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부, 노사자율 '단체협약'도 개입
    양대노총, ILO에 한국정부 제소 밝혀
        2015년 05월 27일 03: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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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가 노사 자율에 맡기는 단체협약을 조사해 시정조치하기로 한 것과 관련, 양대노총은 노사자치에 대한 정부의 명백한 부당개입이라며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4월 20일부터 상시 100인 이상 사업장의 3000여 개의 단체협약 중 위법․불합리한 사항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 핵심 내용은 ▲정년퇴직자 자녀를 우선·특별 채용하는 조항 ▲과도한 인사·경영권 제한 규정 등이다. 노동부는 이 같은 사항이 단체협약에 체결되지 못하도록 모니터링, 현장방문을 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업장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부는 우선·특별 채용하는 조항에 대해 청년 실업 상황임에도 일자리 세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해 비판하면서, 인사·경영권과 관련한 배치전환, 정리해고, 합병 등에 대해 사용자가 노조의 동의를 얻는 것 또한 위법 불합리한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특별 채용 조항은 3가지로 나뉜다. 노동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정년퇴직자에 대한 직계존비속, 업무상 재해 사망으로 생계가 곤란한 직계존비속, 구조조정 당한 퇴직자에 한해 경영이 개선될 경우 우선 채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이 3가지를 하나로 묶어서 우선채용 조합으로 단협을 체결한다.

    노동부가 강조하는 정년퇴직자 자녀에 대한 우선 특별채용 조항은 현재로썬 시행되고 있는 사업장이 거의 없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 중이며 현재까지는 거의 시행되는 사업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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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노총 기자회견(사진=유하라)

    문제는 노동부가 여론에 비판을 받을 만한 조항인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 특별채용 조항이 사업장 내 만연한 것처럼 강조하면서 배치전환, 정리해고 등 인사처분에 관한 것마저 불합리한 조항인 것처럼 호도한다는 점이다.

    배치전환 등 인사처분에 관한 것은 사용자가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령 사측이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노조 간부나 조합원을 원래 근무하던 부서와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 배치 전환하거나 출퇴근이 어려운 지역으로 발령을 내는 경우가 그렇다. 때문에 정부가 노사정위에서 관철하지 못한 일반해고 요건 완화를 우회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이지테크 노조 양우권 분회장 또한 사측의 배치전환을 통한 의도적 고립 등에 괴로워하다가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최근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음에도 노동부는 경영상 신속한 의사결정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단체협약에 개입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철저하게 사용자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노동부 지적대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시행되는 사업장이 있다할지라도 단체협약은 전적으로 노사자율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 시정조치를 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지적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27일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조치에 대해 6월 열리는 ILO총회 기간 중 결사의자유위원회에 한국정부를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노동과 자본이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한 결과인 단체협약마저 무너진다면 노동현장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조건으로, 해고의 나락으로, 임금 삭감으로, 비정규직 확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노사자율인 단체협약에 개입하는 정부와 이기권 장관을 규탄하고 한국노총과 연대해 노동탄압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 최두환 상임부위원장도 “고용노동부의 단협 시정조치는 노사 자율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조합원 권리 보호규정을 일방적으로 후퇴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이며 노사교섭에 대한 정부의 불법적 개입”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시정지도하겠다는 것은 노사자치에 대한 사측의 편향적 개입이며 노사교섭에 있어서 IL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노동계의 반대에도 일방 강행한다면 민주노총과 함께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양대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정부가 강제적인 수단으로 단체교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체교섭의 기본적인 성격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했고, 정부는 단체교섭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지도 방침은 행정력을 남용해 적법한 단체협약조차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국제노동기준을 명백하게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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