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합의
유로존 국가의 정상들, 16시간 회의 끝에 합의
    2015년 07월 13일 04: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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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19개국)의 정상들은 12일(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16시간 동안 진행된 마라톤 협상 끝에 13일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것에 만창일치로 합의했다고 유럽연합 정상회의 투스크 의장이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구제금융 협약이 “진지한 개혁”과 “금융 지원”과 함게 그리스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들의 합의에 따라 유로그룹(유로존 국가들의 재무장관 협의체)은 그리스에 대한 유럽재정안정화기금(ESM)의 금융지원 방안을 위해 긴급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유럽위원회의 집행위원장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그리스는 수요일까지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안을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주요 유로존 국가들의 국회도 이 합의안을 승인해야 한다.

합의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명료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리스에 상당한 내핍과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안인 것을 분명해 보인다.

사실상 그리스의 치프라스 정부는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을 지원 받는 대가로 채권단이 요구한 강도 높은 개혁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전 협상에서 금지선으로 설정했던 연금과 민영화, 노동관계와 부가가치세의 4대 부문의 쟁점에서도 채권단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수요일 이전에 예정된 그리스 국회에서의 합의안 승인과정은 그리스 내 정치지형의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집권 시리자 내부의 좌파경향의 의원들은 이 합의안에 강하게 반발할 것이 확실하며, 오히려 신민주당(ND)과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 등 이전 집권세력들은 찬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시리자 내 좌파들이 탈당하거나 이탈할 경우 시리자(149석)와 독립당(13석) 연정의 과반 의석(150석)이 무너지고, 이는 조기총선이나 새로운 연정의 구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리자 내 좌파경향 의원들은 30~40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스

방송화면

그리스와 채권단의 보름간의 롤러코스터

그리스는 6월말 채권단의 긴축정책 강요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히며 국민투표를 통해 수용 여부를 거치겠다고 밝혀 파란을 일으켰다. 격렬한 찬반 논쟁 끝에 그리스 국민들은 7월 5일 국민투표를 통해 긴축정책에 대한 ‘반대’를 61%의 다수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채권단의 긴축 강요에 대한 그리스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겉으로는 밝혔지만 채권단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은행과 국가경제 파산 등을 압박하며 그리스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리스는 자본 통제와 은행영업 중단, 예금인출 제한 등을 통해 내핍을 견뎌왔다. 하지만 그리스 민중들의 고통은 더욱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에 그리스의 좌파 시리자 정부는 9일 사실상 채권단의 긴축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새로운 협상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일부 시리자의 성원들과 좌파진영에서는 사실상의 투항과 굴복이라고 반발했지만 그리스 국회는 300명 정원에 251명이 찬성하여 치프라스 총리의 새 협상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또 끝나지 않았다. 채권단 요구에 대한 그리스의 전폭적 수용안에 대해 최대 채권국인 독일와 이에 동조하는 일부 국가들이 또다시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12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에서 독일의 쇼이블레 재무장관 등은 그리스를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강경 태도를 고수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실상 그리스의 경제주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12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국가들의 정상들이 긴급 회의를 진행했으면 그리스에 강경한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그렉시트를 막아야 한다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렌치 총리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16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가까스레 3차 구제금융에 극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타결로 그리스와 유럽의 경제위기가 해결되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유로라는 화폐통합의 구조적 문제점, 긴축정책의 한계와 문제점들, 독일의 패권에 대한 견제, 이민문제와 규제의 문제들, 극우파 정치세력들의 급성장, 그리스와 유사한 경제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스페인 등의 문제들, 남유럽과 북유럽, 동유럽의 이해관계의 차이 등 수많은 유럽의 난제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수면 위로 다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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