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
    노조들, 부당개입에 "공동투쟁"
    경영인사권 침해 운운하며 사측 입장 대변하는 정부
        2015년 06월 30일 03: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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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 대상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의 노동조합들이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한 ‘매출액 상위 30개 대기업 단체협약 실태 분석’ 자료에 대해 자료 왜곡은 물론 노사자치를 훼손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며 공동투쟁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주도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선 허위사실 유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한국지엠지부·현대제철지회와 공공운수노조 정보통신노조, 사무금융연맹 NH농협중앙회노조·현대해상노조, 대우조선노조, 현대중공업노조 등은 30일 오후 1시 30분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전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6월 25일 주요 대기업 단체협약 내용 중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조항’과 인사·경영권에 대한 노조 동의(합의) 조항이 있는 곳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배포한 자료에서 “조합원 자녀 등의 우선채용 규정이 있는 곳이 11개소(36.7%), 인사‧경영권에 대한 노조 동의(합의) 조항이 있는 곳이 14개소(4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와 같이 법에 위배되거나, 과도하게 인사·경영권을 제한하는 단체협약에 대해 금년 8월말까지 노사가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위법한 조항(우선채용, 유일교섭단체 규정)을 개선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노동계는 내용의 왜곡은 물론 그 의도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결과 발표 자료를 한 시기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6월말부터 본격화되는데, 이에 앞서 시정명령 예고를 해 노사 간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 아니냐는 것이다.

    노사정위 무산과 노동계의 반발로 추진이 중단된 임금피크제 강제 도입, 일반해고제 확대,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등을 주요 현장에서부터 관철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사 간 자율적으로 맺는 단체협약에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사실상 단체협약에 개입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단협

    노동부의 시정명령에 공동대응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유하라)

    자료의 내용 면에서도 정부는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조항을 불법·위법적인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인사‧경영권 침해로 여긴 조항은 배치 전환 등 인사이동‧징계‧교육훈련, 정리해고‧희망퇴직, 기업양도‧양수‧합병‧매각 등 조직변동, 하도급 시에 노조의 동의(합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조항’에 대해 정부는 30개 사업장 중 11개소에 이 같은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서도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조항은 일부 사업장에서 2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문구만 남아있을 뿐, 현재로썬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조항을 노사가 만들었을 당시에는 산업재해 사망으로 인한 유가족 특별 채용 목적 혹은 채용 인력이 부족한 회사가 먼저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민주노총은 각 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현재에는 조합원 자녀 특별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장은 없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정명령 대상 사업장 일부는 이기권 장관을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김욱동 부위원장은 회견에서 “노동부가 발표한 단체협약 실태분석과 관련해서 유감”이라며 “억지주장이고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기 때문에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조합원이 회사로부터 조합원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특별 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 고용세습이라는 말을 통해 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는 데 강력한 항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인사경영권 침해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단체협약 조항을 보면 인사경영권 침해가 아니라 부당노동행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용과 연관된 공장 이전, 사업장 이전에 대해선 단협에서 노조는 사측과 합의할 수 있다. 이것을 인사 침해라는 말로 노사 자치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현장으로부터 관철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본다”며 “민주노총은 강력한 항의를 표명하고 이기권 노동부 장관을 허위사실 유포죄, 직권 남용죄로 고소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단협 시정명령 대상 사업장은 공동투쟁 방침을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현대자동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올해 현대차가 단협을 체결하고 나면 내년에 있을 절대 다수의 대한민국 사업자들이 모델로서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나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우선채용 문제 등을 두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지고, 대기업 사업장 뿐 아니라 모든 사업장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대응방향이 설정되면 함께 복무할 것이다. 자본이나 정권이 이렇게 노동을 탄압한 것에 대해 묵과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해서 단협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정보통신노조 정춘홍 위원장은 “정부는 노사 간 분란을 야기하고 대공장 노조를 사악한 집단처럼 매도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노총 주도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 투쟁을 하겠다는 의견을 모았고, 저희 노조도 기본적인 방향에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사업장에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이 단협에 들어간 것이 무려 25년이 넘었다. 저도 이 내용에 대해 잘 몰랐다”며 “최근에 확인했더니 노사 간 필요에 의해서 직원이 사망한 경우, 유가족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서 그런 내용이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25년씩이나 문제 없이 유지된 게, 이 시점에 와서 문제가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이런 내용은 노사 간에 기본적인 원칙인 노사 자치와 노사 자율의 원칙을 정부가 깨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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