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행령의 목표,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 무력화
유가족, 야당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즉각 자진철회하라"
    2015년 03월 31일 06: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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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권한을 남용해 그나마 지켜낸 조사권마저 빼앗는 것은 물론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특별법의 취지마저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시행령안의 가장 큰 문제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특조위 기획조정실장으로 들어와 특조위 업무 전반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조사를 하게끔 만든 안이다. 일부 정치권과 여론은 ‘면죄부 특별조사’라고 비판했고, 세월호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은 여야 대표와 대통령에 거듭 면담 신청까지 하고 나섰다.

규제완화와 정재계 비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고, 사회 전반적인 안전사회 건설을 도모하고자 한 세월호 특별법의 취지도 대폭 축소했다. 4.16참사와 해양사고에만 의미와 조사규모를 국한시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당 또한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를 만든 정부만 여론을 경청하겠다고 둘러대며, 묵묵부담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행력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반대 유가족들의 모습(사진=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새정치민주연합 김희경 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태도는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급기야 정부는 오는 4월 6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면죄부 특별조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야당의 철회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자진 철회’해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조사는 ‘성역 없는 특별조사’, ‘역사적인 특별조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범국가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부시·클린턴 등 전·현직 대통령을 조사하고, 딕 체니 부통령·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을 줄줄이 증언석에 앉혔고, 백악관은 미국 역사상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던 ‘대통령 일일보고’(PDB)까지 위원회에 제출한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녹생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진상규명 방해안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사실상 관제기구로 만들어 진상규명 기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조사위원회의 조직과 정원을 축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핵심기능을 파견공무원들이 맡도록 돼 있다. 이는 조사받아야 할 사람들이 조사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양새를 만들 것”이라며 “한마디로 정부의 태도는 진상을 규명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노총 또한 “600만 국민 서명과 세월호 가족들의 눈물로 만들어낸 세월호 특별법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수사권, 기소권이 빠진 세월호 특별법은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염원한 국민의 요구에는 한참 못 미치는 반쪽짜리 특별법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시행령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앙상한 조사권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특별법 취지도 짓밟았다”며 “세월호 참사는 안전규제 완화, 생명·안전 업무의 외주화·비정규직화,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모순이 집약된 참사였다. 그런데도 정부는 안전사회소위원회의 위상을 ‘과’로 격하시켜 놓고, 소위원회를 사회 전반의 공공안전과 법제도 전반에 관한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이 아니라 오로지 해양사고 영역만 다루도록 좁혀버렸다”고 덧붙였다.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여당과 만나 정부 시행령안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시행령안과 관련해, 정부와 사전 협의 과정이 전혀 없었으면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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