장 경직된 곳은 노동 아니라 정부"
        2015년 08월 06일 03: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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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6일 노동·공공·교육·금융의 4대 구조개혁을 호소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사과나 재벌개혁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어 ‘불통 대통령’ 이미지가 각인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업급여 줄 테니 쉬운 해고 받아들여라?
    “사과는커녕 훈시나 늘어놓는 대통령 한심”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정작 경제위기의 본질은 왜곡한 매우 실망스러운 담화”라고 평가했다.

    유 대변인은 최근 논란이 된 국정원 해킹 의혹,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고 “오직 내 뜻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독단만 가득한 권위주의 시대 일방통행식 담화의 판박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 노동개혁에 대해선 “대통령이 앞세운 노동개혁은 노동개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노동자만 희생하라는 노동개악”이라고 규정하고 “노사정대타협을 결렬시킨 ‘쉬운 해고’와 노동자의 동의 없는 제도변경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면서 노동자들에만 양보와 타협을 촉구하고 대화를 종용하는 것은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담화에서 ‘노동개혁은 일자리’라고 했지만, 정작 일자리를 나누고 늘리기 위한 기업의 책무는 쏙 빼놓았다”며 “실업급여 확대로 비정규직, 사내하청, 고용 외주화와 같은 실제로 다수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 실업급여를 늘려줄 테니 쉬운 해고를 받아들이라는 것처럼 들려 모욕감마저 느끼게 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또한 “국민들에게만 고통 분담을 종용하는 위압적인 태도마저 바뀌지 않았다”며 “국정원 해킹 사태, 메르스 사태 등 사과하고 규명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사과는커녕 국민들에게 훈시나 늘어놓는 대통령의 모습이 한심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혹평했다.

    노동개혁 언급에 대해선 “그 동안 정부여당에서 말하던 것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돌림노래”라며 “롯데 사태에서도 드러나듯이 우리나라 경제를 침체시키고 있는 것은 노동자들의 임금 같은 것이 아니다. 몇 % 안 되는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뒤틀린 재벌 중심의 시장경제 체제와 그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대변인은 “경제 재도약을 위해선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가 핵심”이라며 “노동과 세대의 고통분담보다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가 더욱 문제”라며, 정부의 4대 구조개혁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적기에 올바른 국정방향을 제시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 이는 청년 일자리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가 미래를 결정할 4대 개혁의 성공적 완수에 당의 명운을 걸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박

    노동계, 대통령 대국민 담화 강도 높게 비판
    “노동개혁은 무슨… 노동재난이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반대해왔던 민주노총은 이날 대통령 담화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표했다. 노사정 간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갈등 조정의 노력은커녕 개혁을 강행하기 위한 ‘여론 호도’만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적어도 갈등의 조정이나 노동자의 분노에 대한 이해와 해법 제시를 해야 옳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오로지 대기업 노동자 등 극소수의 특정 노동계층을 제물삼아 노동개악을 몰아붙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동 경직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현실 왜곡”이라며 “이미 대다수 국민들은 심각한 고용불안과 저임금 비정규직 등 지나친 노동유연성에 고통 받고 있으며, 이는 ILO와 OECD 등 국제기구들도 우려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직된 부분은 정부”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을 독일의 ‘하르츠 개혁’과 비교한 것과 관련해선 “노조가 경영에까지 참여하는 독일은 우리나라와 노동조건의 근본적으로 다르며 사회복지 등 전체 사회시스템도 판이하다”며 “근본적 조건은 은폐하고, 노동개악에 필요한 노동유연성 부분만 부각시키는 정부의 행태는 치졸하다”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노동개혁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며, 정부 의도대로 된다면 ‘노동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공무원노조의 반발도 심각하다. 박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공공부문에도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일방적으로 연금이 삭감되는 경험이 있는 이들은 향후 임금체계 전환에도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의 임금체계도 성과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성과상여금 제도는 15년이 넘도록 성과보수와 성과지표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현장에서는 조직 내 갈등을 심화하고 위화감을 조성했으며, 이로 인해 공무원의 사기하락과 근무의욕 저하를 유발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만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핑계 대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기만술책을 중단해야 한다”며 “경제위기는 삼성과 롯데의 족벌승계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비민주적인 경제정책에 기인해왔다. 문제의 본질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대통령이라면 즉각 그 권한을 내려놓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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