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연 교육감 '유죄' 선고
    벌금 500만원…배심원 만장일치
    조희연 "항소해서 무죄 입증하겠다"
        2015년 04월 23일 11:26 오후

    Print Friendly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재홍)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양측 최후 변론과 피고인 최후진술이 끝난 오후 5시경 시민 법관으로 참여한 배심원들이 평의에 들어갔다.

    통상 2시간 정도 걸리는 평의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조 교육감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 법정 앞으로 모여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지만 배심원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약 4시간 30분이 지난 밤 9시30분, 하나같이 어두운 표정의 배심원들이 입장했다. 그리고 재판장은 자신의 손에 2장의 봉투가 있다고 밝혔다. 눈치 빠른 방청객들은 한숨을 쉬었다.

    배심원들의 오랜 평의 결과, 전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양형은 벌금 500만원,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박탈당하게 된다.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는 피고인측 의견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기소는 검사에게 주어진 재량권”이라며 “공소권 남용은 미필적이나마 의도가 있어야 하지만 피고인의 주장만으로 검찰이 제량권을 일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선관위의 경고 조치는 행정처분일 뿐이고, 검찰이 고발인이 제시한 고발 이유 중 사전선거운동과 단일화 후보 명칭 사용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소하지 않은 점과 피고인의 출석 불응으로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어 공소기간 만료를 임박해 기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조 교육감의 유죄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공익적 차원에서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 해명 기자회견을 개최했지만, 최초 의혹 제기자인 최경영 기자에게 진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미필적으로나마 고 후보의 미 영주권 보유 사실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또한 “고승덕으로부터 영주권이 없다는 해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고 후보가 영주권을 보유했는지의 사실을 확인하거나 캠프 관계자들에게 이를 확인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며 “따라서 고 후보가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보유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라는 인식이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또한 낙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지 여부에 대해 “피고인이 고승덕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간 판례에서는 투표 결과 상대방이 유표 투표의 다수를 얻지 못하게 할 목적이라고 판시하고 있기에 (낙선을) 희망할 것까지도 없이 그러한 인식만 있어도 충분하다”며 이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KakaoTalk_20150423_231606070

    선고 후 입장을 밝히는 조희연 교육감(사진=장여진)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와 상대방과의 관계, 허위사실을 공표한 방법, 사건의 행위 당시의 사회 상황 등을 종합도록 판단한 결과, 고승덕은 피고인의 경쟁 후보자 관계였고, 처음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피고의 지지율이 10%였고 고 후보는 20%였던 상황이며, 본 선거가 10일 남은 상황에서 별다른 사실관걔 확인 없이 의혹을 제기했고, 고승덕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다시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유권자들로 하여금 고승덕이 영주권이 있다고 믿게 된다면 고승덕이 낙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했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배심원들과 함께 유죄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검찰이 당초 제시한 4가지 기소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측의 주장은 모두 배척한 일방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선거의 공정성은 민주주의 시발점이고 이러한 가치를 해치거나 토대를 흔든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공직선거법의 취지”라며 “낙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선거인에게 올바른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이를 규제하는 건 선거의 공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배심원들도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들도 평의 결과와 양형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최경영 진술의 신빙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봤다”며 많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임을 내비쳤다.

    또한 “책임을 미루는 건 아니지만 고승덕 후보가 좀 더 빨리 객관적 자료로 해명했다면 이러한 안타까운 선택까지 안 왔으리라는 지적도 해주셨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아쉬웠던 점은 고승덕 후보의 해명 이후 구체적인 증빙자료가 없더라도 의혹을 멈추거나 이후에 고승덕에게 사과를 해서 원만히 해결했다면 고발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재판 과정에서 실망스럽게 결과로 나왔다. 1심의 유죄가 곧 2심과 3심의 유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곧바로 항소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며 “1심 유죄에도 불구하고 서울 교육의 여러 혁신 교육 정책들은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