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1주기 박근혜,
    유족 없는 팽목항 찾아
    '나홀로' 담화문서 '일상 복귀' 강조
        2015년 04월 16일 03:21 오후

    Print Friendly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남미순방 일정 전 진도 팽목항 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유가족과의 만남을 불발됐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팽목항 분향소를 임시 폐쇄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이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박 대통령을 반기는 유가족은 없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과,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수석비서관들, 국가안보실 1차장, 대변인 등만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은 11개월만이다. 참사가 벌어진 직후 팽목항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유가족과의 스킨십을 시도한 것도 참사로 여론이 들끓었던 당시를 제외하면 대통령은 번번이 유가족이 요구했던 면담을 거부해왔다.

    정부에 책임을 요구하던 여론이 양분된 이후, 대통령의 입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몇 차례 되지 않는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했을 때에 그는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고, 세월호 1주기를 며칠 앞두고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자 “선체 인양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말들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팽목항에서 나홀로 담화문 발표, 담화문에서 ‘일상 복귀’ 언급

    박 대통령이 있는 팽목항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없었다. 유가족들은 팽목항 임시 숙소 주변에 “인양 갖고 장난치며 가족들 두 번 죽이는 정부는 각성하라”, “대통령령 폐기하라”,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분향소를 임시 폐쇄했다.

    박 대통령은 결국 분향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분향소 옆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숙소를 둘러본 뒤 방파제로 가 ‘나홀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지난 아픈 1년의 시간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넋을 국민과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한다”며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셔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한다”며, 참사 피해자 가족들의 일상 복귀를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유가족 및 실종자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체 인양에 대해선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민관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없었다.

    당초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팽목항이 아닌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과 정부 시행령안 폐기에 대해 선언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제야 찾은 팽목항, 박 대통령 맞이한 유가족 한 명도 없어

    “언제까지 쇼를 하며 우리를 농락하려 하나”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12시 팽목항 방문해 ‘세월호 인양하라’는 플래카드 배경으로 ‘대국민 메시지’전달 예정. 세월호 유족 위로와 국민 안전 강조, 세월호 인양에 대한 방침도 또 한 번 밝힐 듯”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유가족이 애초에 안산 분향소 방문해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선체 인양과 정부 시행령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해왔지만, 대통령은 이 또한 응해주지 않았다.

    세월호 1주기에 맞춰 남미순방을 떠나는 대통령이 부정적 여론에 못 이겨 팽목항을 방문했다는 여론이 다수다. 일부에선 ‘정치적인 쇼’라는 거센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가족이 원하는 바가 분명함에도 그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도 하필이면 참사 1주기에 맞춰 해외 순방을 떠나는 점, 해외순방을 핑계로 잠깐의 ‘짬’을 내 팽목항을 방문한 것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박래군 공동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그 어느 날처럼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지난해 5월 이미 인양 가능한 정부보고서를 손에 쥐고, 적절한 타이밍만을 노렸을 그 수로, 또 국민을 우롱하겠지요”라며 “40분 정도 시늉만 하고 광주공항을 통해 중남미로 순방을 떠난다고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에게 ‘선물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박 공동위원장은 이어 “지금 실종자 가족과 희생자, 그리고 그의 유족,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욕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와 실종자 수습에 대한 계획, 진실을 밝히는데 한 점 숨김없는 태도”라며 “언제까지 쇼를 하면서 우리 모두를 농락하려 합니까”라고 개탄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