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기사 노동현실,
    무임금 노동에 시달려
        2015년 07월 06일 12:12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 포털사이트에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무임금 노동에 시달린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이 올라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택배기사는 배송 수수료로 임금을 받는데 최소 4시간에서 6시간까지 이어지는 물품 분류 작업에 대해선 회사 측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의 확대로 택배업은 매년 엄청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반면 택배기사들이 받는 배송수수료는 오히려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 전국택배기사 일동’의 대국민 호소문을 직접 작성한 택배기사 유성욱 씨는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분류작업을 새벽 6시부터 보통 12시까지 진행한다. 원래 이 일은 택배 회사에 직접 고용된 직원 시절부터 시작이 됐는데 1997년 IMF 때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개인 사업자로 만들고 일은 똑같이 진행하면서 관행대로 굳어진 것”이라며 “그때 당시에는 분류작업이 길어야 1, 2시간 내외였는데 지금은 택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량도 엄청 늘어났고 그에 비례해 작업시간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물품 1개당 배송 수수료를 임금을 받는 택배기사 입장에선 분류작업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그만큼 배송 시간도 줄어드는 셈이다. 더군다나 하루 6시간씩 하는 분류작업에 대해선 회사 측이 어떤 임금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배송수수료는 당초 1000원에서 매해 인하돼 현재는 680원 수준이다.

    유 씨는 “배송을 많이 해야 수입이 늘어나는데 배송할 시간에 물류작업이 더 길어지고 그로 인해서 배송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물량이 늘어난 효과를 저희들이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택배업이 그동안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을 하고 택배회사는 자산규모 대비 10배 이상 성장을 했는데, 그간 택배수수료는 1000원에서 해마다 조금씩 인하해서 현재는 1개당 수수료가 680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택배 분류

    택배 물품 분류하는 모습(방송화면)

    반품 수거 업무에 따르는 금전적 패널티도 문제 제기됐다. 택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품 파손 등에 대해 책임을 온전히 택배기사에만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유 씨는 “배송 업무가 주인 택배회사인데 회사 측 요구로 반품수거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수거 과정에서 회사 측 실수도 있을 거고 고객분 실수도 있다. 또한 택배기사들 실수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의 책임을 택배기사에게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1개당 수수료가 700원에 불과한데 책임지는 금액은 20만원, 30만원이 되니까 부당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4시간에서 16시간이고 토요일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근무한다. 이렇게 고강도 노동으로 하고 이들이 손에 쥐는 돈은 300만 원이 조금 넘지만 여기에서 영업소장이 일정 금액을 가져가면 3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경우가 숱하다.

    유 씨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분류작업은 오전 7시부터 시작해 대개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분류작업이 이어진다. 배달 업무는 가장 많은 분들이 보통 9시 정도 끝나고 늦게 끝나는 분들은 10시까지도 한다. 하루 평균 14시간 내지 16시간을 일한다”며 “그리고 월수입은 대략 월 300만원이 조금 넘는데 저희들은 회사 2차 계약자로 중간에 영업소장이 일정 부분 더 떼어가서 현재는 훨씬 더 그 이하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들은 개인 사업자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쓰이는 차량구입부터 차량유지, 운송장, 테이프, 심지어 볼펜까지 전부 저희들 자비로 구입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강도 육체노동에 시달리기 때문에 가정을 살필 기력도 없고 주말까지 이어지는 근무로 인해 삶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 씨는 “저녁 10시에도 끝나도 집에 가서 전산업무를 또 봐야 한다. 그러면 보통 11시가 넘고 너무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잠들어버리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가정을 돌볼 수 있는 힘이나 시간이 없다”며 “동료기사들하고 많은 얘기를 해봐도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서 모두가 다 공감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언제나 영업소장 말 한마디에 내쫓기는 해고위험을 동시에 받고 있기 때문에 옳지 못하고 부당한 일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울산 종사자들도 파업을 오늘로 30일째 하고 있는데 회사는 전혀 저희들을 인정하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소문을 올린 직원에 대한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말에 그는 “옳고 정당함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탄압이나 불이익도 감수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