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총리부터 조사 받겠다"
    야당들 "하나마나한 한가한 소리"
        2015년 04월 14일 04: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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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지도부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적힌 이완구 국무총리의 직무정지와 특검 실시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이 총리부터 검찰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 총리 직무정지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해 공정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검찰은 빨리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국무총리 본인께서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무총리부터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총리직 직무정지와 관련해서 유 원내대표는 “깊이 고민했지만 일부 언론에서 얘기하는 직무정지라는 것은 법적으로 없는 일”이라며 “총리는 계속 직을 유지하든지 아니든지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입장 정리를 못했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청와대 현직 인사인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그는 “입장 정리를 못했다”고 전했다.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특별검사가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한 달, 길면 두 달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검찰 수사를 다시 촉구하기로 했다”며 “검찰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철저히 수사해서 그 결과를 국민들에 발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 후에) 야당이 특검을 요구한다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특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 원내대표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인사 7명에 대해선 “국무총리에 대한 의혹이 먼저 제기됐기 때문에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빨리 요구하게 된 것”이라며 “다른 분들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총리에 대한 우선적 검찰 수사 외에 결정한 것이 없다는 브리핑이 나온 직후, 야당들은“하나마나 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총리직을 유지한 채로는 제대로 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성난 민심을 마주하고도 눈을 감아버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온 국민 앞에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총리의 거취도 결정하지 못할 회의라면 무엇 때문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회의를 열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총리가 현직에 있는 한 검찰이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순 없다”며 “새누리당은 총리 현직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으라는 억지를 그만두고, 이완구 총리에 대한 보호막을 거둬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병기 비서실장의 거취 또한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 또한 “총리 수사를 먼저 하라는 하나마나한 주문 이외에는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에 특검은 야당이 낸다면 언제든 수용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만 이어갔다”며 “직무정지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조치임을 당연히 알고 있었을 새누리당이 법적이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한 발 뺀 모양새”라고 질타했다.

    특검 여부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 그는 “이 사건은 분명히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는 사건이다. 특검을 추진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집권여당의 무책임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총리가 대규모 부패스캔들에 주요 인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이미 사퇴감”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검찰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되는 것이 상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퇴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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