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만 있으라"?
[만평]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나라
    2015년 06월 18일 03: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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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메르스 확산 사태는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이 아무 것도 바뀐 게 없음을 극적으로, 아니 비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던 국민들은 그래도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깊은 연대감이라도 표시했지만 메르스 사태는 공포와 불신을 확산시켜 시민적 연대마저 초토화시킨 것이 다른 것이라면 다른 것이다.

이번에도 사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고를 더 큰 참사로 키우는 것이 문제였다. 여기서도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는 국가의 고압적인 명령이 떨어졌다. 무능과 무책임으로 똘똘 뭉친 정부가 메르스보다는 괴담을 잡기에 혈안이 되었고, 병원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구멍 뚫린 국가 방역시스템을 수리하려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오히려 범죄자 취급을 했고, 메르스 잠복기간이 최장 18일이나 된다는 것이 밝혀진 순간에도 14일이라는 기준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몽니를 부렸으며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새로운 전파 경로가 드러났음에도 “아몰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요즘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헐!’에서 한걸음 더 나가 헬(hell)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창우

필자소개
이창우
레디앙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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