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정 결렬 비난 경총에
    민주노총 "국민 향해 고용협박“
    ‘사망률 높여야 출생률 늘릴 수 있다“는 주장
        2015년 04월 09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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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결렬 선언에 대해 “대타협의 결렬로 당분간 고용창출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동계에 대한 책임 전가를 넘어 국민에 대한 노골적인 고용협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전날인 8일 5대 수용불가 사항을 정부와 재계에서 수용하지 않는 것에 반발하면 노사정 대타협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에서도 정부와 재계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이 제시한 5대 수용불가 사항은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주52시간제 단계적 시행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완화다.

    정부와 재계는 기업의 비용부담으로 인해 청년 일자리가 축소될 것이라며 노동계에서 제시한 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청년 일자리 위해 기존 노동자 희생해야 한다는 정부·재계 주장에,
    민주노총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 늘었지만 청년고용 확대된 적 없다”

    정부와 재계는 늘 그렇듯 노동자를 탓했다. 이번 대타협 결렬 또한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선 기존 노동자의 양보가 절실하지만, 이른바 ‘기득권 노동자’에 의해 문제 해결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의 입장은 다르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희생이 따르는 조치는 없었다고 말한다. 가령 민주노총 제조부문에서는 노동시간을 단축해 청년고용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회사는 새로운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

    경총은 한국노총이 결렬 선언을 한 직후 성명을 내고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증가하게 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신규채용 축소가 청년고용의 절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심화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사정은 지난 6개월 동안 논의를 계속했지만 결국 대타협 도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경총이 노사정 대타협 결렬의 책임을 노동계에만 돌리려 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9일 성명에서 “경총은 그동안 고용 없는 성장을 누리며 배를 부려왔던 무책임하고 이기주의적 행태를 반성해도 부족할 판에 결렬을 핑계 삼아 국민의 불안을 자극하고 불만과 비난을 노동계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안은 노동자에겐 희생을 요구하고 기업에겐 이익증대의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정책임은 누가 봐도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청년일자리 부족 해소를 위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부와 재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여론몰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1998년 IMF 이후 정리해고와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가 급격하게 늘고 노동자의 실질 소득은 현격히 감소했지만, 청년일자리 증가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해고를 쉽게 할 수 있어야 청년고용이 는다는 주장은 고용증대라는 사회적 책임과 부담에서 기업들만 쏙 빠지겠다는 태도이자, ‘사망률을 높여야 출생률을 늘릴 수 있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이라며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는 것이 청년고용을 늘리는 절대조건처럼 주장하지만, 이 또한 탐욕스럽고 아전인수식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계가 이처럼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 확대 저지에 목을 매는 이유는, 이 문제에 청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열정페이로 이슈가 된 과도기 노동자(무급·저임금 인턴) 문제가 그렇다. 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자살을 택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례도 있다. 고인은 곧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회사의 약속을 믿고 7번 쪼개기 계약을 했다가 결국엔 해고당하고 목숨을 끊었다.

    민주노총은 “이런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확산, 고용 없는 성장 과정에서 홀로 배를 불리던 것이 기업들”이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하향평준화할 무기로 청년들의 고통까지 악용하는 기업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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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노동자연대

    법인세까지 깎아줬건만…특혜만 받고,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건 없어
    “가계소비 늘리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 해법”

    이명박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에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노린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다. 그 중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법인세 인하다.

    이로 인해 대기업의 현재 사내유보금은 589조원, 5년간 기업 감세는 38조7천억으로 정부 예산안의 10%에 달한다. 기업소득 증가율은 가계소득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반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임금은 오르지 않고 고용은 날로 불안해지는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담뱃값도 거의 50%가 올랐다. 단속 강화로 걷어 가는 과태료도 급격히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계 입장에선 기존 노동자의 희생으로 청년고용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와 재계의 주장에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대기업에 일자리 창출을 주문해왔지만, 정부는 정치적 선전효과만 챙겼고 기업은 정부가 제공한 특혜만 빼먹었을 뿐 국민들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없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부와 재계의 일자리 해법이 틀렸다는 데에 있다. 민주노총은 “기업의 탐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일자리는 기업들 마음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일자리는 기업의 외부요인 즉 국민의 가계소비, 국가의 재정지출이나 제도적 강제, 다른 기업의 구매가 발생하면 그에 기업이 조응해 설비투자를 늘리고 노동자를 채용하는 식으로 일자리는 생기기 마련이다. 청년고용 해법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동소득 증대를 통해 내수를 향상시키고 그에 따라 중소영세 상공인의 채용유인을 만들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활성화시키는 해법”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분담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총은 이런 해법은 안중에도 없고 쉬운 해고와 저임금 체계만 내놓으라고 하니 무슨 논의가 되고 무슨 대타협을 한단 말인가”라며 “그럼에도 경총은 합의와 상과 없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위해 강행 관철의지를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의 결의를 더욱 높여갈 것이며 5월에서 6월로 임단투에서 총력투쟁으로 투쟁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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