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목숨' 불과한 알바 노동자
알바노조, 28일 맥도날드 기습 점거시위 진행 예정
    2015년 03월 19일 06: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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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인 맥도날드가 근무시간 스케줄에 문제를 제기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여 퇴사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르바이트 직종에서 볼 수 있는 유연근로제가 비정규 노동자에게 해고나 임금 삭감 등으로 이어지는 제도라는 지적이다.

알바노조는 이 같은 제보를 접수하고 19일 오전 맥도날드 홍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유연근로제가 ‘파리 목숨’에 불과한 계약직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얼마나 부당하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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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의 맥도날드 앞 기자회견(사진=알바노조)

피해 당사자는 이날 회견에서 5년 이상 근무했던 맥도날드 홍제점에서 겪은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일요일에 근무를 해달라는 매니저의 부탁에 연장수당과 주휴수당을 지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니저는 주휴일을 평일로 변경하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고, 이 당사자가 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주휴일을 변경하는 데에 반발했다.

이에 근무시간을 짜는 매니저는 “그러면 (일할 수 있는) 스케줄을 보장해줄 수 없다”는 말로 피해자를 협박했다. 이후에도 당사자가 매달 나오는 근무시간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질문을 하면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는 등 근무시간 보장이 어렵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근무시간 축소로 생계가 어려워진 당사자는 끝내 퇴사했고, 이후에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던 다른 매니저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매장에서 당사자를 내보내기 위해서 근무시간을 줄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당사자는 전했다.

피해 당사자는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다. 내 권리를 이야기하고 근무한 게 죄가 되나. 계약서에 쓴 대로 일하겠다고 하는데 (매니저가) ‘왜 계약서대로 근무를 넣어달라고 하냐. 언니가 매장에 기여한 게 뭐가 있느냐’고 하더라”라며 “이런 식으로 맥도날드가 사람들을 괴롭혀서 제 발로 나가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본사는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맥도날드의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매장의 노예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켜질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계기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끔 맥도날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은 “우리사회는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갖고 있다. 비정규직은 미래가 아닌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며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을 확산하는 주범 중 하나가 바로 맥도날드”라고 비판했다.

구 위원장은 “유연근로제의 문제도 심각하다. 맥도날드는 노동자가 일할 수 있을 때 와서 일하는 좋은 회사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관리자가 스케줄을 넣어주지 않으면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실”이라며 “맥도날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모든 요식업, 프랜차이즈가 맥도날드화 돼있다”고 지적했다.

알바노조 허영구 지도위원은 “맥도날드는 코카콜라와 함께 식음료 다국적 기업의 상징”이라며 “이들은 전 세계에 사업장을 가지고 밑바닥의 삶을 사는 사람들, 생계에 목을 매는 사람들에게 불안정하고 낮은 임금을 통해서 착취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글로벌 착취”라고 질타했다.

노무법인 삶의 홍종기 노무사 또한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려면 노동자와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합의 없이 근로시간을 축소했을 경우 “법에 따라 일하지 못한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의 모두를 지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홍제점은 근로계약서도 교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5년 이상 근무한 아르바이트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고용했다. 이 피해당사는 5년 이상을 근무했지만 최저임금에서 시급을 고작 100원 올려주는 선에 그쳤다.

홍 노무사는 “(맥도날드 홍제점에서 한 행위) 모든 것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앞서 ‘알바들이 유연근무제를 선호하고 있다. 많은 알바들이 수당을 포함한 시급이 7천원을 넘는다’는 맥도날드의 해명에 대해 알바노조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유연근무제를 원한다는 맥도날드 측의 해명에 대해서 노조는 “모든 알바들이 원하는 시간에 일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유연근무제가 정말 좋은 제도라면 홍제점에서 일한 노동자의 경우 5년간 일하며 업무에 상당히 숙달된 상태임에도 갑자기 올해 들어 스케줄을 줄인 이유는 무엇인지, 홍제점에 장기 알바를 하는 노동자들 전반적으로 1~2월에 스케줄을 반 토막 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스케줄 조정은 결국 알바노동자의 임금삭감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밝혔다.

수당 포함 7천 원 이상의 시급을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기본급은 수당을 제외한 급여를 말한다. 수당은 옵션이므로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아르바이트 구직 공고에서 수당을 포함해 시급을 표기하는 경우는 낮은 시급을 은폐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는 “최근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음식점의 경우 평균시급이 6,074원으로 조사됐고, 맥도날드와 같은 대기업들이 본사인 패스트푸드점의 시급은 5,898원으로 조사됐다”며 “패스트푸드점은 동네 사장보다도 시급을 짜게 주고 있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유연근무제 등 아르바이트 직원이 당하는 부당함을 고발하고 해결하기 위해 오는 28일 맥도날드 기습 점거 시위 진행할 방침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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