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사태 사각지대,
    병원 외주‧하청 노동자들
        2015년 06월 11일 11: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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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병노동자 등 병원 외주하청 노동자들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병원에 거주하다시피 하는 병원의 외주하청 노동자들이 감염에 대한 정보제공과 필요한 예방조치에서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병노동자인 김정숙 씨는 11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간병인들은 병원에 소속돼있는 의사, 간호사보다 24시간을 더 열악하게 더 많이 환자와 밀접하게 있다. 그래서 굉장히 불안하고 일을 해야 될까, 말아야 될까 생각도 든다”며 “또 그만 두려고 해도 이걸로 해서 생활을 하는 입장이니까…. 잠깐씩 짧은 기간 일 하시는 분들은 많이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감염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씨는 “따로 받은 적은 없다. 항상 조심하라는 말씀만 여러 번 들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수간호사님이나 간호사님들께서 이렇게,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하면 저희는 잘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병원 청소노동자의 감염 위협도 심각하다. 지난 4일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진행했던 병원하청노동자 감염실태 기자회견에서 이연순 서울민들레분회 회장은 “환자들이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청소 노동자는 마스크도 쓰지 못한다”며 “현재 메르스 병동에는 출입금지 됐지만 결국 환자가 퇴원하면 그 청소는 청소 노동자가 한다. 노출이 걱정되지만 병원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이렇듯 병원 내 간병노동자, 청소노동자 등 외주 하청노동자에 대해선 감염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감염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병원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없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감염이 의심될 경우 자가격리를 통해 일을 쉴 수 있어야 하는데 하루하루 불안정한 생계와 고용에 시달리는 외주하청노동자들은 그럴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조치에서 벗어나 감염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없는 조건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사자의 건강 뿐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까지 위험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노동자들은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한 채 또 다시 메르스 전파에 위협당하고 있다”며 “핵심 업무와 비핵심 업무를 가르며 외주화를 진행시켜온 결과 병원이라는 공간마저 안전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안전사각지대에 내몰린 병원의 외주하청노동자들의 증가는 그대로 병원의 안전 사각지대 확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병원 외주하청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정보와 안전조치를 제공하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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