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최고!!"
    청와대의 황당 브리핑
    정의당 "지금 국민들 놀리는건가"
        2015년 06월 15일 03:22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관광객 급감으로 손님이 끊긴 동대문 상점가를 14일 방문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황당 브리핑’이 눈총을 받고 있다. 상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민생 현장 방문이었음에도 박 대통령의 인기를 구구절절 묘사하기에 바쁜 내용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실상 폭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형식적 방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방문한 밀리오레에는 주말을 맞아 쇼핑에 나선 시민들이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놀라며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고, ‘진짜 박근혜 대통령 맞아? 대박!!’, ‘대통령 파이팅,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몰려드는 탓에 근접 경호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경호에 애를 먹기도…”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또 “시민들은 대통령이 움직이는 곳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응원을 해 주었으며, 많은 시민들은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는 대통령을 직접 보기 위해 기다렸다”며 “시민들은 연신 휴대전화 셔터를 눌러대며 촬영을 했고,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대통령을 보여주기 위해 안거나 목마를 태우기도 했다. 사진 촬영에 성공한 사람들은 기뻐하기도…”라며 박 대통령의 인기를 실감나게 전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는 이어 “상인들은 ‘더운데 우리들을 도와주시려고 일요일인데도 나와 주셨네요. 대통령 최고!!’, ‘다른 바쁜 일도 많으실 텐데 여기까지 와 주셔서 고맙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너무 없어 어렵다’, ‘너무 어려운데, 대통령님이 잘 해결해 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며 상인으로부터 선물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박 동대문

    청와대의 보도자료용 대통령 동대문시장 방문 사진

    아울러 민 대변인은 “건물을 나오는 길에 도로 맞은편에 운집해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고, 일부는 환호와 함께 손을 흔들기도. 이를 본 대통령이 차에 바로 타지 않고, 길을 건너 기다리던 시민들과 반갑게 악수했다”며 “길을 건너면서 2층 카페에 있던 젊은 여성들이 손을 흔들자 잠깐 발길을 멈추고 웃는 얼굴로 일일이 손을 흔들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점가를 방문한 것을 전하는 브리핑이 박 대통령에 대한 인기 수준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온통 도배돼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브리핑과는 달리 메르스 사태로 인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 전에 비해 10%p 이상 폭락하고 있고 그 여파로 새누리당의 지지율까지 3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청와대가 ‘현실회피’, ‘여론 호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동대문 상가 일대를 돌면서 상인들에게 격려를 건넸다고 한다. 아직도 제 역할이 뭔지 파악 못하는 대통령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돌아다녔다고 자화자찬”이라며 “메르스 사태는 여전히 남의 일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자기들만 살자고 열탐지기 설치했던 일이 엊그제다. 청와대의 브리핑 내용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운데 우리들을 도와주시려고 일요일인데도 나와 주셨네요. 대통령 최고!’ 같은 멘트로 내용을 가득 채웠다”며 “지금이 이 따위로 대통령 찬양이나 할 때인가. 국민들 약 올리려고 작정한건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길 바란다. 아울러 아직도 괴담 타령하면서 애꿎은 국민 잡겠다는 한심한 이들도 좀 어떻게 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렇듯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나. 무능도 정도껏 보여줘야 한다”며 “그나마 충고와 질타라도 들을 수 있을 때가 차라리 다행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