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해고무효 항소심, 기각
    2015년 07월 24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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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11년째 해고무효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흥국생명 노동자들의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 24일 항소를 기각했다. 흥국생명 해고노동자들은 정부여당에서 하반기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힌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근거를 마련하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노조 말살과 비정규직 확대를 위해 정리해고를 악용한 대표적 사례로 여겨진다. 지난 2004년 12월 흥국생명은 미래경영상 위기에 대비한 경영상 해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무려 217명의 노동자를 강제 퇴직시켰고 2005년 1월에도 같은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노조위원장과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해고였다.

흥국생명은 2004년 2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전년대비 47.8%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을 정리해고의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회사의 주장과 달리, 금융감독원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흥국생명 경영실태 평가자료’를 통해 지급여력이나 자산건전성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 수익성과 유동성에서도 2등급을 평가한 바 있다.

흥국생명 해고노동자들은 흥국생명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비정규직 확대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측의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고자들은 14일 보도자료에서도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정규직 인원을 감축한 후 계약직 등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방법으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지시한 것이고, 이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 노조를 말살하기 위하여 자행한 것”이라며 “실제로 재벌 오너가 직접 개입하여 정리해고를 진두지휘했던 사실과 회사자금을 횡령하여 사실상 회계를 조작 하거나 해고회피 노력으로 가장하기 위해 아웃소싱한 회사가 사실은 자녀에게 편법 상속을 위해 일감을 몰아준 회사라는 것이 이호진 前회장 비자금 및 횡령사건 재판에서 밝혀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 해복투는 이번 서울고법의 판결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중 일반해고 요건 완화의 근거를 마련한 판결”이라고 질타했다.

흥국해복투 이형철 의장은 24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흥국생명이 미래 경영상 이유를 들었지만 당시 당기순이익이 900억 가까웠다. 해고 이후에도 흥국생명은 땅도 사고 정말 할 건 다했는데 어떻게 그걸 보고도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할 수 있나”라며 “제대로 된 법 공부를 한건 지 의심이 들 정도다. 법원의 재판 양태도 그러거니와 소양도 다시 쌓아야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정리해고”였다면서 “현재 상태가 긴박한 위기에 있지 않아도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얼마든지 해고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실제로 노조를 열심히 하거나 그런 사람들을 자르기 위해 미래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해복투는 이번 판결을 놓고 향후 투쟁 방침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의장은 “다 해봤지만 결국은 투쟁으로밖에는 돌파가 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고등법원의 기발한 판결로 인해 이제 정리해고가 가능한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는 ‘당장 절벽 앞에 서게 된 상황’이 아니라 ‘저 멀리 낭떠러지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면서 “고등법원의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창조성’ 넘치는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릴 수도 있는 법원의 판결을 막기 위해 사법부를 정리해고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싶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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