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비정규직 차별
세월호 희생 교사들 '순직' 인정 안돼
    2015년 05월 21일 05: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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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김초원·이지혜 단원고 교사가 공무원연금법상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신분상 정식 공무원이 아닌 계약직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이다. 사망 이후까지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학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단원고 교사들은 의사상자 지정과는 별개로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공무원연금법상 공무 중 사망으로 인정되거나 고도의 위험한 직무 중 사망(특별순직)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단원고 교사 7명(박육근·유니나·전수영·이해봉·남윤철·김응현·최혜정)은 ‘순직공무원(특별순직)’으로 인정됐다. 이들의 유족들은 공무원연금법 규정에 따라 일시보상금과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에 대해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현재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사망 전까지도 단원고에서 담임교사를 맡는 등 7명의 순직교사와 같은 업무를 해왔다.

김초원 등

출처=오늘의 유머 캡처.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의 경우 담임을 맡아 다른 교사들과 같은 직무를 수행했지만 신분상 공무원이 아니어서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교사는 사고 당시 탈출하기 가장 쉬운 5층에 머물렀으나 시신은 4층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과 함께 발견됐다. 탈출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이들 구조를 위해 한 행동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음에도 단지 기간제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사망 이후까지도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의사상자 결정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일반인이 의사상자로 인정되기 위해선 ‘자신의 직무 외 행위’라는 단서조항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들이 담임을 맡은 반 대부분이 사망자여서 구조 활동을 했다는 증언을 모으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사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교감은 죽기 전 진술서에 이 두 교사가 아이들을 구조하다가 사망했다는 내용을 적기는 했다. 하지만 관계부처는 교감이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진술서로서 효력이 없다며 지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심의위원회에서 김초원, 이지혜 두 분이 구조요건에 해당하는지 자료를 보완해달라고 해서 심사가 보류된 상태”라며 “두 분의 의사자 인정 여부를 심사했지만 유독 김초원, 이지혜 두 분의 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들이 많이 사망해 구체적인 진술이나 증언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416연대 김혜진 운영위원은 21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의사자 지정문제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웬만한 요건을 갖춰도 잘 지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또 하나는 복지부 입장에선 교육부 등 다른 부처에서 해야 할 일을 복지부에 떠넘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전했다.

김 위원은 “(정규직-비정규직) 차별에 관한 문제는 순직을 인정하면 해결될 문제임에도 인사혁신처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고, 또 의사자 지정문제는 어쩌면 (차별을 덮는) 편법일 수 있어서 관계 부처 간에 문제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망 이후에도 이어지는 차별에 유가족들은 먼저 떠나 보낸 자녀들의 ‘재죽음’을 겪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고 김 위원은 전했다.

김 위원은 “이 문제는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가 그런 것인데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만으로 차별을 받는 것은 단순히 유가족 보상에 있어서 차별을 받는 문제가 아니고, 돌아가신 분들 자체가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부모님들이기 때문에 부모 된 입장에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의사자 지정)보류되고 그러니까 우리 자녀들이 재죽음을 당하는 느낌이 들어 상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416연대는 두 교사의 유가족과 세월호가족협의회, 법조계 등과 함께 순직 혹은 의사상자 인정 문제에 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만간 별도의 기구를 꾸릴 예정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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