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천국'과 '노동지옥'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목표로 하는 것들
        2015년 08월 04일 10: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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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휴가 이튿날 아침이다. 딸아이는 수영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관계로 우리 휴가기간이 본인에게는 훨씬 더 높은 노동강도가 주어진다. 아침 일직 딸아이는 자기 일터(수영장)로 출근을 했다. 아내도 같이 휴가 중이니 늦은 아침잠을 자고, 혼자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반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박근혜 정권이 몰아붙이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이라고 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노동자의 눈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고, 정리해 둬야 할 것 같다.

    이미 며칠 전에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추진하는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뭔지?”에 대해서 살펴봤고(관련 글 링크), 오늘은 박근혜, 김무성이 앞장서서 밀어붙이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은 누구를 이롭게 하고, 누구를 해롭게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정권이 내세우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핵심은 ▲임금피크제 도입 ​▲저성과자 일반해고 요건 완화 ▲노동부 가이드라인 마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허용 ▲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업종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가 주장하는 “노동시장 개악”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경우 노동자와 자본가는 어떻게 되는가?
    노동개악​​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노동시상 구조개악이 현실화된다면, 자본가들은 숙련된 장기근속자들 임금을 덜 주고 부려먹어도 되고, 회사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과 회사에 찍힌 사람들 언제든지 해고를 시킬수 있고,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을 안 지켜도 되고(현행법은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취업규칙 변경 시 노조의 동의, 또는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함), 기간제+파견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더 많이, 더 오랫동안,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는, 그런 “그들의 천국”이 된다.

    반면, 노동자들은 임금을 빼앗기고, 회사에 가면 나날이 해고위협을 당하고,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의 보호조차 못받고, 비정규직 노동자만 늘어나는, “지옥” 같은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권, 그들의 졸개 행세에 열올리는 새누리당이 그토록 주장하는 ​”청년실업 해소”, “노동시장 2중구조 개선”은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오로지 자본가들 천국을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자본가로부터 정치자금이나 뜯어내, 평생 집권하겠다는 더러운 수작일 뿐이다.

    구조개악

    사진=금속노동자

    ​기업주(자본가)들이 수백조 원의 유보금과 현금을 금고에 쌓아놓고 국내에 투자를 안해서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아버지 임금이 너무 높아서 자식들 취업이 어렵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앞세워 “아버지, 삼촌들 임금을 깍아서 자본가들 손에 쥐어줘야 자본가가 자식(청년)들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고, 그래야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저들의 임금피크제 도입 논리다.

    ​과연, 저들의 논리가 타당한가?​ 저들이 그리도 맹신하는 OECD조차 이러한 세대간 고용문제 대책에 대해서 ​1994년 OECD는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고령자들을 조기 퇴직시켜야 한다는 일자리 전략을 발표했다.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 청년층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논리였다. 청·장년층 일자리를 대체 관계로 본 것이다.

    하지만 OECD는 2005년 이 전략을 폐기하고 정반대 전략을 내세웠다. 고령자의 노동시장 장기 체류와 청년 실업은 무관하며 고령자 고용과 청년층 고용은 대체관계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자본가들이 국내에 신규투자를 통해 공장을 새로 짓거나, 늘려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거나, 정부가 주도해서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투자를 통한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청년실업 해소는 불가능하다.

    특히, 대한민국 고용의 90%를 감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서 중소기업의 임금과 기업복지, 근로조건이 대폭 개선될 때,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구직난”과 “청년실업”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중소기업과 대기업 노동자들의 “노동시장 2중구조”는 어떤가?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노동시장 구조가 개악된다면 정규직 노동자는 임금이 삭감되고, 해고가 훨씬 더 늘어나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게 “노동시장 2중구조 해결”인가? 이러한 구조개악의 결과는 정규직 노동자들 전체를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노동으로 “하향평준화”시킬 것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나 노동시장의 2중구조는 더 심화되는 결과에 도달할 것이다.

    94살 아버지를 휠체어에 앉혀서 일본까지 끌고가 동생과 그의 수하들을 짤라냈다는 형이나, 바로 이튿날 동생이 가신들을 끌어모아 94살 먹은 ‘창업주’ 아버지를 회장 자리에서 짤라버리는 살벌한 풍경, 그날 이후 대한민국 신문과 텔레비전 방송이 메인뉴스 첫 대가리 기사로 실황중계를 해대는 이 추악한 롯데그룹 자본가 집안의 “돈 싸움”을 지켜보면서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시는가?

    나는, ‘자본주의는 역시 돈이 주인이구나. 이 자본주의에서 아버지와 아들, 형님과 동생, 엄마와 아들들, 삼촌과 조카, 누나와 동생…. 가족도, 혈육도 내가 더 많은 돈과 권력을 갖기위해서 치워야 할 걸림돌, 또는 죽여야 할 그런 대상일 뿐이구나’

    이런 추악한 지본주의가 작동하는 대한민국 재벌들에게서 정치자금이나 받아먹으며 권력을 누리고, 권력세습으로 자라고 있는 그런 정치모리배들이 노동자의 권리는 철저히 죽이고 자본가의 이익을 무한 챙겨 주려는 수작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이다.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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