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연합,
    새누리당의 대안 될 수 없어"
    정의당․노동당․국민모임, 429평가 '진보재편' 강조
        2015년 04월 30일 11: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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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9 재보궐선거는 정부여당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이 심판을 받은 선거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텃밭이었던 서울 관악을까지 접수하며 완승을 거뒀고,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진보적 가치’를 내세운 국민모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았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정권 심판론을 중심으로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선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출마한 광주 서구을을 제외하곤 선거 막판까지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의 완승이었다. 개표 시작 초반부터 끝까지 후보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도 없이 일관되게 새누리당이 앞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 텃밭인 서울 관악을까지 승리를 거머쥐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4대 구조개혁과 추진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30일 최고위원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세월호 정부 시행령안 등 정부여당에서 추진하는 현안들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우리당은 국정개혁에 매진하겠다. 민심은 수십 번 바뀔 수 있다”면서 “국정개혁과 정책공약을 점검해 나가겠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 3년차, 경제 살리기에 더욱 매진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리더십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10시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박근혜 정권의 경제 실패, 인사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동요하는 민심을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패배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가 부족했다. 특히 제가 부족했다”며 “더 강하고 유능한 정당으로 크게 개혁하고 더 크게 통합하겠다.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라며 “민심을 호도하면서 불법 정치자금, 경선 및 대선 자금, 부정부패를 덮으려 하거나 세월호 진상규명을 가로 막으려 한다면 우리 당은 야당답게 더욱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 심판에 나섰다가 도리어 심판을 당한 새정치연합이 과연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은 더 커졌다. 세월호 참사와 비선실세 국정개입, 성완종 리스트 등 모든 상황이 야당에 유리했던 만큼 야권 지지층 유권자들에겐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이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일각의 주장을 사실로 확인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당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30일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한 마디로 야권의 혁신과 재편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전면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본다”며 “다시 말하자면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 또한 “제1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확인한 선거였다”며 “이제 제1야당에게 정권교체와 총선승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됐다. 야권이 혁신하지 않으면 박근혜 정권의 횡포를 막아낼 수 없으며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는 마지막 경고”라고 지적했다.

    국민모임 오민애 대변인도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이) 이번 선거를 통해 충분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무능한 건 온 국민이 알고 있는 바고, 그 결과가 이번 선거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의당과 국민모임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광주 서구을과 인천 서구강화을에 후보를 낸 정의당은 강은미·박종현 후보 모두 한 자리대 지지율을 받았고, 정동영 후보의 성적도 기대 미만이었다. 최근 진보정치 재편의 흐름이 있긴 했지만, 진보정당은 아직 양당체제의 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심 원내대표는 “정의당 역시 국민의 뜻을 깊이 새겨 야권 혁신과 진보 재편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 있는 민생정치로 국민의 신뢰에 부응함으로써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국민모임 또한 진보재편 논의는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민애 대변인은 “가치와 노선, 원칙은 유지하되 재정비하고,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아픈 사람들과 함께 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향후 행보와 거취 등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정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했던 노동당도 이날 성명에서 “불법대선자금 의혹과 세월호 1주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선거 결과 드러났다”며 “노동당은 진보 결집과 진보정치의 재건을 통해 (새누리당-새정치연합) 양당과는 다른 정치,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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