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없어져야 할 세 가지,
    메르스, 무능한 정부, 오만한 삼성병원"
    병원 내 비정규, 파견 노동자 대한 지원과 관리 부재
        2015년 06월 15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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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이송요원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137번째 환자가 증상이 발생한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어떤 통제도 없이 9일간 근무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 내 비정규직 파견업체 노동자에 대한 관리 소홀과 정부·지자체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은 1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삼성서울병원은 그동안 의료진과 직원에 대한 관리는 했다고 밝히기는 했는데, 파견업체 직원이나 용역 직원에 대해서는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희들이 추가조사 하면서 삼성서울병원 측에 물어봤을 때 비정규직에 대한 관리도 소홀히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기획관은 “삼성서울병원에 문제로 지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환자 이송요원이 환자와 밀접접촉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경각심을 먼저 가졌어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서울병원은 그런 점에서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던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이 관련 자료제공에 있어서도 상당히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도 있다. 김 기획관은 “응급실 이용환자의 명단을 받았지만 명단 안에 전화번호는 없는, 이런 식”이라며 “신속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4번 환자로 인해서 약 7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을 했는데, 아직 그분들의 절반 정도도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환자에 대한 정보는 다 갖고 있지만 그 환자가 어떤 사람을 접촉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저희가 절반에 대한 것도 받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자료가 충실하지 않았고 신속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137번 환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삼성서울병원은 미리 파악을 했을 텐데 그런 점에 대해서 서울시와 논의하고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도 굉장히 크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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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태 “박원순 칭찬 받아 마땅하다”

    여당 내에선 삼성서울병원에 법적 책임까지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응에 유감을 표한 정부를 두고 메르스 사태와 관련, ‘실패한 정부’라는 날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항간에 떠도는 말 중에서 이번 사태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참으로 독한 메르스, 두 번째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부, 셋째 오만하기 그지없는 삼성병원”이라며 “일을 수습하는 게 가장 최우선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는 안 되겠지만 나중에 반드시 이 대응체계에 서 있었던 모든 사람들을 조사해서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낱낱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삼성병원이 어디입니까?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 아니겠습니까? 최고의 병원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자기네를 믿고 맡겨주시면 잘 통제하겠다. 그리고 현재로써는 큰 문제없다’고 해서 철석같이 믿었다”며 “게다가 그 내용도 불가항력적인 내용이 아니고 삼성병원이 오만해서 제대로 일을 안 한 거다. 이건 명백한 잘못이다. 아마 전염병 방역에 관한 법률이 있을 거다. 만약에 이 문제가 삼성병원에서 도의적 책임, 의료 책임, 물질적 책임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반드시 법적 책임도 물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초동 대응 미흡에 대해 지적하며 “청와대라는 곳은 범정부를 총괄하는, 일종의 정책을 조정, 조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현 상황이 국무총리가 부재한 상황 아닙니까? 그럼 청와대가 당연히 나서서 더 일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설령 이 일까지 챙기지 않는다 손치더라도 비서실장, 청와대 정책실에도 여러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이 문제를 챙겼어야 하는데 아쉽다. 아무리 국무총리가 부재하더라도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 했다는 건 참으로 정말 유감스럽고 통탄스럽다고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과잉대응이 불안을 키웠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박원순 시장의 문제제기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 특히 지자체가 포함돼서 완벽하게 혼연일체의 대응체계가 구성된 점, 박원순 시장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나 우리 지역의 메디힐병원 같은 경우에 코호트 격리, 코호트 격리라는 건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결정이다. 왜냐하면 (환자와 보호자의 출입 차단 등 병원에 대한) 최고 수준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결정함으로써 사실 양천구가 전반적인 위기대응 수준이 높아졌다. 시민들도 경각심을 갖고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 과소조치가 문제이지 과잉조치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박원순 시장은 잘 했다”며 박 시장의 대응에 유감을 표한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의사단체인 의료혁신투쟁위원회에서 박 시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나름대로 충분히 그 당시에 믿을 만한 정황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 저는 법적 조치를 한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자료를 서울시가 발표했다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서울시가 독자적 판단을 한 것인데,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잘 밝혀봐야 될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번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 그래서 그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의 일치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박원순 시장은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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