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관악을 출마선언
    출마 두고 국민모임 내 이견
    "국민모임, 정동영 당 이미지 강해질 우려 커져"
        2015년 03월 30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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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모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이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했다.

    정 위원장은 30일 오전 11시 자신의 싱크댕크인 여의도 ‘대륙으로 가는 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오래 기간 저의 출마 여부에 대해 찬반 의견을 주신 분들의 고민과 응원도 충분히 경청하고 숙고했다”며 “저는 고심 끝에 야권 혁신과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책무를 안고 정면에서 승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출마 입장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관악을 선거는 중대선거다.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론 안 된다는 국민 간의 한판 대결이다. 저는 저를 도구로 내놓겠다.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 기득권 보수정당 체제를 깨는 데 제 몸을 던지겠다”며 “국민모임과 정동영의 승리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진정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관악을 지역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고히 했다가 국민모임 일부와 자신의 측근그룹 등의 권유에 따라 출마하는 쪽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저 스스로 무엇이 되겠다기보다 밀알이 되겠다는 약속, 그 약속의 무거움을 알았기 때문에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동시에 장사 안 되고 취직 안 되고 정치는 겉돌고 서민과 약자는 기댈 곳이 없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관악을 몸을 던지라는 요구와 무게 사이에서 고민했다. 그리고 제 몸을 불사르겠다고 결심했다.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 기댈 곳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불출마 기조에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당초 국민모임 4월 재보선에서 참신한 인물을 발굴해 후보로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위원장은 국민모임 내에서 그런 참신한 후보를 찾는 역할을 역임해왔다. 그러나 후보로 점찍었던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 권유를 반려하면서 후보 물색에 난항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실패했다”며 “광주, 관악, 성남에도 인천에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한 달 뒤에 재보선 결과에서 빈손으론 제대로 된 대안야당을 건설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노동은 배제됐고, 재벌 중심 경제는 강고하고 황폐화됐다. 정치는 그들만의 잔치다. 정치를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며 “이 땅에 주인인 수많은 서민과 약자와 연대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가난하고 힘없는 보통사람들이 뭉치면 정치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출마

    출마 입장을 밝히는 정동영 위원장(사진=유하라)

    한편 이날 정동영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관악을 재보선을 넘어 노동당,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의 진보 재편을 위한 4자 논의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측근그룹과 진보그룹의 괴리 드러내

    정 위원장은 출마 선언을 하면서 그동안 국민모임에서 강하게 출마 권유를 해왔던 사실을 이날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왜냐면 김세균 국민모임 창준위 상임공동대표 등이 지난 26일의 정 위원장의 불출마 시사 이후 입장을 선회하여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김 상임대표는 그 동안 정 위원장의 관악을 출마를 강력하게 촉구해왔지만 지속적인 정 위원장의 미온적 반응, 노동당 정의당 등 4자 논의와 진보세력 결집에 대한 정 위원장 그룹의 모호하고 소극적인 태도, 광주 서구을 재보선에서 강은미 정의당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의 반대 그리고 관악을 재보선 승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최근 며칠 사이에는 관악을 불출마 입장을 정 위원장에게 강력히 밝혔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국민모임의 진보 그룹보다는 자신의 측근 그룹과의 논의를 통해 출마 선언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창준위 발기인대회가 열렸던 29일 밤에도 김 상임대표 등은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정 위원장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서는 국민모임 내부의 의견 차이가 적지 않은 상태이며 노동당 정의당 등 4자 연대도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국민모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위원장의 출마선언은 국민모임 내 진보그룹 보다는 측근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특히 정 위원장 자신보다는 측근그룹들이 4자 연대 등 진보정치의 통합과 결집에 대한 부정적 소극적 태도가 뚜렷하여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국민모임이 정동영 당이라는 이미지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위원장 측근 그룹은 진보세력의 결집보다는 광주 서구을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장관과의 연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보다는 새정치연합 외부의 개혁적인 중도정당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모임 진보그룹은 그런 방향은 호남신당과 같은 발상이라는 비판적 입장이다.

    결국 국민모임은 결국 정동영 위원장의 측근그룹과 김세균 상임공동대표 등의 진보그룹이 여전히 하나로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모습을 드러낸 꼴이다. 이후 4자 연대를 통한 진보정치세력의 결집 과정에서 정 위원장의 출마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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