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 총리 인준 반대
    "황교안, 표리부동 전형"
        2015년 06월 03일 03: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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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가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의 과거 정치적 판결과 전관예우,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방해, 상습적 과태료 미납 등을 비판하며, 황 내정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청년연대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와 민변을 포함한 법조계, 언론계 등은 3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황 내정자 인준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삼성X파일 사건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에 면죄부를 주고 이를 고발한 이상호 기자와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기소한 점,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점, 전관예우를 통해 월 1억 원 가량의 보수를 받은 점, 왜곡된 역사관, 병역 기피 의혹 등을 지적하며 황 내정자가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로서 자격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교안 내정자, 불법·탈법적 방법으로 돈 버는 데만 혈안 된 사람”

    이날 회견에 참석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황교안 후보자는 2011년 9월부터 2013녀 2월까지 변호사로 활동하며 총 119건을 수임했는데 내역을 밝히지 않는 19건 제외하고 100건을 보면 전관예우 비리의 전형”이라며 질타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그간 제기됐던 사후수뢰죄 의혹을 짚었다. 사후수뢰죄는 형법상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행위를 한 후에 뇌물을 받거나 요구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를 말한다.

    황 내정자는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있으면서 삼성X파일 사건을 총괄했고, 결국 삼성 관련 인사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삼성X파일 사건을 고발한 이상호 기자와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기소 처분했다. 황 내정자는 이 후 변호사 개업을 했고 상속 전문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2년도 삼성가 상속분쟁 사건에서 이건희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 엑스파일 사건 무혐의 처리의 대가가 아니냐는 것이 일부 법조계의 문제 제기다.

    황교안

    시민사회의 황교안 인준 반대 회견(사진=유하라)

    불법적 전화 변론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황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 당시에도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선임계를 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총리 청문회를 앞두고 선임계 누락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증 논란까지 함께 불거지고 있다.

    변호사로서 적법하게 활동하려면 변호인 선임계를 내야 하는데, 황 내정자는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로 변론을 했다는 것. 전화변론은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수임료를 확인할 수 없어 탈세도 용이하기 때문에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처분 대상이자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황 내정자는 2012년 6월 경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 횡령 사건에 대해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변론을 했다. 또한 당시 대법은 이 사건에 대해 황 내정자가 전화변론을 한 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이 사건의 주심 대법관은 김용덕으로 황 내정자와 경기고 동문이다.

    19건의 수임내역 삭제 관련한 의혹도 있다. 수임한 119건 중에 19건은 수임 내역을 삭제됐다는 것인데, 황 내정자는 정식 사건 수임이 아니라 자문과 상담이었기 때문에 수임 내역을 밝힐 수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화 변호사는 “상담과 자문만으로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받을 순 없다”며 “단순 자문이나 상담료가 아니라 전화변론의 대가일 가능 성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떳떳한 수임내역이라면 왜 공개하지 못하나. 부정 청탁 대가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법무부 장관 내정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으로부터 1억 8천만 원 가량의 축하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이 변호사는 “황교안 내정자는 변호사로 재직하던 17개월 동안 불법·탈법적 방법으로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된 사람”이라며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을 적임자가 아니라, 부정부패 실천한 자다. 총리 후보자 자격이 없다. 대통령은 지명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완,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의 결정체”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 또한 “황교완 내정자의 삶을 한 마디로 정리하며 표리부동”이라며 “입만 열면 국가 안보가 어떻고, 법질서 얘기하지만 속으론 완전히 거꾸로 가는 행위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과태료, 범칙금 안 내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번이나 차량 압류 당한 사람이다. 최근에는 총리 인준 될 것 같으니 딸에게 주는 증여세 안내고 있다가 뒤늦게 면피 위해 증여세 납부했다”며 “이런 표리부동한 사람이 국정 총괄하면서 입으로는 부정부패 척결 외치고 속으로는 전관예우 받고, 증여세 탈루하고 세금 체납한다. 기가 막힐 일”이라고 목소리 높여 비판했다.

    그는 또 “국정원 이용한 관권선거 수사한 특수팀이 기소하려고 하는데 황교완 내정자가 장관으로 있으면서 수사 방해하고 제대로 구속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았나”라며 “힘 센 자들의 공권력을 악용한 범죄행위 수사는 방해하면서 도리어 X파일 폭로한 이상호 기자나 노회찬 의원은 기소해서 처벌하는 이런 사람 총리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역사적 배신”이라며, 인준 투표를 부결시킬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참담하다. 국무총리 한 명 인선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렵고, 후보자라고 지명된 이들은 하나같이 왜 이러한가”라며 “우리는 대한민국 상위 1% 기득권을 수호하는 총리, 민주 파괴에 앞장서는 총리, 두드러기 병역면제 총리인 황교안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하며, 또 다시 부적격 총리 후보자를 내세워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며, 황 내정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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