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애국심 만능론'
노동계 "정부 순종이 애국이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파업에 '매국적 행위' 비난
    2015년 04월 22일 05:32 오후

Print Friendly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애국심(?)이 도를 넘고 있다.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을 두고 “매국적 행위”라며 “노사정 대타협으로 애국심 회복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인 셈이다.

노동계 “정부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만이 애국이라는 말인가”

‘사회적 고통 분담’을 강조하며,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철통으로 방어하던 여당의 김무성 대표가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하는 노동권, 파업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김 대표는 22일 오전 인천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이 24일 총파업을 한다. 한국노총도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당장 총파업 중단해야 한다”며 “민생회복에 온 힘을 모아야 할 때 벌이는 파업은 매국적 행위”라고 강변했다.

파업은 노동3권에 포함되는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자주적인 권리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파업권은 단체행동권의 핵심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추키고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들을 자극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22일 논평에서 “애국은 뭐고 매국은 무엇인가. 정부에 무조건 순종하면 애국이고 저항하면 매국인가.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애국, 매국, 국가모독 등 앞뒤 없이 국가주의적 언설만 갖다 붙이면 국민들이 호응할 줄 착각하는 새누리당이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또 “총파업은 헌법상 권리며,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고 전체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보호하는 투쟁”이라며, 파업의 정당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김무성

김무성 “노사정 대타협으로 애국심 발휘해라”??

‘애국자 김무성’ 대표는 노사정 대타협의 결렬 또한 한국노총의 책임으로 돌렸다. 역시나 그는 노사정 대타협의 중요한 결실은 청년실업 해결이며, 이를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노사정 대타협이 안 된 것은 노조가 양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다. 우리나라만 역주행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이를 인식해야 성숙한 사회 이끌 수 있는 만큼,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애국심 회복에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또 “대졸 취업율이 56%다. 일본에 비해 매우 낮다. 대졸실업자 50만 명이 넘는 등 큰 문제다. 일본 55세 이상에 대해 임금피크제, 성과주의 책정하고 있다”며, 임금피크제의 필요성을 강변하면서도 세계적 흐름인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안에는 청년실업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책이 포함돼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20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효과로서의 청년일자리 증가 가능성>과 관련해 ▲정책효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자료 ▲관련 연구용역 ▲상위 10%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로 인해 실제 확대될 청년고용 규모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정책효과를 추정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향후 논의해갈 예정”이라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현 정부의 최대 실세가 수장으로 있는 기획재정부의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장 의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획득될 재원 규모와 이에 따른 청년실업 완화 효과’에 대해 기재부에 물었지만 “방안 검토 중,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동자의 고통분담을 외치던 정부여당은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제시해달라는 요구에 ‘논의할 예정’, ‘협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한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도, 협의도 시작하지 않았으면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안을 시행하면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이라도 될 것인 양 호도하고, 정규직 노동자를 압박한 것이라는 비판 또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에게 애국이란? 안 먹히면 “파렴치한”, “매국노” 막말 불사

김 대표의 ‘애국심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절실함을 토로했던 당시에도 그는 애국심을 운운했었다. 심지어 눈물까지 보이며 애국심을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그는 “공무원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조국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여러분께서 다시 한번 애국심을 발휘해 연금 개혁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 드립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눈물까지 보이며 애국심을 호소하던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조국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여러분들’을 “미래세대의 부담을 전혀 고려치 않는 파렴치한 세력”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 친박계를 중심으로 벌어진 전대미문의 부패 스캔들인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서도 애국심을 운운했다.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로 여당을 압박하자 궁지에 몰린 그는 지난 18일 “야당이 애국심이 있다면 현재 국회 일정대로 의사진행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매국행위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수순이다. 그는 지난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노동자와 자영업자와 서민에게 사회적 고통 분담을 외쳤다. 과잉복지는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며 복지를 축소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당 대표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에서 파업을 하겠다고 하니, 김 대표는 노동계를 ‘매국노’로 지칭한 것이다.

반면 그는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내놓은 사내유보금 과세 정책에 대해선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금만큼은 손대선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