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창준위 발족
"진보 결집하여 9월 이전 창당"
    2015년 03월 29일 10:25 오후

Print Friendly

국민모임 창당주비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문래동 폐공장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발족했다. 그간 실체가 모호하다고 평가됐던 국민모임은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윤곽을 분명히 하며 ‘비(非)중도 진보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국민모임 창당 발기인대회에는 각계각층과 시민 550여명이 모였다. 국민모임 창준위는 정당 명칭(가칭)을 ‘국민모임’으로 채택하고, 김세균 교수, 신학철 화백, 최규식 전 의원을 상임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이들은 오는 9월 이전까지 창당을 완료하고 내년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 교섭단체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창준위2

국민모임 창준위 출범(사진=유하라)

김세균 상임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국민모임은 연합정당으로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들이 함께 참여하는 정당, 노동-진보세력과 개혁적-진보적 구민주계 및 사회 각계각층의 무당파 진보인사들이 연합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폭발하고 있으며, 자신의 수명을 다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중도란 국민의 고통을 연장하는 역할 이상을 맡기 어렵다”며 “국민모임은 과감하게 ‘비중도 진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공동대표는 또 “진보세력들과 힘을 합쳐 오는 4.29 보궐선거에서 중요한 성과를 올리겠으며, 진보세력들을 결집시켜 오는 9월 이전까지 창당을 완료하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기필코 원내 2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원내 교섭단체가 되겠으며, 야권교체를 실현시키고 이에 기초해 2017년 대선에서 기필코 역사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의당 “하나의 꿈을 꾸는 하나의 팀이 되길 바란다”
노동당 “시작은 다르지만, 올해가 가기 전 함께해야”
노동정치연대 “오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가는 날”

국민모임과 초반부터 진보재편(결집)에 대해 논의해왔던 정의당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의 각 대표들도 발기인대회에 참석했다. 창준위 발족 전까지 4월 재보선 후보와 진보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등에 작은 이견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길에 있던 이들이 하나로 모여 노동자, 청년, 영세사업자,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줄 수 있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창준위3

천호선, 나경채, 양경규 대표의 연대발언(오른쪽부터)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정당은 하나의 꿈을 꾸는 하나의 팀이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위해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팀을 만드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같은 팀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함께 같은 꿈을 꿀 수 있다고 기대한다. 더 폭넓은 진보, 진보의 뜻을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진보정당을 만들고 그 안에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서로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꿈, 오늘 그 꿈을 함께 시작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당 나경채 대표는 “장그래와 청년들과 영세자영업자와 함께하는 정당, 저를 비롯해서 우리 노동당 당원들이 국민들이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당 천호선 대표, 노동정치연대 양경규 대표와 함께 왔다. 창준위 발대식을 통해 시작은 다르지만 올해가 가기 전 함께 박근혜 정권에 항의하고 심판하며, 신자유주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세력을 결집하고 통일해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동정치연대 양경규 대표 또한 “국민모임은 노동자의 아픔을 같이 하겠다고 했다. 분열된 진보정치세력들과 함께 대중적 진보정당 가겠다고 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기다렸다”며 “그러나 우리 앞길은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고 운을 뗐다.

양 대표는 “오늘 여러분들이 세운 국민모임 배가 떠있는 곳은 팽목항이다. 여러분들이 들고 있는 오늘 이 깃발은 공장으로 들어가겠다며 전광판과 굴뚝 위에 올라 있는 노동자들의 깃발과 같다. 여러분들이 서 있는 땅은 2100만 원의 부채를 안고 태어나는 사람들의, 선진국이라고 얘기하지만 최저임금이 5천여 원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땅에서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고 있다”며 “쉽지 않지만 가야 한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새로운 배를 띠우고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길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길이다. 국민모임,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가 우리 사회 바꿔가는 날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1야당에서 대안을 찾을 수 없다”
세월호 유가족, 쌍용차 해고자, 강정마을 주민, 원폭 피해자 가족 발언 이어가

앞서 국민모임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총리로 정식 임명된 후 첫 만남에서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을 내보냈다. 이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아들과 자신의 군 면제, 부동산 투기 의혹, 언론 탄압 등 비리 백화점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졸속으로 인사청문안이 통과돼 총리가 됐으나 여론은 찜찜했다. 그럼에도 제1야당의 원내대표는 이 총리와의 첫 회동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후 국민모임은 유가족 동의 없는 양당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담배값 인상 합의, 공무원연금 개악안 일방 추진 등 기득권 정당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는 보도 영상을 통해 국민모임이 비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드러냈다.

또 영상을 통해 명진스님, 인권재단 ‘사람’의 박래군 상임이사, 전노련 유의선 정책위원장, 백승우 영화감독 등이 국민모임 창준위에 대한 당부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의 유민아빠 김영오씨도 서면을 통해 창준위 발족 축하와 세월호 문제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창당 발기인대회 발언에 참가한 인사들은 유명 정치인들이 아닌 세월호 유가족과 쌍용차 해고자, 강정마을 주민, 원폭 피해자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국민모임이 기득권 정당이 나누지 않는 아픔을 연대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원폭 피해가 70년 동안 우리의 목을 조르고 있다. 우리의 과거는 현실에 그대로 이어져 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선거할 때도 원폭 피해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이 일을 우리 혼자 안고 가기엔 너무 힘이 든다”며 “오늘 국민모임 창당에서 희망을 걸고 싶다. 환우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김정우 전 지부장도 “노동자로서 이 땅에서 정리해고라는 제도가 인간을 어떻게 파멸시키고 가정과 지역, 사회를 파괴하는지 보셨을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쌍용차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약속했지만 어겼다”며 “창당되는 국민모임에는 해고자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런 세상 만들기 위해서 국민모임이 제대로 된 당으로서 출범해 함께 연대하고 타인의 아픔을 나누는 그런 정당이 되어주길 바란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한 사람으로서 쌍용차지부의 한 일원으로서 함께 응원한다”고 강조했다.

4월 재보선이 일단락되면 국민모임으로선 야권교체가 제1의 목표다. 그런 만큼 국민모임 창준위는 발기취지문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정당의 색과 톤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노동 존중의 실질적 민주주의 추구 ▲공공성 강화와 생명과 생활을 우선시하는 보편적 복지국가 추진 ▲비핵화와 평화통일 노력 등을 국민모임이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적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국민모임 창당주비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은 4월 재보선의 서울 관악을 지역 출마 여부를 30일 알리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 위원장은 26일 김세균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그동안 불출마 입장을 밝혀왔고 이를 번복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정 위원장의 측근 그룹에서 출마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노동당,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는 각 단체의 집행책임자들이 참여하는 4자 정무협의회를 통해 재보선 공동대응을 논의하고 있었지만 정 위원장의 관악을 출마에 대한 최종판단, 광주 서구을 정의당 강은미 후보에 대한 4자의 공동지지, 4자 틀의 재보선 이후 행보 등에 대한 의견이 아직 명확하게 모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30일에는 정 위원장의 출마든 불출마든 모호했던 4자의 공동행보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