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집권좌파
    시리자 내 갈등 증폭
    유로존 탈퇴 등 '플랜B' 준비했었다
        2015년 07월 30일 11: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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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5일 긴축정책을 압도적으로(61%) 반대한 국민투표 결과, 트로이카 등 채권단의 압박과 공격에 사실상 채권단 요구를 수용한 7월 12일의 3차 구제금융 협상 합의안, 그리고 집권 시리자 내부의 이견들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그리스의 향후 전망는 여전히 유럽 내외에서 뜨거운 쟁점이다.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가 소속된 집권세력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 내에서도 국민투표 결과와 3차 구제금융 협상 합의에 대한 이견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으며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시리자가 운영하는 라디오 ‘스토 코키노’(Sto Kokkino) 방송과의 인터뷰(관련 기사)에서 그리스는 7월 12일 유로존 정상들과의 합의된 정책들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일정하게 그 합의문의 집행이 진행된 11월 경에는 그리스 부채에 대한 탕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투표 이전 6월 28일 그리스 채무 해법으로 부채탕감과 유럽국가들의 500억 유로 지원 등을 담고 있는 IMF ‘그리스 채무 지속가능성 DSA’ 보고서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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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kkino 라디오 방송의 화면

    한편 치프라스 총리는 같은 방송에서 현 정부의 노선에 반대하는 시리자 내 의원들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은 조기총선을 원하지 않지만 (시리자 내 반대파들의 존재로) 의회의 다수파를 형성하지 못하면 조기총선(9월)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대파들이 국민투표 결과를 교묘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는 “그리스 국민들은 나쁜 협상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그들은 유로존 탈퇴에 찬성 투표한 것은 아니다”고 다시 강조했다. 또 치프라스 총리는 정부를 이끌어가는 집권정당은 내부 이견을 없애고 하나로 통일된 노선을 정립해야 하며, 시리자 내부의 문제가 그리스의 전 국가적 문제로 비화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리자 내 주류와 ‘레프트플랫폼’ 등 반대파들의 태도와 갈등의 추이에 따라 시리자 조직의 분열과 조기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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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프라스 오른쪽이 라파자니스

    라파자니스(시리자 내 ‘레프트 플랫폼’ 대표)는 시리자 정치노선은 유로존에 잔류하는 것이지만,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서까지 유로존에 남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또한 그는 제3차 구제금융 협상은 시리자 당 노선에 위배되고, 7월 5일 국민투표 결과와도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현 치프라스 시리자 정부를 지지하냐는 질문에는, 트로이카와의 협상 <메모랜덤>에 반대하는 정부를 지지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러한 라파자니스의 발언은 7월 12일 ‘제 3차 구제금융’ 협상안 이후, 그리스 의회에서 그가 이끄는 ‘레프트 플랫폼’ 소속 시리자 의원들은 ‘협상안 실행안’에 대한 두 차례 표결에서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반대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시리자 대표자회의 또는 당원총투표

    시리자 내부의 토론 및 정치일정은 지난 28일 정치국(10명) 회의에 이어 30일 중앙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이어 8월 혹은 9월경 대표자회의(Congress: 당원 기간 2개월 이상이어야 대표자 자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짐)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표자회의의 성원에 대해서도 기존의 성원으로 할 것인지(레프트프랫폼), 새롭게 대표자를 선출할 것인지(치프라스측)를 둘러싸고 이견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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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자 정치국 회의 모습

    다만 중앙위원회에서 대표자회의가 아닌 당원 총투표 실시를 결정할 수도 있다. 당원 총투표가 되든, 대표자회의가 되든 3차 구제금융 합의안과 이후 전망을 둘러싸고 시리자 내부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자, ‘플랜B’ 준비했었다

    한편 그리스 국내외 언론에서는 시리자가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그렉시트(유로존 탈퇴)를 비밀리게 준비하고 검토했었다고 보도하여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전 재무장관이었던 최근 바루파키스의 증언에 따르면 2015년 1월 25일 총선 승리 이후 시리자 정부 치프라스 총리, 드라가사키스 부총리 등 핵심 인사들 5~6명으로 구성된 트로이카와의 ‘전쟁 내각’팀에서 유로를 대신할 화폐 등을 포함한 그렉시트, 즉 플랜 B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리자 정부는 이 플랜 B를 공식 노선으로 채택하지 않고 폐기했다고 바루파키스는 밝혔다.(관련 기사)

    바루파키스

    오른쪽이 바루파키스

    바루파키스가 밝힌 플랜 B는 우선 유로존 안에 ‘대체 은행 (parallel banking system)’을 설립하고, 유로 대신 IOU을 발급해서 밀린 연금과 공무원 임금을 지급하고, 극빈자에게 현금 지급을 하겠다는 것이다.

    바루파키스는 이를 위해 조세총국에 보관된 납세자 등록번호를 해킹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최근 신민당(ND)은 바루파키스 문제를 의회 위원회에서 대질 심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관련 기사)

    한편 유럽채권단 트로이카는 바루파키스가 주장한대로, 트로이카가 그리스 국세청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지난 7월 12일 유로그룹과 유럽 정상회의에서 통과된 ‘제3차 구제금융’ 협상안이 발표되기 전에, 시리자 정부의 국가채무 위기 해결책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된 바 있다.

    시리자 정부는 유럽채권단 협상과정에서 ‘부채 탕감 (hair-cut)을 목표로 한다. 특히 바루파키스는 지난 1월 25일 총선 승리 이전 논문들과 강연을 통해, 그리스는 유로존 안에 잔류하면서 ‘채무불이행 (디폴트)‘ 하는 게 국가 채무 위기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방안으로는 단기 국채 T-Bills 한도액을 1년 250억 유로로 증액해서, 기초재정흑자(PS) 기준을 맞추거나, 세 번째는 명목GDP 성장율과 단기국채 이자를 연계시켜, 성장율이 낮으면 이자를 갚지 않는 조항을 삽입해서 기초재정 흑자를 달성한다. 그리고 네 번째로는 2차세계대전 나치 전쟁범죄 배상, 3320억 유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번 바루파키스 인터뷰와 국세청 해킹 혐의에서 드러난 것은, 이러한 시리자 정부의 협상안들이 수용되지 않으면, 은행 국유화, 대체(parallel) 은행 체제 확립, 그리스 정부 자체에서 IOU 발행 (*유로 대체 화폐: 그렉시트 주장하는 라파비차스 등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음) 등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Metron Analysis이 24일 실시한 주요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시리자 33.6% 신민당 17,8%, 황금새벽당. 5.3%, 포타미 6.1%, 그리스 공산당 4.2%, 그리스 독립당 2.8%, 범 그리스 사회주의운동 3.6%, 민주사회주의자운동 1.3%, 중도연합 3,3%를 나타냈다. 이 여론조사의 지지도에 의하면 시리자는 단독으로 과반수를 넘을 수 있다.

    또 이 기관이 10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유로존 잔류가 84%, 유로존 탈퇴(그렉시트)가 12%로 나타났다.  시리자 지지자 중에서는 80%가 유로존 잔류, 16%가 유로론 탈퇴 지지를 나타냈고, 가장 강경한 유로존 탈퇴 입장을 나타내는 그리스 공산당 지지자 중에서도 유로존 잔류가 46% 탈퇴가 33%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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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이 유로존 잔류, 핑크색이 유로존 탈퇴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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