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 탈석탄, 탈집중의
    대안 전력계획을 요구한다.
    [에정칼럼] 대안시나리오 발표토론회 다녀와서
        2015년 06월 11일 04: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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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8일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발표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을 줄이고 원전, 신재생 등 친환경전원 비중 늘려”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와 함께 이 계획안을 공개하였고 6월 18일로 예정된 공청회를 거쳐 6월 말 전력정책심의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향후 15년간 필요한 전력량과 이를 어떻게 공급할지를 정하는 이 계획의 파급력은 굉장히 크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로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한 곳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내에 지역주민, 시민사회,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이 계획에 충분히 반영될지 의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전력계획안 발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6월 10일 오전 녹색당과 에너지정의행동의 공동주최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안시나리오 발표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정부의 7차 전력계획안을 검토하고 대안적 전력 시나리오를 함께 구상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7차 전력계획

    이번 토론회에서 지적된 7차 전력계획안을 둘러싼 쟁점들을 정리해보자면, 첫째, 과연 보도 자료의 제목으로 내세운 것처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7차 전력계획안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 4기 – 영흥 7, 8호기와 동부 하슬라 1, 2호기 총 3,640MW – 의 건설 계획을 철회하였다. 그러나 계획안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 4기의 발전소들은 건설이 계획되어 있던 석탄화력발전소 중 연료, 송전설비 문제로 허가받지 못했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다.

    다시 말해 영흥 7, 8호기의 경우 수도권 고체연료 사용제한 때문에 환경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으며 동부하슬라 1, 2호기의 경우에는 송전선로를 추가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부가 포기한 것인데, 이를 마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4기의 석탄화력발전소라도 줄이면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으나, 7차 계획안에 따르면 석탄화력설비 비중은 2029년까지 현재 28.2%에서 32.2%로 늘어나며 현재 건설 중이고 건설이 계획된 석탄 화력발전소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을 위해 석탄을 줄인다는 주장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은 핵발전소(원전)에 대한 것이다. 산업부는 건설이 취소된 4기의 석탄화력발전소 대신 ‘전력수급 안정’과 ‘이산화탄소 발생 감축’을 위해 원전 2기(총 3,000MW)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후보지로는 삼척 또는 영덕이 거론되어 왔는데, 2018년에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7차 계획안에는 건설계획만 있을 뿐 노후 핵발전소 폐기계획은 포함되지 않다. 향후 15년 간, 즉 7차 계획안이 다루고 있는 2029년까지의 시기에 현재 가동 중인 23개의 핵발전소 중 12개가 설계수명이 만료된다(참고 표 1). 그러나 이에 대한 논의를 7차 계획안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원전

    표 1. 향후 15년간 설계수명이 끝나는 핵발전소
    출처: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대안시나리오 발표 토론회 자료집

    그리고 핵발전소 추가 증설에 대해 산업부는 “왜 석탄화력 대신 원전을 선택했느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원전 외에 없다. 신재생에너지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지만 전기 생산 단가가 비싸고, 전력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재앙,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국내 핵발전소 비리와 안전사고들, 그리고 핵발전소 부지 선정과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핵발전소에 안정적,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일 수 있을까?

    그리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비용, 주민들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 및 생계, 건강 문제, 핵폐기물 처리 등과 관련된 비용은 포함하지 않은 상태로 발전단가가 가장 싸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7차 전력수급계획안이 여러 가지 쟁점과 한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 시나리오 역시 간단할 수는 없었다.

    토론회에서 제시된 대안 시나리오 초안은 첫째, 핵발전 위험의 최소화, 둘째, 과감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셋째, 에너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최소화 및 분산형 전원 확대, 넷째, 과잉 투자 등에 의한 미래세대 부담의 최소화라는 규범적 목표를 세운 후 성장률에 따른 전력소비증가율과 설비규모 등을 고려하여 작성되었다.

    대안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구상하는 동시에 토론회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탈핵, 탈석탄, 탈집중, 탈밀실”이라는 전력정책의 원칙을 정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 조율하여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해야할 것이다. 이 토론회가 전력수급계획에 대한 치열한 토론의 장을 여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비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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