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댐' 이야기
    [다른 삶 다른 생각] 생명의 터전
        2015년 06월 23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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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이야기

    이야기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12월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 정부확정안’의 지리산 댐 기본계획은 총저수용량 121.4백만㎥, 홍수조절용량 5.7백만㎥으로 실상사는 비수몰되고 진입교량은 수몰된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불교계와 전국적인 반대 움직임에 부닥쳐, 결국 2001년 12월 정부 ‘댐 건설장기계획’ 수립에서 지리산 댐는 후보지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명칭/ 부산 경남지역 식수댐 (1999년 발표)
    위치/ 경남 함양군 휴천면 용유담
    댐높이/ 107m 댐길이/ 417m 총저수량/ 1억2천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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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이후 3년간 3차례에 걸쳐 당시 천사령 함양군수가 주민숙원사업으로 지리산 댐 건설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지리산 댐 건설 논란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중앙하천심의위원회에서 ‘댐 건설장기계획 변경(안)’을 확정 및 고시했고, 지리산 댐은 신규 후보지 3개소 중 하나로 명시되어 지리산 댐 문제가 다시 구체화되었습니다.

    2008년 이후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상수도 민영화’라는 계획에 맞추어 ‘낙동강 취수원 대이동’ 계획이 시작되고, 이는 결국 낙동강은 포기하고 부산경남 식수는 남강 댐과 지리산 댐을 건설하여 취수하겠다는 계획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2011년 국토해양부와 KDI는 ‘남강댐사업 타당성조사’를 실시한 결과, ‘용수확보용 지리산 댐’의 경우, 총사업비 1조6,597억원으로 검토결과 비용편익비율(B/C)=0.688으로 나와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명 났습니다.

    그러자, 국토부와 KDI에서는 ‘용수확보용 지리산 댐’을 급히 ‘홍수조절용 지리산댐’으로 바꾸어 예비타당성 조사와 지리산댐 건설이 무산되는 것을 막으려 했습니다.

    명칭/ 임천수계댐(2010년 발표)
    위치/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댐높이/ 103m 댐길이/ 400m 총저수량/ 9천700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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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2월 국토부는 ‘댐 건설 장기계획’을 발표하여, 14개 댐 건설 후보지를 제시하고 지리산 댐 건설을 장기계획에 포함시키게 됩니다.

    명칭/ 문정 홍수조절댐(2012년 발표)
    위치/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용유담 하류 3.2km지점)
    댐높이/ 141m 댐길이/ 869m 총저수량/ 1억7,000만톤

    이후 국토부는 2013년 6월에 마련한 ‘댐 사업절차 개선방안’에 따라 모든 댐 계획에 대해 순차적으로 사전검토협의회의 검토와 지역의견 수렴을 거쳐 타당성조사 등 후속절차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발표하고, 2014년 7월부터 지리산 댐 관련 ‘사전검토협의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칭/ 문정 홍수조절댐(2014년 발표, 용유담 보존을 위해 비담수형 홍수조절전용댐)
    위치/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댐높이/ 107m 댐길이/ 735m 총저수량/ 6천7백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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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이야기

    지리산에 홍수조절댐이 필요한가?

    남강 유역은 소양강 댐에 버금가게 넓고 남강 댐 역시 집수면적이 넓고 접시형으로 되어 있고, 지리산 댐 예정지는 이 남강 유역의 최상류입니다. 따라서 지리산 댐으로 인한 남강 댐의 홍수조절 효과는 5%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미미하며, 낙동강 본류로 따져본다면 홍수조절효과는 0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 댐이 산청, 진주 등 남강수계 바로 아래지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바꿔 말해도 맞지 않습니다. 이미 지리산 댐 하류인 산청군은 320억 정도의 공사비를 들여 홍수피해지역이었던 생초지역 강폭을 두 배로 넓히고 수많은 제방보강 공사 등을 완료했습니다.

    오히려, 지리산 댐이 들어설 예정지인 함양군 휴천면과 그 상류인 마천면, 남원시 산내면은 지리산의 여러 계곡에서 물이 흘러들어오는 급경사 지역이며, 댐이 건설되면 산사태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위험이 가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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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댐만이 부산 경남지역의 식수를 해결할 수 있는가?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을 하면서 하구둑과 하도 준설을 통해 낙동강에서만 10억톤의 물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2011년이면 낙동강 수질이 상당히 개선된다고 호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 풍부한 낙동강 물을 두고 남강 댐과 지리산 댐에 목을 매는가? 이는 정부 스스로 ‘낙동강 살리기는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지금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부산 경남지역의 먹는 물 확보에 대한 보다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며, 그것은 낙동강 상수원 보전과 수질개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상수원 이동을 꾀하기 전에 그 비용으로 수질개선 및 지방상수도 개선 투자에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효율성도 높습니다. 실제로 ‘2007년 상수도 통계’를 보면, 2007년에만 부산, 대구광역시와 경상남북도에서 급수 중 잃어버린 수돗물만 2억 4천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물만 이용할 수 있어도 지리산 댐 4개를 대체할 수 있으며, 또한 장기적으로도 수자원 절약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누수율이 높은 경상남북도의 누수율을 10% 정도 낮추기 위한 투자 예산은 대략 1조 원 정도로 추정되며, 누수율 10% 하락 시 매년 7천 만 톤 가량의 물이 절약됩니다.

    최선의 방법은 낙동강 수질관리정책으로 부산경남의 안정적인 먹는 물을 확보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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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의 이야기

    지리산은 1967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이 되었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 하동, 산청, 함양, 전북 남원, 전남 구례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읍면에 걸쳐 있으며, 총면적은 483.022㎢입니다.

    지리산엔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천왕봉 (1915m)을 비롯하여 제석봉, 반야봉, 노고단 등 10여개의 고산준봉이 줄지어 있고, 뱀사골계곡, 칠선계곡, 대원사계곡, 피아골계곡, 구룡폭포, 불일폭포 등 뛰어난 계곡과 폭포가 있으며, 화엄사, 쌍계사, 연곡사, 대원사, 실상사 등 대사찰을 비롯한 수많은 암자와 문화재가 있습니다.

    지리산에는 한반도 식물종의 약 30%가 살고 있습니다.

    식생은 137과 536속 1,369종이며, 이 중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은 32과 56종입니다.

    야생동물은 포유류 16과 46종, 조류 111종, 어류 30종, 양서류 2목 5과 11종, 파충류 2목 5과 16종, 곤충 23목 271과 2,697종이 살고 있습니다. 동물 중 희귀 및 멸종 위기 동물로는 포유류는 11종, 조류는 16종, 어류는 1종, 파충류는 8종, 양서류는 6종, 곤충류는 15종이 있습니다.

    지리산은 모든 생명의 터전입니다.

    필자소개
    대구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지금은 지리산에 살고 있는 초보 농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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