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이창근,
    101일만에 굴뚝에서 내려오다
        2015년 03월 23일 1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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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자동차 공장 굴뚝에 올랐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실장이 101일 간의 농성을 끝으로 23일 굴뚝농성을 해제했다.

    이 정책실장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101일째 되는 내일(3월 23일) 오전10시30분 땅을 밟겠다”라며 “굴뚝에 올랐던 마음처럼 최종식 사장님과 중역 그리고 사무관리직, 현장직 옛 동료만 믿고 내려간다”고 밝혔다.

    그는 “100일 동안 단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못 했던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교섭은 잘 진행 중이고 그 가운데 제가 굴뚝에 올라 있는 것이 자칫 원활한 교섭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나 싶어서 90일쯤부터 내려갈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여건이 계속 엉켰다”라고 적었다.

    이 정책실장은 “지키지 못한 26명의 옛 동료와 복직의 노력과 투쟁을 차마 놓을 수 없는 쌍용차 해고자들이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징계해고자, 정리해고자 등 그 숫자만 해도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 분들이 복직되고 공장 안과 밖에서 자신의 꿈과 내일을 펼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월 24일은 쌍용차 주주총회다. 건실하게 쌍용차 만들고 있는 버팀목 같은 분들이 모인다. 굴뚝에 올라 있는 저로 인해 그분들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작든 크든 모두 해고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을 우려한다”며 굴뚝 농성 해제 이유에 대해 적었다.

    앞서 이 정책실장은 지난해 12월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함께 187명의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굴뚝농성에 돌입했다. 김 사무국장은 노사 협상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1일 먼저 내려왔다.

    이창근 쌍용

    굴뚝 위의 이창근 실장(이창근 페이스북)

    이에 따라 일부 정치권에선 “해고자 복직 등 쌍용차가 화답해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쌍용차 사태로 세상을 떠난 26명의 노동자와 함께 많은 국민들이 쌍용차 노사 교섭을 지켜보고 있다. 내일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노사 간 교섭에 전향적 결과를 기대한다”며 “이것이 찬 겨울을 이겨내고 자발적으로 굴뚝에서 내려온 두 노동자의 결단을 의미 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교섭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간 고통 받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이자 쌍용차가 우리 국민들로부터 한층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창근 실장에 대해 또다시 무리한 수사로 그 같은 우를 반복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이창근 실장은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따뜻한 신뢰의 손을 먼저 내밀었다”며 “이제 쌍용차 사용자측이 화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대미문의 노동참사의 비극을 안고서는 ‘존경과 신뢰’라는 모기업 마힌드라의 경영 철학은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며 “해고자 복직과 손배소 등의 문제에 대해 경영진의 전향적인 결단으로 7년간 이어진 모진 사투가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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