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서민 등골 휘게 하는
    경기도 버스요금 인상, 철회하라!
        2015년 06월 10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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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버스요금 인상이 결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29일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버스 유형별로 요금을 150~400원 올리는 3가지 인상안을 심의,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27일부터 버스요금이 인상된다. 일반인 카드 기준 현행 1100원인 일반형은 1250원으로, 좌석형은 1800원에서 2050원, 직행좌석형은 2000원에서 2400원으로 각각 오른다.

    경기순환버스는 직행좌석형 인상액 400원이 동일하게 적용돼 2200원에서 2600원으로 오른다. 무려 400원이 올라 인상폭이 매우 크다. 오전 4시부터 6시 30분 사이에 기본요금 400원을 할인해주는 조조요금 할인제도도 시행한다. 하지만 조조요금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일부러 새벽에 출근하거나 등교하기는 어렵다. 하나마나한 정책인 셈이다. 결국 버스의 주 이용 계층인 직장인·대학생 등의 출근, 통학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조삼모사식 방안이다. 서울시도 오는 12일 요금 인상을 결정한다고 하니 이래저래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서민들의 부담만 커질 상황이다.

    특히, 서울에서 경기도 내 대학으로 매일 통학하는 학생들의 한 달 교통비가 대체로 15만~20만 원가량 드는 현실에서 400원 인상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한 달 왕복으로 계산하면 교통비 인상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버스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기는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매일같이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며 통근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요금 인상은 부담스럽다. 몇 달 전이나 지금이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에 따른 저성장으로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운 이때 요금이 한꺼번에 많이 오르는 것은 절대 공감할 수 없다.

    버스회사나 이용객 모두 인상폭에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 수렴이나 합리적 근거 제시가 부족하다. 더욱이 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 경기도 차원에서 시민들 대상으로 공청회나 토론회조차 진행된 바 없다. 이것은 민선 경기도지사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기도는 버스 요금 인상 이유에 대해 3년 6개월 동안 요금 동결과 인건비 인상, 광역버스 입석 금지에 따른 버스 회사들의 재정 악화를 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0% 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경기도는 이미 올해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657억8500만원, 시외버스 재정지원금 84억원, 광역버스 환승손실 지원 62억4800만원, 버스좌석제 운행 손실보전금 34억5800만원 등 887억6700만원을 버스업체에 지원하고 있다.

    2015년 감사원 보고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버스 업체에 보조금을 퍼주고 집행 실태는 정확히 감독하지 않고 있어서 버스 운영 업자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버스요금 인상은 서민들에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버스 준공영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공공성을 살리기는커녕 수익자 부담원칙을 내세워 서민들의 가계 부담만 키우는 게 경기도지사의 역할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버스회사들의 재정 적자가 얼마나 심한지 정확한 분석도 없이, 버스 조합이 제출한 자료만을 근거로 버스 요금을 인상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남경필 지사가 버스준공영제 추진에 의지가 있다면, 요금을 올릴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의 가족들이 지금도 버스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버스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비판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도지사 스스로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남경필 도지사와 이른바 ‘연정’을 실시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도 지금의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합의 없이 어떻게 버스요금이 인상될 수 있겠는가? 진정 서민의 입장에서 야당다운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필자소개
    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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