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미사일,
    미국의 핵전쟁을 위한 무기체계-2
    [전쟁과 평화] 완벽한 미사일, 실현 불가능한 환상②
        2015년 04월 28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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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기사 <사드 미사일, 미국의 핵전쟁을 위한 무기체계-1>

    미국의 동아시아 MD 계획과 사드

    그렇다면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다는 구상을 언제부터 세웠을까? 1999년 5월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역미사일방어(TMD) 구조를 위한 선택>을 보면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 방어망 구상의 윤곽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몇몇 동맹국이 패트리어트(PATRIOT)와 같은 일정 수준의 TMD 능력을 갖고 있지만, 전진 배치된 미국의 군사력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2010년 이전까지 심층방어를 위한 공중, 지상, 해상 발사 시스템 등의 TMD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TMD 시스템 패밀리 (FoS, Family of Systems)라고 명명하였다. 또한 FoS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조기경보와 전장관리/지휘통제통신(BM/C3)에 의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TMD 구조는 불가피하게 범지역 차원의 네트워크로서 연구되었음을 밝히고 일본, 한국, 대만 각국의 지정학적 조건을 검토하여, 각 국가들에게 적절한 전역탄도미사일방어 체계의 골격을 제시했다.

    사드 표

    [표] 1999년 당시 미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중인 시스템의 분류

    – 개량형 패트리어트-3(Patriot Advanced Capability-3, PAC-3) 중단거리 표적 미사일을 저고도에서 요격하는 육군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 해군지역방어(NAVY AREA DEFENCE, NAD) 중단거리 미사일을 저고도에서 요격하는 해군 함정에 탑재되는 대공방어 시스템. 이지스 순항함에 및 구축함에 탑재. AN/SPY-1 레이다, 이지스 전투시스템 컴퓨터 및 스탠다드미사일(SM)-2 BlockⅣ 미사일을 사용.

    – 전역고고도지역방어(THAAD): 지상에서 발사하여 장거리 표적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육군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 해군전역범위(Navy Theater Wide, NTW): 이지스 시스템을 이용하여 장거리 표적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해군의 함정탑재 대공방어 시스템.

    * 한편 1999년 보고서에서는 발사단계에서부터 표적 미사일을 레이저로 요격할 수 있는 공군의 시스템(항공기 탑재형 레이저, 우주기반 레이저)에 대해서는 평가를 미루었다.

    미국 정부는 적극방어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방어 중심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가 우방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즉 우방국이 TMD 체계 공동개발에 참여하거나, 미국이 개발할 한 체계를 직접 구매하거나, 미국의 TMD와 연계된 독자체계의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사1

    [그림] 전투공간 방어범위 계산법: 북한이 남북경계선과 가까운 세 곳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고 가정할 때, 가장 소수의 발사 단위로 가장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도록 계산한다.

    보고서는 일본, 한국, 대만 각국에 적절한 TMD 구조를 제안했다. 이 중에서 한국에 대한 권고만 살펴보자. 한국의 지리적 특징은 남한의 수도 서울과 남북 경계선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한반도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서울은 비무장지대(DMZ)와 단지 40km 떨어져 있다. 남한의 남북 거리는 대략 380km, 동서 거리는 대략 260km다. 북한은 남한보다 아주 약간 더 작다. 따라서 활용될 수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의 범위가 제한된다. 한편 외기권에서만 요격이 가능한 상층 시스템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을 나가야만 한다. (즉 북한의 미사일이 고도 100km 이상 올라가야 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건을 고려하여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다섯 종류의 서로 다른 방어구조 옵션을 평가했다.

    첫 번째 옵션은 패트리어트 PAC-3와 유사한 지방기반 하층방어로서, 방어범위를 넓히기 위해 원격 발사기를 활용한다. 핵심적 자산을 방어한다는 기준에 따라 배치 규모를 추산할 경우, 배치 규모가 늘수록 남한의 더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표에서는 25개 포대를 권고했다)

    앞에서 다룬 것처럼 1991년 걸프전에서 활용된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PAC-2였다. 그에 비해 PAC-3는 시스템의 거의 모든 측면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PAC-3 미사일 역시 SDI의 전역미사일방어(TMD) 계획의 일부인 사거리확대요격(ERINT) 미사일 계획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그 이전 시스템과 달리 거의 전적으로 미사일 요격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PAC-3는 사드와 마찬가지로 충돌파괴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PAC-3에는 ‘파괴력 개선장치’(Lethality Enhancer)라고 불리는 작은 폭발탄두도 있어서 텅스텐 조각을 분사해 요격 성공률을 높이고자 한다.)

    두 번째 옵션은 해군지역방어(NAD) 체계와 유사한 해상기반 저층방어다. 이는 해안 지역 자산을 보호할 수 있으나, 내륙 지역은 방어할 수 없다. (표에서는 11개 단위를 권고했다.)

    나머지 옵션은 하층방어 시스템과 상층방어 시스템을 결합한다. 왜냐하면 상층방어 시스템은 서울을 목표로 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옵션은 사드와 유사한 내기권-외기권 포대 4개와 PAC-3와 유사한 저층방어 포대 7개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매우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 미사일 범위를 넘어서 남한 지역 전역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내기권-외기권 상층방어 시스템은 최고점이 고도 40km 이상인 궤적을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하층방어 시스템은 서울과 그 주변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옵션을 검토해보면, 해상기반 상층방어 외기권 시스템은 요격이 가능한 최소 고도가 100km이기 때문에 북한의 저공 비행 단거리 미사일이 남한의 북부 2/3를 공격하는 것을 방어할 수 없다. 해상기반 상층방어 무기체계를 탑재한 군함의 규모나, 미사일의 속도와 무관하게 외기권 탄도미사일방어 구조는 저공비행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이상의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드 표2

    [표]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남한의 TMD 구조

    * 외기권 최소 요격 고도로 인해, 외기권 시스템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한국의 남쪽 1/4에 해당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는 제외) 따라서 추가적인 상층방어 시스템이 두드러지게 방어범위를 개선시킬 수 없다.

    결론적으로 즉 1999년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살펴보면 25개의 패트리어트 PAC-3 포병부대를 배치하거나, 사드 4개 포병부대와 7개 패트리어트 포병부대를 동시에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 옵션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미국은 이미 1999년 시점에 한국-일본-대만을 연결하는 미사일방어망(MD) 구상을 체계적으로 수립한 셈이다.

    이미 주한미군은 2004년 전력증강계획의 일환으로 PAC-3를 도입했고, 광주와 군산에 2개 포대씩 배치했다. 또한 한국군도 2016년부터 PAC-3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4년 11월 6일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국무부가 한국에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PAC-3 미사일과 관련 장비 및 부품, 훈련, 지원 등의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예상가격은 14억500만 달러(약 1조5258억원)로 주요계약사는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이다. 따라서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다음 단계로 사드 도입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최근 인식

    다만 미국은 1999년 보고서 당시에는 남한 전국의 방어를 위해서 사드 포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면, 최근에는 북한이 높은 각도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를 대비할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차이가 있다.

    2013년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수백기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스커드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노동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한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다. 한편 2011년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북한이 대략 700기의 단거리미사일과 100기의 발사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미사일은 정확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경우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아래 그림] 2013년 패트리어트와 사드 미사일 제조사인 록히트마틴이 제작한 ‘통합 미사일 공중 방어(IMAD): 다층 방어’라는 홍보 영상이다. 북한이 북부 지역에서 높은 각도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기존 PAC-3로는 요격이 어렵고 THAAD가 요격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7aNeXtN2pY)

    사2

    북한이 휴전선 부근에서 낮은 각도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동시에 북부 지역에서 높은 각도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여 수도권을 공격한다고 가정한다. 

    사3

    낮은 각도로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단거리 미사일은 PAC-3로 요격을 시도한다.

    사4

    높은 각도로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중거리 미사일은 THAAD로 요격을 시도한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2014년 1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최봉완 교수가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록히트마틴의 홍보영상이 가정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삼았다.

    최 교수는 “북한이 핵을 작고 가볍게 만드는 데 성공하면 1,000킬로미터 사거리의 중거리미사일에 최대 1톤 규모의 핵탄두 탑재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함경북도 무수단리 동해미사일발사장에서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11분 15초(675초)만에 서울에 도달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노동미사일은 총 비행시간 675초 가운데 551초를 대기권 밖에서 비행하며 대기권 밖 비행시간이 약 81%를 차지한다. 요격 대응시간을 보면, 패트리어트 PAC-3으로는 고도 12~15㎞에서 단 1초 가량만 요격이 가능한 반면 THAAD는 40~150㎞ 고도에서 45초 간,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 미사일로는 70~500㎞ 고도에서 288초 간 요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북한이 2014년 3월 실제로 이와 유사한 실험을 했다는 보도가 있다. 북한이 2014년에만 19차례에 걸쳐 111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시험을 했다. 특히 3월에는 동해를 향해 노동미사일 2기를 발사하면서 통상 발사각도인 45도 정도를 70도 정도로 높게 해 사거리를 절반 정도인 650㎞로 줄이는 ‘이상한’ 발사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중거리 미사일을 활용할 경우에 핵탄두의 경량화 수준이 높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있다.)

    사드를 둘러싼 미중 갈등

    중국은 사드 시스템의 레이더(AN/TPY-2)가 중국 영공을 감시하도록 설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월 4일 방한한 창완취안 국방부장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체계가 “북한보다는 중국을 염두에 둔 무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만약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 될 경우 한중관계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배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5

    [그림] AN/TPY-2 레이더는 현재 세계 최고 성능의 이동형 레이더다. 또한 C-5, C-15 수송기를 통해 세계 어디라도 쉽게 배치될 수 있다. TPY-2는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의 일부로서 감시, 요격기 추적, 비행 데이터 전송, 목표물 분류/유형화/식별, 요격평가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이지스함이나 조기경보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거나 지상발사요격기(GBI), 이지스함, 패트리어트에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

    사6

    [그림] AN/TPY-2 레이더는 전진배치 방식으로도, 최종배치 방식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전전배치 방식인 경우에는 비행 목표물을 추적하여 데이터를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본부로 전달한다. 후방배치 방식은 사드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미국 국방부 관리는 사드 시스템이 종말배치 모드(또는 교전(engagement) 모드)로 설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곧 북한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식별하고 요격하는 데 최적화되도록 설정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종말 모드에서는 레이더의 범위가 짧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의 경계 지역을 제외하면 중국 영토가 범위 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미군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이더라도) 사드 레이더를 전진배치 모드(또는 감시(look) 모드)로 설정하여 탐지 거리를 큰 폭으로 확대하여 중국 영토를 감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는 이처럼 설정을 바꾸면 배치 목적인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력이 무효화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론에서 보도한 미 육군 기술자료에 따르면 종말단계 모드와 전진배치 모드는 레이더의 고각 설정과 통제 소프트웨어, 통신 케이블 설치 방식에 따라 전환된다. 전진배치 모드는 탐지거리 1,800km, 탐지각 120도이며, 종말단계 모드는 탐지거리 600km, 탐지각도 60도다. 모드 전환에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8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의 우려에는 분명히 타당성이 있다.

    나아가 미국은 이명박 정부 당시 백령도에 레이더 기지 설치하고자 한국에 타진한 적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내일신문, “미국, 백령도에 X-밴드레이더 배치 제안”, 2013년 10월 8일.)

    보도에 따르면, 군 고위소식통이 “이명박 정부 때 미국이 백령도에 레이더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군 정보당국에 했다”면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거부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무슨 레이더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이 제안한 레이더가 AN/TPY-2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있다는 말이다. 중국을 향해 산악지형 같은 장애물이 없는 백령도는 미국으로서는 천혜의 레이더 기지가 될 수 있다. (현재 일본에는 2기의 TPY-2 레이더가 사드 무기체계 없이 단독으로 배치되어 있다.)

    사7

    [그림] 2014년 5월 27일 주일미군은 TPY-2 레이더를 교토부 교탄고시의 항공자위대 기지에 배치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같은 날 주민 100여 명이 “X밴드 미군기지 건설공사 강행을 중지하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를 벌였다. 이미 미국은 2006년에 아오모리현 쓰가루시의 항공자위대 기지에도 동일한 기종의 레이더 기지를 설치했다.

    요약하면, 미국이 이명박 정부 당시 중국을 목표로 삼아 전진배치(감시) 모드로 (즉 사드 미사일 시스템 없이 단독으로) 한국에 AN/TPY-2를 설치할 의사도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군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사드 시스템의 일부로서 AN/TPY-2 레이더를 도입한다면, 전진배치 모드로 본격 운용하는 것을 주목표로 삼지는 않을 듯하다. 사드 체계의 나머지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이 운용하는 사드 포대는 3개 연대뿐이다. 한국에서 레이더를 전방배치 모드로 운영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드 무기체계를 도입할 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사드는 ‘승리하는 핵전쟁’을 위한 무기

    만약 미국의 주장대로 사드를 도입하는 일차적 목적이 중국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드 도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사드 무기체계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발발 가능성을 상정하고 ‘승리하는 핵전쟁’을 준비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우선 사드는 1980년대에 소련과의 핵전쟁용 무기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지금도 핵무기 요격에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완벽한 (핵)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해 평화를 달성한다는 논리는 왜 위험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환상에 불과한가?

    첫째, 완벽한 방어체계 개발은 항상 공격적 핵무기 정책과 쌍을 이룬다. 완벽한 방패를 지녔다면 창으로 상대방을 선제 공격하겠다는 유혹에 더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은 선제 핵공격 옵션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2013년 6월 19일 미국이 발표한 <핵무기 사용 정책에 관한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미국은 잠재적 적국에 대항하는 선제응징 능력을 유지하며, 결코 등가보복전략 또는 최소억지전략에 의존하지 않는다. 선제응징 전략은, 미국 전략사령부의 용어를 쓰자면 ‘예방적’ 또는 ‘공격적으로 반응적’이다.

    2010년에 발표된 미국의 <핵태세 평가 보고서>를 검토해보아도 핵무기를 보유했거나 핵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그들이 재래식 무기나 생화학무기로 미국 또는 동맹국에 공격을 가할 조짐을 보이면 미국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를 찾을 수 있다. 미사일방어망은 순전히 방어적 목적만 지닌다는 것은 위선에 불과하다.

    나아가 현재 미국은 전술핵무기 현대화 계획에 따라 실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과시하고 있다. 미국이 공격적인 핵무기와 함께 ‘완벽한’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면,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방어망 구상은 한국-일본-대만으로 이어지는 범지역적 네트워크로서,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의 군사화를 강력하게 추동한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계획은 일본의 군사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1980년대 이후, TMD를 매개로 미국과 일본 간 군사기술교류가 본격화되었다. 미국 군사기술의 이전은 일본의 군사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일본의 TMD 참여는 일본의 평화헌법에 담긴 집단자위권 금지를 무너뜨렸다. 또한 ‘우주의 평화이용에 관한 일본 국회결의’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이미 일본은 TMD 참여를 계기로 하여 독자적인 군사첩보위성 발사를 미국으로부터 용인받았다. 또한 일본이 미국의 기술제공 요구에 응한다는 명분은 일본이 지금까지 금지되어왔던 군사기술 수출의 돌파구가 되었다.

    셋째, 미사일 방어망 계획은 항구적으로 신무기 개발, 도입을 촉진한다. 즉 주변국은 방어망을 무너뜨리기 위한 신무기를 개발해야 된다는 강력한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넷째, 미사일 방어체계는 기술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엄청난 비용을 들여 미사일방어망을 건설하더라도, 이를 돌파해낼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은 훨씬 수월하다는 과학기술자 집단의 견해들이 이미 제출되었다. 또한 설사 방어체계가 90% 수준의 방어능력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0%로도 충분히 엄청난 살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처럼 완벽한 미사일 방어망이라는 구상은 핵전쟁의 ‘절대적’ 파괴력에 대한 대중적 경각심을 실현 불가능한 환상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발휘할 뿐이다. <끝>

    [박스기사] 로켓 요격도 왜 그렇게 어려운가?

    혹자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이 아이언 돔 구매를 고려했다는 2012년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언 돔은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아니고, 매우 사정거리가 짧은 자체추진 로켓을 유도 미사일로 요격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북한이 남북경계선 주변에 배치한 북한의 수백 기의 로켓 발사기는 서울을 사정거리 내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 관리는 아이언 돔이 북한의 로켓 90% 이상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언 돔은 로켓보다 빠른 속도와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것처럼 로켓 요격은 쉬운 일인가? 2012년 11월 팔레스타인-이스라엔 분쟁 당시 이스라엘 관리는 아이언 돔이 목표로 삼은 하마스 로켓의 90%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오도르 포스탈 교수는 이스라엘의 로켓 방어 시스템의 성공률이 매우 낮으며 5% 수준, 나아가 그 미만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탈 교수는 2014년 7월에도 이스라엘 방어시스템의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출처: http://thebulletin.org/evidence-shows-iron-dome-not-working7318

    출처: http://thebulletin.org/multimedia/iron-dome-images-failure

    포스탈 교수의 분석은 이렇다. 하마스 로켓을 성공적으로 요격하기 위해서는 아이언 돔 요격체가 로켓의 전면부에 있는 탄두를 파괴해야만 한다. 만약 요격체가 로켓의 후면부를 요격하면 단지 로켓의 모터 관에 피해를 끼칠 뿐이다. 그러면 탄두가 지상에 추락하여 폭발한다. 만약 비행기를 요격하는 것이라면 전면부든 후면부든 상관없다. 하지만 로켓 요격이라면 근본적 차이가 있다. 실제로 아이언 돔의 비행 구름을 살펴보면 대부분 하마스 로켓을 후면에서 추격하거나 옆면에서 공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요격체와 로켓의 기하학적 관계이나 속도를 고려할 때 탄두 파괴는 극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8

    [그림] 2014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당시 아이언 돔의 비행 구름. 하마스 로켓을 측면에서 요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이언 돔이 상대방 로켓 탄두를 파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림을 통해서 살펴보자.

    사9

    [그림] 상대방 그래드 로켓포에서 발사한 로켓에 아이언 돔 요격체가 적절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경우. 요격체의 앞 부분에서 푸른 색 파선이 요격체의 퓨즈에서 나오는 조준선이다.

    사10

    [그림] 아이언 돔 요격체가 목표 로켓의 탄두를 파괴하기 위해 적절한 방향을 보여주는 개념도. 적절한 방향은 푸른색 화살표로 표시된다. 상대방 로켓이 퓨즈에서 나오는 레이저빔에 들어온 지 0.70~0.90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후에 폭발해야만 한다.

    사11

    [그림] 좀 더 자세한 그림. 만약 아이언 돔 요격체가 의도대로 작동했다면, 빠른 속도로 요격체의 파편이 상대방 로켓의 탄두로 뿌려져서 상대방 로켓 탄두의 폭발을 야기한다.

    사13

    [그림] 그러나 요격체가 이런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래 그림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요격’했다고 주장하는 상대방 로켓이 지상에 추락한 후 사진이다. 주변의 피해 상황을 보면 이 로켓의 탄두는 지상에 떨어졌을 때 폭굉했다.

    사14

    [그림] 텅 빈 로켓 모터 케이스에 뚫린 구멍을 보면, 아이언 돔 요격체가 상대방 로켓의 탄두를 공중에서 폭굉시키기에는 너무 늦게 폭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이언 돔조차 ‘완벽한 방어체계’가 될 수 없다. 평화를 쟁취할 수 있는 길은 완벽한 무기체계가 아니라 대중의 평화 의지에서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끝>

    필자소개
    임필수
    사회진보연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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