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공판,
20일부터 시작…쟁점 3가지
    2015년 04월 19일 11: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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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1심 재판이 20일부터 열린다. 재판은 조 교육감측 요청으로 국민참여재판으로 나흘간 진행되며 23일 판결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5월 25일, 조희연 당시 교육감 후보는 상대 후보 중 하나인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의혹을 해명해달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에 고 후보는 ‘자신의 저서에서 영주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는 이유로 조 후보측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선관위 고발했으나 선관위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어 조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된 지 4개월여가 지난해 10월 극우 성향의 교육단체가 같은 혐의로 조 교육감을 고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11월 14일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며 ‘무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된 듯 했으나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3일 조희연 교육감을 기소하기로 결정해, 진보 교육감을 탄압하기 위해 공소권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랐다.

또한 조 교육감측은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소한 것으로 판단,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으나 검찰은 집요하게 반대했다. 조 교육감을 기소한 의도 자체가 스스로도 떳떳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희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선관위와 경찰은 ‘무혐의’, 검찰만 ‘허위사실 유포’ 주장…이유는?

검찰이 조 교육감을 기소한 이유는 고승덕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이다. 낮은 지지율을 제고하기 위해 상대 후보인 고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당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처음 고 후보의 ‘미국 영주권 논란’을 제기한 사람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의 최경영 기자로, 그는 지난해 5월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고 후보와 그의 두 자녀가 모두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글을 제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그의 트위터 내용은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됐고, 다음 날인 5월 25일 조 후보는 후보 검증 차원에서 관련한 의혹을 해명해달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에 고 후보측은 당시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자녀들의 영주권에 대해서는 “양육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곧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같은 날 고 후보측은 관련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조희연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를 통해 당시 근무하던 미국 로펌에서 영주권을 권유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며 영주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혼으로 자녀의 양육권이 없어 모르겠다던 자녀들의 영주권은 당초 자녀들이 미국에 태어나 영주권자가 아닌 ‘시민권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당연히 이러한 해명은 더욱 큰 의혹만 불러일으켰다. 영주권이 없다는 주장의 근거 자체가 자신이 직접 쓴 저서라는 점과, 자녀들이 시민권자라면 자녀들의 초청으로 쉽게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취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교육감직에 입후보하면서 정작 교육경력은 전무해 ‘특혜’ 의혹이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들 역시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시킨 적이 없다는 사실까지 드러난 것이다.

이에 조 후보측은 5월 26일 다시 “고승덕 후보님께 드리는 답신”을 통해 “저희 캠프에 제보된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고 후보님께서는 몇 년 전 공천에서 탈락한 뒤, ‘저는 영주권이 있어서 미국 가서 살면 된다’라는 말씀을 하고 다니셨다고 한다”며 ‘미 대사관에서 영주권을 받은 적이 없다는 객관적 자료로 확인해달라’며 재차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고 후보측은 자신의 영주권 의혹에 대해 선거 기간 동안 객관적 자료를 통해 해명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은 조 교육감을 기소한 근거로 고 후보의 일방의 주장만 들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에는 ‘고승덕이 출간한 책을 보면 영주권을 보유하지 않았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 영주권 보유 여부는 쉽게 확인되지 않는 영역이며, 검찰 역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 국무부에 정식으로 사실관계를 요청해야 하는 데도 단지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 자체가 허위사실 유포라는 논리이다. 검찰의 ‘무리수’라는 지적은 바로 이러한 대목에서 제기된다.

이번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쟁점 1. 허위사실 유포냐, 후보검증 절차냐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가 허위사실 유포라고 단정을 짓고 있다.

그간의 판례에 의하면 의혹을 제기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나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허위사실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격이나 위법행위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의혹 제기의 경우, 섣불리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하는 경우가 없다.

특히 ‘영주권이 있다’고 단정한 것과 ‘영주권이 있다는 의혹을 해명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지역주민들에게 상대 후보를 두고 “권력남용을 통한 축재의 의혹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배포한 후보자 역시 무죄를 확정받았다.

조 교육감측 역시 고 후보가 미 영주권이 있다고 단정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러한 의혹은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에서 단순히 그 내용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당시 고 후보측은 ‘한기총 발언 논란’ , ‘교육경력’ 논란, ‘보수단체의 자녀 조기유학설 해명 요구’ 등 후보자 자격 자체에 대한 논란에 대해 명확하거나 합리적 해명을 내놓지 않아 각종 의혹만 더 확산되고 있던 찰나이다. 각각의 의혹은 대부분은 사실로 판명됐고, ‘미 영주권’ 논란은 고 후보가 여권 등의 자료를 제시하자 조 후보측은 의혹이 어느 정도 해명된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조 교육감 역시 상대 후보들로부터 유사한 후보 검증 요구를 받았다. 고승덕 후보는 아무런 근거 없이 조희연 후보의 아들이 병역기피를 했다는 의혹과 ‘특목고,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왜 자녀들은 외고를 보냈느냐’는 엉뚱한 지적(조 교육감은 특목고 폐지를 주장한 적이 없으며 외고는 자사고가 아닌 특목고)을 해 선관위로부터 주의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문용린-고승덕 후보 간의 공방은 더욱 격렬했다. 고 후보의 딸 문제로 시작되어 공작정치, 관권선거 의혹 등으로 선거 막판까지 혼탁전을 보였으며, 선거일 전날에는 문 후보가 고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때로는 색깔론으로, 때로는 혼탁전으로 불거진 후보 간의 후보검증 절차로 비롯된 공방 중에서 유일하게 검찰에 기소된 사건이 바로 조 교육감의 의혹 제기 하나인 것이다.

쟁점 2. 허위사실,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조 교육감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처벌받게 하기 위해서는 검찰은 2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우선 고 후보가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며, 조 교육감이 고 후보가 영주권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거나 충분히 알아낼 수 있음에도 의혹을 제기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할 때에도 ‘(조 교육감이) 고승덕이 미 영주권을 보유했었는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사실인지, 허위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을 정도로, 조 교육감이 사실관계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재판 관계자들에 따르면, 검찰 역시 조 교육감을 기소했던 2014년 12월 3일에도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물며 일개 선거 후보가 미 영주권 보유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상대 후보에게 직접 해명할 것을 요청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음이 당연하다는 것이 조 교육감측의 입장이다.

만약 검찰이 고 후보가 미 영주권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기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쟁점 3. 상대방을 낙선시킬 목적?

검찰은 조 교육감이 낮은 지지율을 제고하고 고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했던 탓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성공회대 교수’, ‘민교협 의장’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응답자들이 민주진보 단일후보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선거 초반의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곽노현 전 교육감 선거 때에도 민주진보 단일후보는 막판 지지자의 결집이 이루어진다. 이번 선거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전국의 민주진보단일후보자들의 이름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진보성향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고 후보가 낙선한 결정적인 이유는 영주권 논란이 아닌 그의 친딸인 캔디 고씨의 폭로였고, 반면 조 후보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역전을 이루어내는 것은 그의 아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 역할이 컸다.

이러한 맥락은 살피지 않은 채 단순히 조 후보의 지지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고, 고 후보가 낙선에 이른 것이 모두 ‘미 영주권 의혹’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끼워 맞추기’ 기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은 피고인 호소에 흔들리는 감성적인 존재”?

이번 사건을 기소한 담당 검사는 최행관 검사로 <시사IN> 주진우 기자와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를 조 교육감 후보를 기소한 이유와 비슷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최 검사는 이들이 허위사실을 보도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했다는 혐의를 씌웠다.

그러나 국민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그러자 최 검사는 “국민참여재판으로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은 객관적 사실관계 및 법리에 기초한 판결이기보다는 피고인의 호소에 흔들린 배심원의 감성 판단”(관련기사)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물론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났다.

또한 그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맡은 검사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해당 사건 역시 결국 무죄 판결이 나왔다.

무리한 기소와 증거 조작, 일반 국민인 배심원들은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존재로 판단하는 그가 이번 재판을 합리적으로 이끌어나갈지는 미지수이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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