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제인 사면 추진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노회찬 "사회정의 위해 조폭 사면하는 것과 같아"
    2015년 07월 14일 04: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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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 방침을 밝히면서 일부 기업 총수와 전 정권 의 부패 인사가 사면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국내외의 종합적인 상황으로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자 재벌 대기업 총수의 사면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경제를 위해 기업 총수를 사면하는 것이 사회정의를 위해 조직폭력배를 사면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14일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사면 대상으로 경제인 중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LIG 넥스원 전 부회장, 집행유예 기간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인으로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신재민 박영준 전 차관 등 전 정권 인사들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그래서 그간 정재계의 중대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극도로 경계해왔던 박 대통령이 갑자기 특사 지시를 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선 최근 벌어진 당청 간 갈등과 지지율 하락세를 회복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계형 사면을 대량으로 허용하고 소수 기업 총수와 전 정권에서 부정부패 인사를 끼워 넣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전경련 등 경제인 단체도 박 대통령의 사면 지시에 대해 기대를 품고 있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특별사면이라는 것을 하겠다고 하시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기업현장을 떠나계시는 분들한테 다시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대통령이)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 이루기 위해서라는 원칙을 말씀을 하셨는데 국가발전이라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활성화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회찬 전 대표는 이 매체에서 “(수감 중인) 기업인들을 보면 대체로 개인적 실수로 들어간 것이 아니고 경제사범, 특히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대상이 대부분”이라며 “가중처벌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죄질이 무거워서 법률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풀어줄 때도 쉽게 풀어줘서는 안 된다. 이런 분들을 안 풀어준다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제인에 대한 사면권 행사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경제인 사면으로 내수진작과 수출활성화로 낙수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재계의 주장에 대해 노 전 대표는 “근거를 대야 한다. 수백억의 회사자금을 횡령해서 회사 이미지와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람을 풀어주는 건 경제논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벌 총수가 수감돼 있어 중요한 투자계획에 대한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그 사람(범죄를 저지른 경제인)을 의사결정에서 빼버렸어야 한다”며 “아무리 오너라고 하지만 회사를 속이고 회사 돈을 빼돌려서 회사에 엄청난 타격을 준 사람을 의사결정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례를 찾기 힘든, 대단히 잘못된 예”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런 사람을 의사결정 과정에 빼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법원의 판결 정의도 무시하는 행위”라고 재차 비판했다.

사면대상에서 기업인을 제외하는 것도 불평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 앞에 만인이 평등을 해야 한다. 일반인 같은 경우도 주로 생계형 사범이나 풀어주지 강력범죄는 안 풀어준다. 그렇다면 경제사범도 마찬가지다. 강력범죄는 안 풀어주는 게 형평에 맞는 것”이라며 “대기업 총수라는 이유로 횡령의 액수가 큰 사람은 풀어주고, 일반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이유로 소액의 횡령은 특사대상에서 제외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표는 “대기업 총수를 풀어주면 경제가 더 안정되고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한다면, 지금 힘들게 살아가는 가정의 가장들이 구속된 예가 얼마나 많나. 그 사람들을 풀어주면 가정 경제가 좋아질 텐데 그런 논리로 사람들을 다 풀어주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사면 대상에 대해 “서민 생계형 그런 분들에게 광복절 특사를 주는 게 맞지, 지금 구속되어서도 1년에 300억씩 연봉을 받고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도 뉘우치지 않는 사람들을 풀어주는 데 광복 70주년이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면

구치소 모습(방송화면)

야당들, 국면 전환용 경제인 사면에 반대

야당들도 박 대통령의 ‘경제인 사면권 행사 제한’ 대선 공약을 언급하며 기업 특혜 사면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말씀하신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먼 전 정권 봐주기 사면으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공약했었다는 점에서 사회의 지탄을 받는 기업인에 대한 특혜 사면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문정은 대변인 또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대통합을 운운하는 청와대의 국면 전환용 카드로 특별사면이 활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변인은 “이번 특별사면은 최근 새누리당의 내분으로 인한 국민 소통 부재와 하락하는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하는 국면 전환용이 틀림없다”며 “광복70주년을 기회 삼아 서민 생계형 사면을 대량으로 승인할 것이 예상되고, 소수의 재벌기업인과 전 정권의 부패 인사 등을 끼워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경제 활성화를 미끼로 특별사면 된 수많은 재벌기업인들이 지금과 같은 경제 난국에서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중요시하는 대통령인 만큼 박 대통령은 스스로가 가진 경제인. 기업인에 사면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 철학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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