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박종철인권상,
고 김형률 부친 김봉대씨
한국 원폭피해자 2세들의 아버지
    2015년 06월 09일 03: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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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박종철인권상’에 반핵평화인권 활동가이자 모든 원폭피해자 2세 환우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봉대 씨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봉대 씨는 원폭피해자 2세의 고통을 세상에 알린 고 김형률 한국원폭2세 환우회 초대회장의 부친이기도 하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9일 오전 10시 30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 7층 강당에서 시상식을 개최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김봉대 씨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제11회 박종철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동호 신부)는 8일 “김봉대는 또 다른 이소선(전태일 열사 모친)이었고, 또 다른 배은심(이한열 열사 모친)이었고, 또 다른 박정기(박종철 열사 부친)였다”며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로서 자식의 이름으로 끝까지 싸운 아버지, 어머니였고 자식의 동지가 되어 그 투쟁을 이어받은 활동가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봉대 아버님은 이제 김형률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골방을 나오지 못하고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1천 3백여 원폭 2세 환우들의 아버지”라며 “앞 세대가 책임져야 할 문제로 고통받는 자식과 아랫세대를 위해, 그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는 78세의 현역 반핵평화인권 활동가이다. 그냥 아버지에 머물지 않고 당신이 모범적인 인권활동가로 거듭난 박종철의 아버님 박정기 선생을 떠올리며, 김형률의 10주기를 보낸 며칠 뒤인 오늘 김봉대 아버님을 제 11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봉대

김봉대 씨의 반핵 시위 모습(사진=박종철기념사업회)

김봉대 씨의 아들 고 김형률 씨는 2002년 3월, 국내 최초로 자신이 원폭후유증을 지닌 원폭피해자 2세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후 한국원폭 2세 환우회를 결성해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일에 나섰다. 2004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원폭피해자 실태조사를 이끌어냈고, ‘한국 원자폭탄 피해자와 원자폭탄 2세 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온 힘을 기울이다가 원폭 피해로 인해 얻은 유전성 지병인 선천성 면역 글로불린 결핍증이 악화돼 2005년 5월 29일, 35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김형률 씨의 책 소개 링크)

김봉대 씨는 아들의 뜻을 이어 반핵인권평화운동에 나서 지난 4월 26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핵 비확산조약(NPT) 재검토 2015년 대회’에 참석해 “한국ㆍ미국ㆍ일본 정부가 원폭 피해의 유전성을 불인정하고 있지만 나의 아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라고 절규하며, 유니온광장에서 유엔까지 거리행진을 하는 등 핵의 참상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김봉대 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형률이는 갔지만 아직도 형률이처럼 고통받는 원폭 2세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들 모두가 저에게는 자식이나 다름없다. 아들의 이름으로 계속 열심히 싸우겠다”고 전했다.

박종철인권상은 1987년 우리 사회 민주화의 분수령이 됐던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 역할을 한 박종철 열사(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년)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신의’와 ‘약속’을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열사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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