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완종 로비 리스트' 공개
    한국 정치사 최대의 부패 스캔들?
        2015년 04월 10일 04: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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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외교 비리 수사 도중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한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의 이른바 ‘성완종 로비 리스트’가 공개됐다.

    이 리스트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박계 핵심 인사로 불리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박근혜 정권 3년 차 ‘최대 정치 스캔들’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기춘 미화 10만 달러, 허태열 7억원 경선 자금으로 써

    10일 <경향신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김기춘 전 실장에게는 10만 달러를 전달했고 허태열 전 실장에게는 7억 원의 돈을 몇 번에 걸쳐 나눠서 건넸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9일 오전 6시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 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이 허 전 실장에게 건넨 돈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며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했다.

    ‘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물음에는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답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매체는 “성 전 회장은 인터뷰 내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며, 성 전 회장이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남기업 로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완종,박근혜,김기춘,허태열,홍준표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홍문종·유정복 등 새누리당 의원 이름 줄줄이 올려

    성 전 회장의 정치인 불법 자금 수수 폭로 인터뷰와 함께 그에게 돈을 받은 정치인의 이름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일명 ‘성완종 로비 리스트’는 그야말로 ‘친박계 돈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0일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의 이름과 특정 액수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채널A>는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어른 손바닥 절반 크기의 메모지가 발견됐다”며 “(이 메모에는) 유력 인사 8명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8명의 정치인 이름과 함께 6명에 한해선 돈의 액수도 적혀있다.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넨 정치인 리스트인 셈이다. 이 메모에는 허태열 전 실장과 김기춘 전 실장 외에도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이름은 적혀있지 않은 부산시장이라는 직함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메모지에 이름을 가장 먼저 올린 사람은 허태열 전 실장이다. 그 옆에는 7억이라는 금액도 적혀있다고 이어 친박계 핵심 인사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의 이름과 2억, 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름 옆에는 3억, 홍준표 경남도지사에는 금액은 1억이 적혀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이름 옆에는 10만 달러라는 금액과 함께 ‘2006년 9월 26일 독일’이라는 글도 함께 쓰여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정치사 최대 부패 스캔들…
    정의당 “박근혜 대통령이 모를 수 없는 일” 대통령 연루 의혹 제기
    국민모임 “박근혜 게이트 특검으로 진상 밝혀야”

    ‘성완종 로비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얽혀있는 대형 로비 사건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10일 국회 브리핑에서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핵심 실세들이 모두 망라된 한국 정치사의 최대 부패 스캔들로 기록될 사건”이라며 “한마디로 친박 권력의 총체적인 부정부패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성역 없는 수사,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해야한다”며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을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 검찰이라는 소리를 듣는 우리 검찰이 총리에 전 현직 비서실장, 그리고 정권 실세들이 망라된 이번 사건을 과연 제대로 다룰 수 있겠는가 하는 상식적인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검찰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역량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 실세의 이름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박근혜 대통령과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허 전 실장에게 들어간 돈이 2007년 박근혜 당시 후보의 대선 경선 자금으로 쓰였다는 성 전 실장의 폭로가 결정적이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불법자금 수수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루되었냐는 것”이라며 “정황상 박근혜 대통령이 모르고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 짐작된다. 매우 심각하고 중차대한 문제이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며 “검찰은 단순히 몇 사람을 희생양을 삼아 정권과 ‘딜’하는 식으로 수사를 마무리 짓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상기하면서 진상을 가감없이 밝혀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당 강상구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혹자는 리스트를 보고 ‘내각 명단’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거물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얘기”라며 “법의 칼날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늘 무뎠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을 폭로했을 때, 재판부는 솜방망이 처벌로 삼성에 ‘면죄부’를 줬다. ‘스폰서 검사’ 파문 때도, 특검은 핵심인물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면죄부 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이번만큼은 유야무야 끝나선 안 된다. 법이 누구의 편인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민모임은 성명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불법정치자금 메모’는 박근혜 정권의 불법정치자금 판도라의 상자다. 충격적인 정경유착의 권력형 비리를 보여주는 ‘박근혜 게이트’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며 “하나 같이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고, 지난 2007년 대통령 한나라당내 경선과 2012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성완종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왜 ‘나는 MB(이명박)맨이 아니라 친박(박근혜)’이라고 말했는지 그 이유를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국민모임은 “박근혜 대통령은 최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박근혜 게이트’ 특별검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은 이미 공직을 맡기에는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특검의 진상규명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당장 총리와 비서실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경선 당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하셨고, 캠프요원들에게도 기회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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