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저균 불법반입 두달째
    국방부, 미군 옹호와 묵인 일관
    "국민 생명 직결된 사건인데, 늑장 대응"
        2015년 07월 30일 0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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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발생한 오산기지 내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와 관련해 국방부는 “북한 때문”이라며 “우리도 탄저균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임자 처벌 없이 ‘북 위협론’만 내세우며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 반입을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주한미군의 불법을 묵인하고 옹호하는 국방부의 태도는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30일 오전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탄저균 백신이 왜 주한미군 내 미군에만 공급됐나’라는 질문에 “백신은 미군의 원칙이 일단 미군에만 맞힌다는 것”이라며 “탄저균 백신은 6번 맞아야 저항력이 생기는데, 미군의 규칙이 해외 모든 미군은 6번을 맞힌다는 게 원칙이다. 카투사를 비롯해서 외국군에는 맞히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인 것 같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주한미군의 실수로 탄저균이 국내에 불법 반입됐음에도 미군의 규칙을 우선시하며, 우리 정부가 탄저균 불법반입 사태에 대해 수동적이고 무능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의 박석진 활동가는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우리 군에서는 이 사건 관련해서 지금까지 입장이 ‘실무단 구성하고, 오산기지를 실사한다’ 정도”라며 “미국에 관해 요청한 것도 없고 여전히 미국의 조사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군에 백신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제한적으로 미군 병사들에게만 주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인정할 수 없는 거다. 우리 군인들도 똑같이 탄저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데 미군의 병사들에게만 투여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 반입에 대해 북한이 탄저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탄저균 백신을 외국군에 공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 불법 반입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탄저균을 배달해서 훈련하는 것은 다른 문제가 있다. 북한군이 탄저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북한이 유사시에 탄저균을 가지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해로움을…(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전 세계에서 탄저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은데 그 중에 한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이 탄저균을 전쟁 때 활용할 것이라고 (미군이) 알고 있는 거다. 그래서 (미군에서 )그런 훈련을 하고 있다”며 “북한 때문에 생긴 거다. 우리도 훈련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탄저

    방송화면

    이와 관련해서도 박석진 활동가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정말로 북한이 탄저균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한 정보가 없다는 거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설’을 가지고 추정한 것을 기정사실화해서 얘기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일부 웹사이트에서 북한의 탄저균 보유 의혹에 관한 것을 공개한 것을 소스로 국방부에서 이를 확실시하는데, 웹사이트를 확인해보니 신뢰성을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반박했다.

    또 하나는 북한에서 탄저균을 개발하고 보유하더라도 주한미군의 탄저균 불법반입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석진 활동가는 “북이 탄저균을 개발, 보유하더라도 이 쪽에서도 똑같이 만들어야 하나”라며 “생물무기금지협약은 그런 것과 관계없이 제조, 배양, 이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 협약은 생물무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한다는 것이 취지다. 그런 측면에서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은)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국제법상 생물무기금지협약과 국내에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 만든 생화학무기 거부안이 있음에도 국내 탄저균 반입이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한미 SOFA협정의 독소조항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주한미군 탄저균 불법반입은 SOFA 협정도 어긴 경우라는 목소리가 높다.

    박석진 활동가는 “이번 경우는 SOFA협정도 위반한 것”이라며 “한국 내 미군에 들어오는 군사화물에 대해선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SOFA협정의 전문을 보면 우선적으로 한국법을 준수한다고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국방부의 태도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데 아무런 대책을 해오지 않다가 사건이 발생한 지 20일이 넘어서야 실무단 만들겠다는 거고 그러고 나서도 한 달이 지났다”며 늑장대응을 비판했다.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한미 합동조사단을 만들지만 미국쪽 조사결과가 우리 조사결과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조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오산기지에 현장를 간다고 하는 것 또한 요식적인 행위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 국방부는 조사 의지도 없을 뿐더러 조사능력도 없다”며 “실무단에 양국 20명이 배치가 됐는데 이 중 생화학 관련 전문가는 한 명이다. 나머진 다 군인이다. 군사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내용적으론 전문적인 생물무기와 관련한 내용이지 않나. 조사단 구성에 있어서 민간전문가를 확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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