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인사청문회,
    해명은 없고 의혹은 갈수록 짙어져
    법조윤리협의회, 황 내정자의 충실한 방패막
        2015년 06월 10일 05:53 오후

    Print Friendly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 내정자의 의혹과 관련된 증인, 참고인이 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황 내정자가 수임한 19건의 자문사건을 비공개 처리한 법조윤리협의회가 수임사건과 자문사건을 나누는 식의 새로운 방식까지 도입해 소모적인 논쟁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야당 위원 또한 고위공직 퇴직 변호사의 비리를 감시해야 할 법조윤리협의회가 권력의 치부를 감추고 보호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 질의 대상은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조윤리협의회,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참고인, 증인들이었다. 하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을 제외하고 두 기관 모두 청문위원 질의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위임전결규정 근거로 자문사건 비공개,
    법조윤리협의회 관련 자료에 보니 수임 자문건 나누는 규정 없어

    핵심 쟁점인 법조윤리협의회가 비공개 처리한 19건 자문사건에 대해 법조윤리협의회 이홍훈 위원장은 협의회 세미나를 통해 자문사건을 비공개로 처리하기로 했고, 자문사건 비공개 처리의 근거로 위임전결규정 또한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따라 직전 두 차례의 청문회에서 자문사건을 제외하고 수임사건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청문특위 우원식 야당 간사는 세미나 기록, 위임전결규정에 대한 자료, 수임사건만 제출한 두 차례 청문회가 언제인지에 대한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 간사가 검토한 법조윤리협의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어디에서도 수임사건과 자문사건을 구분하고자 하는 조항이 없고 위임전결규정에 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협의회는 수임사건만 제출했다는 두 차례의 청문회에 대해선 자료를 제출하거나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원식 야당 간사는 “법조윤리협의회에서 자문사건은 보낼 필요가 없다, 그 이유가 세미나를 통해서 그런 논의를 했고 내부 규정 위임전결지침에 의해서 안 보냈다고 했는데, 세미나 자료 몇 페이지에 그런 내용이 나와 있나? 위임전결규정은 어디에 있나”라며 “송무사건과 자문사건을 구분하라는 말이 어디에 있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법조윤리협의회 서성건 사무총장은 “법률 해석적으로…”라고 말끝을 흐렸고, 우 간사는 “법률적으로 해석할 틈이 보이지 않아요. 위임전결지침 때문에 자문사건을 빼라고 한 내용이 없다고요”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서 사무총장은 “네 그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우 간사는 “있다면서요. 지금까지 계속 와서 하는 얘기가 세미나에서 자문사건 안 보내기로 했다고 얘기했고, 위임전결지침에 그게 있다고 해놓고는 아무것도 없지 않나. 자문, 수임사건을 나눠서 자문(사건)을 보내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며 “비밀 보장을 얘기하는데, (4개 항목만 볼 수 있는 자문사건 내역을 받아보니) 아무런 비밀도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면사건 때문에 규정에도 없는 자문 사건을 빼버린 거죠. 단 한 번도 이렇게 (자문사건을) 제출한 경우가 없기 때문에 (앞서 두 차례 청문회에선 송무사건만 제출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해놓고 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처음에 사면(사건)이라고 하는 것을 받았으면 이미 그 실체가 밝혀졌을 거예요. 하루가 지났는데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시간이 짧아서 확인을 못하고 있어요. 처음에 줬으면 확인했을 텐데, 확인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죠?”라고 강하게 몰아부쳤다.

    이에 서 사무총장은 자료를 뒤적이며 “89조 9에 보면 수임사건이라고 못을 박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황-뉴스타파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국민 입장에서, 국가 정보에 관한 중요 정보 기록물도 비공개 전제로 열람하고 국익을 위해 국회가 열람할 수 있는 거라고 본다”며 “법조윤리협의회가 변호사법에 수임/자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의해서 집어 넣은 거다. 자문이라는 규정이 어디에 한마디라도 있으면 되는데, 변호사법, 변호사법시행령 어디에도 자문이라는 말은 없다”며 법조윤리협의회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공개할 수 있는 4개 항목만 봐선 개인정보 대해 전혀 안 나온다. 법조윤리협의회는 일주일 전부터 이 자료를 오픈을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야당 위원, 법조윤리협의회와 태평양 측 증인들의 ‘녹음기’답변에 분통

    법조윤리협의회 이홍훈 위원장·서상건 사무총장은 녹음기 수준의 같은 답변만 되풀이했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용현 고문변호사는 이 법인의 전직 대표였음에도 법인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모든 질문에 ‘모르겠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위원은 분통을 터뜨리다시피 하며 “법조윤리협의회, 관세청, 병무청 등 어떤 기관도, 아무도 자료제출을 안한다. 이래서 어떻게 검증하나. 무서워서 검증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 위원은 법무법인 태평양 강용현 고문변호사에게도 “후보자가 재직할 당시 대표가 아니더라도 청문회에 나오려면 기초적인 자료는 검토하고 나오는 게 예의 아니냐”며 “어떻게 천편일륜적으로 다 모르냐”며 “총리 검증 자리다. 법조윤리협의회가 변호사, 의뢰인 보호기관인가 아니면 변호사를 검증하고 문제 있는 경우 징계하고 수사 의뢰하는 기관인가. 후자다. 그런데 견제하라는 기관의 본질을 잊고서 고위공직 퇴임 변호사의 인권을 보호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황 내정자, 청호 나이스 사건.. 변호사법 위반 여지 있어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황 내정자가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의 사건에 대해 전화변론 의혹을 파고 들었다. 이 사건에서 정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연속으로 패소하면서 법무법인 태평양과 계약관계를 해지하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과 계약을 맺는다.

    그러던 중 황 내정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김용덕 주심 대법관이 배치되자 정 회장이 갑자기 계약을 해지했던 태평양의 황 내정자에게 사건을 수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건을 수임한 황 내정자도, 법무법인 태평양도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 김용덕 대법관과의 사적 친분을 이용해 전화변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1심에서 벌금 1억. 2심 징역2년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런 경우 보통 변호인 교체가 통상적인데, 문제시되는 건 대법관 배정이 되고 종전 로펌 소속 변호사가 다시 수임했다는 것이다. 물론 위임장을 냈으면 문제될 것 없다. 근데 위임장이 제출 안 됐다는 것은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자문이 필요했으면 항소심 단계에서 자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항소심 단계에선 자문한 게 없지 않았나. 1심보다 항소심 결과 안좋아졌으면 신뢰관계는 단절되고 다시 돌아가는 일 없다”며 박 의원의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박 의원의 주장대로 실제로 사건을 수임했고 법조윤리협의회에서 송무사건으로 한 것이 사실이라면 변호사법 위반 여지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