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정치연대,
    "4자연대 다시 강화해야"
        2015년 04월 13일 12: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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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4.29 관악을 재보선 후보단일화 문제 등으로 진보재편을 위해 정무협의회를 진행해왔던 진보진영의 4자(노동당,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연대가 주목을 받았다. 진보정치의 재편과 통일을 위한 4자간의 협의와 조정이 재보선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파열음을 냈기 때문이다.

    국민모임 내부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선언을 둘러싼 이견과 갈등이 있었고, 정의당 내부에서는 구 참여계 그룹들이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정의당은 관악을을 비롯한 4자 사이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공식 결정했다.

    노동당은 4자연대에 근거한 선거연대를 모색해왔으나 정의당의 이탈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내몰렸으니 결국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의 정책연대에 근거한 후보단일화를 선택했다.

    이 과정을 일정하게 수습하기 위해 국민모임은 4자연대의 논의 과정을 존중하고 후보 단일화를 신중하게 추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의당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추후 진보재편에 헌신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규식 국민모임 공동대표가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이고, 관악을 외의 재보선 지역인 광주 서구을과 인천 서구강화을에서는 정의당 후보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를 선언했다.

    이런 혼란과 위기 과정을 거치면서 또 일정한 수습과정을 지켜봤던 4자 중의 노동자정치그룹인 ‘노동정치연대’(상임대표 양경규)가 13일 공식입장을 밝혔다.

    진보정치의 재편과 통일의 주요 목표 중의 하나가 진보정치의 가장 큰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자 대중들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노동정치연대의 입장은 나름 중요했지만 지금까지는 침묵을 지켜온 상태였다.

    노동정치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진보정치의 혁신과 확장을 위해서는 분리.정립되어 있는 진보정치의 지형이 새롭게 통일되고 재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동안 4자 정무협의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4자연대는 바로 이러한 목표를 공유한 것”이었다고 전제를 했다.

    “4.29 재보선에서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연대는 4자연대를 강화하고 향후 새로운 진보정치의 길을 함께 열어가기 위해 중요한 계기”였고 여러 힘든 과정과 노력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4자 선거연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정치연대는 “비록 마지막 순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4자는 연대의식을 갖게 되었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보정치를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며 노동당, 정의당, 국민모임 내부의 어려움과 최종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정치연대는 재보선 이후 이번의 혼란을 극복하고 더 한반 진전하기 위해서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정치개혁, 노동권의 확장을 포함한 민생현안에 대한 공동대응과 공동의 실천을 해나가야 한다. 선거 이후 조속히 4자 정무협의회를 재개하고 논의를 진척시켜 단위별로 진보정치의 통일재편에 대한 수준 높은 토론들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자 정무협의회와 재보선 선거연대 과정을 통해 벌어진 갈등과 의견 차이들에 대해 노동정치연대는 다른 그룹에 대한 비판보다는 이후 4자연대의 강화와 발전을 도모하자는 방향으로 입장 정리를 한 것이다. 다른 조직들에 대한 불편함과 문제의식을 공격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는 이후의 단결과 통일된 행보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아래는 노동정치연대의 성명서 전문이다.

    노동정치연대

    2013년 12월 노동정치연대 출범식 모습

    4자연대, 비 온 뒤에 단단해질 땅을 기대합니다

    – 재보궐선거 후보단일화와 4자연대에 대한 노동.정치.연대의 입장 –

    절망의 시대입니다. 바다 속 세월호에 아직 남아 있는 희생자의 가족들은 유가족이 되고 싶다는 슬픈 요구를 내걸고, 진상규명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가족의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고, 5포세대라는 청년들의 삶에도, 최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에도, 더 손쉬운 해고의 칼날을 들이대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도, 절망은 곳곳에 스며있고, 보수 양당 체제로는 이를 뒤집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댈 언덕이 되고 삶을 지탱할 희망으로 자리잡는 노동정치, 진보정치가 절실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동.정치.연대는 진보정치의 혁신과 확장을 위해서는 분리.정립되어 있는 진보정치의 지형이 새롭게 통일되고 재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동안 4자 정무협의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4자연대는 바로 이러한 목표를 공유한 국민모임,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정의당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4.29 재보선에서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연대는 4자연대를 강화하고 향후 새로운 진보정치의 길을 함께 열어가기 위해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4자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4.29 재보선에서 후보를 단일화함은 물론 공동의 정책적 과제를 통해 진보정치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비록 마지막 순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4자는 연대의식을 갖게 되었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진보정치를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노동.정치.연대는 이번에 4자가 선거연대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소 혼란스러운 결정으로 4자연대에 대한 우려를 주기도 하였지만 스스로를 성찰하고 다른 단위들에 대한 열린 사과를 통해 4자연대를 지속하고자 했던 국민모임의 노력을 우리는 평가합니다. 당 대표의 출마라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거기에다 4자연대를 통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조건에서도 정책연대 후보단일화를 통해 향후 진보결집의 불씨를 살리고자 했던 노동당의 결단을 우리는 존중합니다. 또한 과정에서 이런 저런 어려움을 묵묵히 받아 안으며 4자연대의 가능성을 끝까지 놓지 않는 입장을 견지한 정의당에 대해서도 우리는 높이 평가합니다.

    우리 노동.정치.연대는 4자연대의 과정에서 신뢰와 연대의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지금의 4자연대는 사소한 문제에도 흔들릴 수 있는 연약한 상태라는 것 또한 확인했습니다.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들과 혼선들은 결론에 따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될 수도, 함께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노동.정치.연대는 4자연대가 희망의 불씨로 귀결되기를 바라며, 4자연대에 몇 가지 과제가 주어졌다고 판단합니다.

    우선 4자연대에 의한 후보단일화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과정에서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재보궐 선거에서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지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정치개혁, 노동권의 확장을 포함한 민생현안에 대한 공동대응과 공동의 실천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 이후 조속히 4자 정무협의회를 재개하고 논의를 진척시켜 단위별로 진보정치의 통일재편에 대한 수준 높은 토론들이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정치.연대는 그 동안의 4자연대를 통해 축적한 성과를 확장하고 드러난 한계는 함께 극복하면서 진보정치의 큰 길을 열어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새로운 시작에도 국민모임, 노동당, 정의당이 함께 할 것임을 믿습니다.

    2015년 4월 13일

    노동.정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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