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양 계획 없이
    세월호 1주기 맞을 수 없다"
    허다윤 양 어머니 "실종자 아니라 유가족 되는 게 소원"
        2015년 03월 17일 0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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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참사 1주기 전, 실종자 완전 수습을 위해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고 17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인 단원고등학교 2학년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하게 이송됐다. 박 씨는 현재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으나 선체 인양 전엔 수술을 받을 수 없다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씨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한 달 앞둔 우리 가족들은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며, 정부에 조속한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

    정부 당국인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 처리 기술검토 TF’를 꾸려 선체 인양 여부에 대해 먼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지난 9일 해양수산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 인양 관련 기술검토 TF가 3월 말까지 기술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며 검토 결과는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해부터 선체 인양을 요구했으나, 여당은 비용 등을 문제 삼아 인양을 반대했다. 해수부 또한 TF를 꾸리면서도 “약 1년간 1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인양 비용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가족협의회와 대책회의는 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선체 인양을 고민하고, 비용을 운운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세월호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사진=유하라)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양한웅 공동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선체 인양 주저하고 망설일 일아니다. 모든 국민이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수부 장관이 인양 약속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그 말만 믿고 체육관 떠났다. 5개월이 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말도 없다. 오늘(17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회동에서 인양 문제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족협의회 전명선 대표는 “정부는 수중수색을 중단하면서 인양만이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실종자 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약속을 하고 이제와선 침묵하고 있다”며 “저희는 4월 16일 참사 당시부터 슬픔을 간직한 채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 가족들의 완전 수습을 염원하며 지금까지도 거리에 나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한명까지 끝까지 찾아주겠다’던 약속,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철저하게 진상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로 거듭나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그 약속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전 대표는 “진상규명과 완전 수습, 그것을 통한 안전사회를 만들고자 이렇게 끝까지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힘이었다”며 “진상규명과 처벌을 통한 안전사회 만들어서 모든 국민이 안전사회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역할 하는 것이 살아남아있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그 때까지 무엇도 가리지 않고 활동할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 씨는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날에 갇혀 참사의 한 가운데를 살아가고 있는데, 세상은 이제 그만 잊고 1주기를 조용히 추모하라고 한다”며 “내 자식이, 내 가족이 차디찬 바다 속 세월호에 갇혀 있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너무나 가혹한 말의 흉기”라고 말했다.

    박 씨는 “무엇이라도 해봐야 겠다는 심정으로 팽목항을 떠나 청와대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대답 없는 1인 시위를 한 지 오늘로 20일째”라며 “정부에 호소한다. 실종자와 실종자 가족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정쟁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세월호 인양 여부를 저울질 하지 말아달라. 하루 짤리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결정 해달라. 세월호 인양 계획조차 없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을 수 없다”고 말하고는 끝내 오열하며 주저앉았다.

    박 씨는 뇌종양의 일종인 섬유성근종을 앓고 있으나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뇌압 상승으로 현재 한 쪽 청력까지 상실한 상태이지만, 선체 인양을 통해 딸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회견 내내 오열하던 박 씨는 회견이 끝난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한편 가족협의회와 대책회의는 ▲1주기 전 정부의 인양 결정 ▲실종자 수색 재개와 피해 당사자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인양 방법으로 결정 ▲실종자 유실과 증거 훼손 없는 온전한 인양 ▲인양 결정 후 최소 1년 이내 인양을 인양의 원칙으로, 인양 촉구 활동계획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기다림의 버스 이원호 팀장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하고 있는 1인 시위를 시민 동조 1인 시위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하고, 7대 종단 수장들과 만나 종교계 인양촉구 성명 및 각계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실종자 가족 간담회, 국회 인양촉구 결의안 채택 호소, 세월호 인양을 위한 국민 토론회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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