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성의 '목 치겠다' 메일
    "학문에 대한 쿠데타, 재벌의 슈퍼갑질"
        2015년 04월 24일 10: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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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대학판 조현아 갑질’로 불리는 중앙대 박용성 전 이사장의 막말 파문으로 불거진 재벌의 대학 장악 등에 대해 중앙대 교수 김누리 공동비대위원장은 “학문에 대한 구데타”이며 “사회 정의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4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말에 학사구조개편안을 발표를 했는데, 그 내용이 학과제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내용이다. 학과가 없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은 한국 대학사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런 충격적인 안을 내놓았는데 그 과정에 교수, 학생 간 일절 협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앙대의 학사구조개편안은 학과제를 전면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 3학기를 마친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택하게 하는 것이다. 학과 자체를 없애고 교수와 학생이 단과대학 내에 소속되는 방식이다. 이에 반대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은 선전물을 배포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에 박용성 전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 등 보직교수 20여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내 논란이 됐고, 박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과 두산중공업 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난 상태지만 교수들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대학을 마치 자기 개인의 사유물처럼 제 멋대로 농락해왔다. 예를 들면 학사개편안이라는 것을 밀실에서 쿠데타적인 방식으로 밀어붙였고, 그에 대한 교수들의 찬반투표를 방해하기 위해서 교수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도록 꾸준히 지시했다. 대학신문에서 비판적인 기사를 싣지 못하도록 계속 협박을 했고, 심지어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직적으로 공작을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고, 학생을 사칭해서 현수막을 게재하도록 압력을 넣기도 했다”며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이어야 할 학문 공동체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였기 때문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고발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평가 순위가 오르고 교수 연구환경도 대폭 개선되는 등 박 전 이사장의 지난 7년간 구조개혁 노력은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일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다. 사실관계가 많이 다르다”며 “강의나 연구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굉장히 악화되어 있다. 그것은 대학평가에서도 다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학평가 순위가 올랐다는 것은 그 대학평가 어디서 합니까?”라며 “주로 재벌신문에서 하는 것들이다. 재벌이 지배하는 대학평가에서 순위가 오른 것이다. 그 순위가 오른 대학들은 다 재벌이 지배하는 대학들이다. 대표적으로 중앙대, 성균관대. 사실은 대학 평가라는 것이 재벌이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대학을 장악해가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 지원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그러니까 지원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그러니까 이것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재단에서는 지원을 위해서 노력하고 대학은 자율적으로 학교 운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중앙대는 지원은 그다지 하지 않고 절대적 지배를 하려고 하는 그야말로 재벌의 ‘수퍼갑질’이 대학에서 재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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